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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 마르코(6)/유진 오니일

김영관 2007. 7. 13. 17:04

 
                 백만장자 마르코(6)

 

                         유진 오니일 작/실개천 번역

 

 

                   장면VI


  장면- 완전히 중국과 타타르 밴드로부터 음악이 드럼과 징, 그리고 날카롭게 울리는 플룻의 매우 강해져가는 소리가 굉음을 내고 있다. 빛이 천천히 눈을 현란시키는 밝음으로 나타난다. 그리고나서 빛과 소리가 최고점에 도달할 때 갑작스럽게 무서운 침묵이 흐른다. 장면은 케세이의 캠버럭 시에 있는 쿠불라이 대왕의 궁정안의 커다란 왕좌실이 드러나 보이는데- 매우 큰 팔각형의 방에, 금과 은으로 장식된 높은 벽이 있다. 멀리 뒷 벽에는 우상을 모시는 사당처럼 먼 뒤쪽에 대왕의 왕좌가 있다. 그것은 3층으로 되어 있고, 1층에는 세 개의 계단이 있다. 꼭대기의 황금 쿠션에는 쿠부라이가 위풍 당당하게 육중한 황금으로된 긴 소매 옷을 입고 앉아 있다. 그는 60세이지만 아직도 권력의 최정점에서 그의 얼굴은 거만하고 고상하며, 그의 표정은 아이러니한 유머가 감돌고 연민어린 인간애가 가득한 통렬함이 감돌고 있다. 그의 인품에는 이미 자신들의 정복자들에게 흡수되기 시작한 정복당한 중국인들의 후예들을 압도하는 불굴의 힘으로 결합되어 있다.
  쿠불라이 아래 왕좌 층계에는 그의 오른쪽에 방패와 창을 가진 완전 갑옷 차림의, 웃고 있지만 잔인하고 사납게 보이는 얼굴의 몽고 전사 한 사람이 있다. 그의 왼쪽에 케세이의 현인이며 대왕의 조언자인 추인이 서 있는데 그는 온통 까만 긴 소매 옷을 입고 있는 백발의 덕망있는 노인이다.
   왕좌의 가까운 곳 본관 바닥에는 왕자들이 무리지어 있다. 더욱 멀리 떨어진 곳에는 여러 계급의 귀족들과 전사들이 그들 뒤에 자신들의 아내들과 함께 있다.
  마르코가 양손에 샘플 케이스를 들고 당황하고 눈이 부셔, 주변 양쪽을 멍청히 바라보며 서있다. 그의 아버지와 숙부는 절을 하고 왕좌 아래로 걸어 가서 대왕 앞에 무릎을 꿇는다. 그들이 마르코에게 그들과 똑같이 하라고 겁먹은 신호를 보내지만 그는 너무 눈이 부셔서 알아 차리지 못한다. 방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를 쳐다 보고 있다. 대왕이 엄한 태도로 두 형제를 바라 보고 있다. 궁정 문지기가 마르코에게 조용히 다가와서 그에게 무릎을 꿇으라는 손짓을 보낸다.

 

마르코: (그가 의도하는 바를 이해하지 못하고- 기뻐하며) 고맙소, 형제여. (그가 궁정 안의 엄습하는 두려움 속에 샘플 가방 위에 앉는다. 대왕은 메신저의 경호에 대한 보고서를 들으면서 얼굴을 찡그리며 폴로 형제를 계속 바라보고 있다. 분노한 시종이 마르코에게 달려 가서 그에게 무릎을 꿇도록 손짓을 한다.)

 

마르코: (당황해서) 지금 뭐가 문제요?

 

쿠부라이: (메신저의 보고를 들은 다음에, 그를 물러나게 하고- 차갑게 폴로 일가에 말을 한다.) 그대들을 환영하는 바이다, 폴로 일가여. 그렇지만 노자와 공자 그리고 부처와 예수의 성스러운 가르침들에 대해 나의 현인들과 토론해 볼 서양의 백 사람 현인들은 어디 있느냐?

 

마페오: (서둘러서) 얼마 전까지도 교황이 선출되지 않았습니다.

