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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좋으실대로...
김영관
2007. 4. 23. 09:57
가정 폭력 상담소장님께서 불초 소생께 전화까지 주시고...
그 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제게 부탁할 일이 있어서 전화를 하셨다구요?
올 6월 가정 폭력 상담 성공 사례 행사에 극 한편을 올려야겠는데... 30-40
분 짜리 공연용 극 대본을 써 달라는 말씀이로군요?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짐승 같은 남편이 성폭력 상담소의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교육을 받은 뒤 그야말로 순한 양이 되는 이야기로 만들어 주면 좋
겠다구요?
함께 사는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짐승같은 인간은 천벌을 받아야 마땅
하고 말구요.그런데 내게 궁금한 것은... 그 짐승 같은 남편을, 내재된 선천
적인 성격 결함 때문에 의처증 증세를 보이는 인물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아내의 잦은 외출과 거짓말로 부부 신뢰가 깨지게 한 아내에게도 일말의 책
임이 있는, 후천적으로 의처증 환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인물로 만들 것인지를
내게 먼저 이야기 해주시면 고맙겠는데요.
전자로 극을 만들면 가정 폭력 상담소 홍보용의 극히 평범한 극이 되는 거고, 후자로 극을 쓰면 남편을 의처증 환자로 만든 아내에게도 그 책임이 있는 그야말로 요즈음 가정이 무너지는 원인을 부부 양자의 입장에서 조명해보는 진지한 극이 될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