
인구가 격감하고 있다고들 한다. 이러다가 이 땅에 피부와 언어가 다른 이국인들이 더 많이 살게 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인구 감소 추세가 내 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말 할지 모른다. 자신의 삶도 벅찬 세상에 자식들의 노예가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 때문에 저 출산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말에 수긍이 간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인구 감소 추세는 위에서 말한 것 외에다가 몇 가지 이유를 더 추가해서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적당한 경쟁은 필요하다고 본다. 그렇지만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도가 지나친 경쟁으로 나라가 온통 살벌하다. 경쟁엔 승자가 있는 반면 패자도 있기 마련이다. 학교에서부터 사회에 나와서 까지 살아남기 위해 ‘피 터지는 경쟁’을 하다가 도태되거나 좌절감으로 고통을 받고 심지어는 삶의 의욕까지를 상실한다. 우리 아이들이 공교육인 학교 교육이 끝나면 파김치가 되도록 비싼 과외비 물어 가며 학원을 전전한다. 수능이후 우리 아이들의 고생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다시 또 논술 족집게 선생님들을 찾아 이 학원 저 학원 문을 두드린다. 아이가 대학입시에 실패하면 그 아이는 인생의 낙오자가 되고 부모는 창피해서 얼굴을 못 들 정도로 과연 심각한 일인가? 대학 입시 전쟁, 다음엔 입사 전쟁, 입사 후 잠시 지나면 사오정으로 직장에서 밀려 나지 않으려는 전쟁, 그야말로 피투성이 경쟁만 있는 나라가 내 나라 아닌가? 그뿐인가. 한 정권하에서도 십여 차례 정책이 바뀔 정도로 우왕좌왕하는 주택 정책인 나라에서 우리가 살고 있지 않은가? 그러면서도 우리 아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땅에서 태어나 살아가야 한다. 어떤 정신 나간 사람이 자기 하나 살아 남기도 벅찬 세상을 후손에게 까지 대를 이어 삶의 중압감으로 고통받게 하고 싶겠는가? 바로 이게 저 출산 추세의 원인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에 세금을 내고 살면 당연히 자기 한 몸 뉘일 집을 가질 자격과 권리가 있을 법하지 않는가? 그런데 그 작은 공간 마련에 몇십억씩 하는 나라가 내 나라말고 또 어디 있는가? 최근 청와대 어떤 사람이 “지금 집 장만하면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이 말에 모두 박수를 쳐야 하는데 이 발표 후에 실소를 금치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발표 며칠 후 집값이 폭등했다고 한다. 그 동안 정부 당국자들의 신뢰 부족한 말에 국민들이 얼마나 여러 차례 속아왔으면 이렇겠는가? 자고 일어나면 천정부지로 부동산 가격이 치솟는 나라에서 어찌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수 있겠는가? 부동산을 가지고 부를 축적하려는 것은 가장 비겁한 처사인데도 역대 정부들이 이를 방관, 방치한 결과가 아니겠는가. 젊은이들이 직장에 살아남기 위한 경쟁과 더불어 수억씩하는 보금자리 장만에 평생을 바치게 하는 것이 과연 나라 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임기 말년이 가까워 오는 노무현 정부는 부동산 값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으니 지켜보겠다. 국민들 역시 이에 합심해 내 나라 후손들이 부담 없이 태어나 행복하게 살아갈 나라를 만드는데 노력해야 한다. 그런 믿음에 확신이 갈 때만이 우리 젊은이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더 낳고 싶어 하지 않겠는가
*남도일보 <화요세평, 2006.11.21> 필자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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