 

니콜로: 그리고 그분은 현인을 가지고 계시지 않습니다. (대왕이 이제 마르코를 바라보고 관심을 보이는 까닭 모르는 표정이 그의 얼굴에 나타난다.)

 

쿠부라이: 저 아이는 너희와 같이 왔느냐?

 

니콜로: (주저하며) 제 아들 마르코입니다, 폐하- 아직도 어리고 철이 들지 않았습니다.

 

쿠부라이: 이리 오너라, 마르코 폴로. (마르코가 용감하고 자신감있는 체하려고 가냘프게 노력하면서 앞으로 온다.)

 

마페오: (크고 분노한 방백으로) 무릎 꿇어, 멍청아! (마르코가 당황스럽게 무릎을 꿇는다.)

 

쿠부라이: (미소를 지으며) 환영한다, 마르코 선생.

 

마르코: 고맙습니다, 선생님- 제 말은, 각하- 폐하- (그리고나서 갑자기) 제가 잊기 전에- 교황께서 제게 각하에게 전하라는 메시지를 주셨습니다.

 

쿠부라이: (미소를 지으며) 네가 그 사람의 백 사람의 현인이란 말이냐?

 

마르코: (자신있게) 그렇습니다- 거의. 그분이 그 사람들 대신 저를 보냈습니다. 그분께서는 제가 당신께 백만 현인 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니콜로: (성급하게) 교황께서는 마르코가 정직한 삶을 산다는 뜻에서- 물론, 실질적인 측면에서 게으르지 않으며- 현자들 보다 더 잘 우리 기독교 문명의 피와 살에 대해 설명해 주는 예를 보일 것이라는 뜻이셨습니다.

 

쿠부라이: (조용한 미소로) 나는 끊임없는 관심으로 이 신격화된 인간을 연구해야 되겠다는 예감이 드는구나.

 

마르코: (갑자기- 자신 있는 태도로) 폐하께서 현인을 요구하시니까 단지 농담으로 말씀드린 것이 아니겠어요? 교황께서는 폐하께서 유머 감각이 있으신 분이라고 생각하시더군요. 아니면 낙관주의자이시거나.

 

쿠부라이: (고마워하는 미소로) 교황이란 분이 매우 불경스런 냉소주의자가 아닐까 내가 걱정했단다.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수수께끼를 풀려고 노력하면서) 그분께서는 이 젊은이가 사후에도 산다고 서양 사람들이 생각하는 영혼이라 불리우는 것을 소유하고 있다고 믿고 있을까- 그래서 그것을 내게 보여 줄 수 있을까? (갑자기 마르코에게) 너는 영원불멸의 영혼을 지니고 있느냐?

 

마르코: (놀라서) 물론입니다! 어떤 바보라도 그걸 알지요.

 

쿠부라이: (겸손하게) 그렇지만 나는 바보가 아니다. 내게 그걸 증명해 줄 수 있겠니?

 

마르코: 폐하가 영혼을 지니고 있지 않다면 돌아가신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쿠부라이: 정말 어떤 일이 일어날까?

 

마르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단지 동물처럼 죽게 되는 거죠.

 

쿠부라이: 네 논리를 반박할 수가 없구나.

 

마르코: 저는 동물이 아니라구요, 그렇지요? 그건 아주 분명하답니다. (그리고나서 자랑스럽게) 아닙니다, 각하! 저는 그분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 전지 전능하신 하느님에 의해서 그분의 모습으로 만들어진 인간입니다!

 

 쿠부라이: (놀란 감탄으로 오랫동안 그를 쳐다보면서- 황홀함으로) 그래서 너는 하느님의 모습이라! 분명히 네게는 뭔가, 완전하고 해답을 구할 수 없는 뭔가가 있구나- 그렇지만 기다려라- 시험을 해봐야겠다! (그가 손벽을 치다가 마르코를 가리킨다. 칼을 뽑은 군인들이 앞으로 뛰어나와 그를 붙잡고 손을 등 뒤로 묶는다.)

 

마페오: (엎드리면서) 자비를 베푸시옵소서! 저 애는 어린 아이에 불과합니다!

 

니콜로: (엎드리면서) 자비를 베푸시옵소서! 저 아이는 바보일 뿐입니다!

 

쿠부라이: (엄하게) 조용히 하라! (냉혹한 침묵으로 마르코에게) 너는 영원한 삶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네 머리를 베어도 해가 없으렸다. (그가 칼을 휘두르는 군인에게 신호를 보낸다.)

 

마르코: (떨리면서도, 농담스런 어조로 자신의 두려움을 감추려고 노력하면서) 감기 -걸릴지- 모르겠어요!

 

쿠부라이: 넌 익살을 부리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구나. 어떠냐! 죽기가 두렵느냐, 영원불멸한 젊은이? 음, 그렇다면, 만약 네 영혼이 너희들의 두려움의 어리석은 발명품이라는 것과 네가 죽을 때 개처럼 죽게 될 것이라는 것을 고백한다면-

 

마르코: (갑작스러운 분노로) 당신은 이교의 사깃군이요! (그가 도전적으로 빛을 발한다. 그의 아버지와 숙부가 공포의 신음 소리를 낸다.)

 

쿠부라이: (웃으며 박수를 친다. 마르코의 몸을 풀어준다. 대왕은 즐거움으로 마르코의 침울하지만 안심스러워하는 얼굴을 살핀다.) 용서하거라, 마르코! 나는 네가 결점을 가지고 있는지 의심했지만 넌 완전 무결하구나. 넌 네 죽음을 상상조차 해보지 않는구나. 넌 천성적인 영웅이다. 너를 내 가까이에 있게 해야겠다. 네 영혼에 관해서 내게 말하주면 나는 서양의 백 사람 현인처럼 듣겠노라! 동의하겠느냐?

 

마르코: (주저하며) 크나 큰 영광으로 알겠습니다, 폐하- 그렇지만 서양의 영혼의 측면으로 말씀드리자면, 저는 먹어야 합니다.

 

쿠부라이: (놀라서) 먹어야 하다고?

 

마르코: 제 뜻은, 전 야망이 있다는 겁니다. 저는 성공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갑자기 불쑥 말을 끄집어낸다.) 제게 무엇으로 대가를 지불하시겠습니까?

 

쿠부라이: 하! 음, 너는 내가 매우 실질적인 사람이라는 것도 알게 될 거다. 네가 원하는 어떤 일이든지부터 시작하게 할 수 있다. 어떤 것을 선택하고 싶으냐?

 

마페오: (간청하듯 끼어들어) 만약 제가 일 분만이라도 개인적으로 저 아이에게 이야기할 수 있다면- 저 아이에게 저의 겸손한 충고를 해 줄 수 있다면- 그는 너무 어려서- (마페오와 니콜로가 마르코를 앞 무대로 데리고 내려 간다.) 너는 좋은 인상을 심어 드렸다- 그렇지만 쇠가 불에 달구어졌을 때 두들겨라, 이 얼간아! 2급 정부 대리인으로 임명해달라고 요구하거라.

 

마르코: (기분이 상해서) 아녜요! 난 1급이 아니면 아무 것도 안할 거라구요!

 

마페오: 바보가 되지 마라! 1급 정부 대리인은 온통 황동색 단추를 단 옷을 입긴 하지만 기회가 없단다. 2급 정부 대리인이 여러 곳을 다니면서 비용도 받고 모든 장사군들과 친분을 갖게 되며 그들로 하여금 겁을 주어서 모든 것이 그에게 들어 오도록 하게 하고- 그래서 정당하게 들어 오는 것을 얻게 되는 거다! (그리고나서 교활한 표정을 짓고 옆구리를 쿡 찌르며) 그리고 항상 비밀을 지키려면 넌 우리를 이용할 순간에는 우리들에게 귓속말로 할 수가 있다.

 

마르코: (약간 당황하여- 퉁명스런 주장으로) 모르겠어요. 대왕님은 내게 공명 정대하셨어요. 결국, 정직이 최상의 정책 아닐까요?

 

마페오: (그를 나무라는 듯 바라보면서) 내가 너에게- 보수주의라면 의심할 여지가 없는 마페오 폴로인 내가 네게 훔치라고 충고하고 있다고 넌 생각하는 모양이구나!

 

마르코: (놀라며) 그런 뜻은 아니였어요.

 

마페오: (근엄하게) 대왕께서 네가 녹으로만 살기를 기대하시는 그런 폭군으로 넌 생각하는거냐?

 

마르코: (불확실하게) 아녜요, 그러진 않으실 거예요. (그는 갑자기 영리한 윙크를 하며 마페오를 쳐다 본다.) 내가 숙부님께 팁을 주면 나는 폴로 형제로부터 무엇을 얻을 수 있나요?

 

마페오: (고마움과 실망이 교차되면서) 하! 넌 빨리 배우는구나, 안 그러니? (그리고나서 성급하게) 그럼, 우리- 우리는 이미 그것에 대해 생각해 왔단다- 우리가 너의 최대의 이익을 보살펴 줄테니 우릴 믿어라- 그리고 결심했단다- 너를 우리 회사의 젊은 동업자로 만들기로, 안 그렇소, 형- 폴로 형제와 아들 회사- 실속있게 들리지 않소, 응?

 

마르코: (영리한 웃음으로) 그건 대단한 영예로군요- 아주 대단한 영예란 말이예요. (그리고나서 의미있게) 그렇지만 두분 중에 누구도 폭군들은 아니시기 때문에 당연히 제게 또한 제안을 하시는 거겠지요.

 

마페오: (자신도 모르게 씩 웃으며) 흠! 흠! 넌 배신자 유다로군!

 

마르코: 공정한 소개료는-

 

니콜로: (큰 소리로- 그렇지만 그의 눈은 부성애적인 자부심으로 빛나며) 풋나기 불량배로군!

 

마페오: (웃으며) 하-하! 훌륭한 아이예요, 마르크는! 역시 폴로 가문은 달라! (그들은 웃으며 함께 포옹한다. 그들을 열심히 관찰하고 있던 쿠부라이는 추인을 돌아 보고 함께 미소를 짓는다.)

 

쿠부라이: 저들의 교황은 저 바보가 백 사람의 현인들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바보들을 위한 더 현명한 연구거리라는 뜻이었을까? 이 마르코란 아이는 어린 아이들이 그러한 것처럼 내게 와 닿지만 비툴어지고 추한 뭔가가 있다- 내가 저 아이에게 어떻게 해주면 좋을지 내게 말해다오?

 

추인: 그의 취향에 따라서 발전토록 하게 하시고 그가 그토록 원한다면 그에게 또한 진실로 성장할 모든 기회를 주십시오. 적어도 그가 배우지 못하면 우리가 뭔가 배울 수 있을테니깐요.

 

쿠부라이: (미소를 지으며) 그렇다. 그러면 기쁠테니까. (그가 명령투로 부른다.) 마르코 폴로! (마르코가 약간 놀란 듯이 돌아 서서 왕좌로 와서 무릎을 꿇는다.) 결정하였느냐?

 

마르코: (재빨리) 저는 2급 정부 대리인으로 임명되고 싶습니다.

 

 

쿠부라이: (다소 놀라고 어리둥절하여) 넌 아주 겸손하구나!

 

마르코: (용감하게) 저는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하고 싶습니다!

 

쿠부라이: (조롱하는듯한 위엄으로) 그렇다면 일어 서라, 2급 정부 대리인 마르코! 넌 즉시 대리인 직권을 갖게 될 것이다. (그리고나서 눈을 한번 깜박이면서) 그렇지만 네가 여행으로부터 돌아 올 때마다 동양에 관한 너의 모든 관찰과 그에 관한 이야기들을 너는 내게 말해줘야 한다. 이 점을 경고하노니 명심하거라!

 

마르코: (혼란스럽지만 자신있게) 그렇게 하겠습니다. 많은 노트를 해두겠습니다. (그리고나서 의미있게) 그리고 저는 어떤 사소한 재미있는 사건까지도 기억할 수 있습니다.

 

                             (막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