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막간극(12)/유진 오니일
낯선 막간극(12)
유진 오니일 작/실개천 번역
다렐:(재빨리) 선생님 말씀이 옳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그녀에게 그렇게 하도록 해주셨으면 해서 제가 여기에 온 겁니다.
마아즈든: (의심스럽게 생각하며)
그는 그녀가 돌아가는 걸 원하지 않는다...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걸까... 그렇지만 그가 그녀와 같이 있고 싶어 하지 않을 많은 이유가 있겠지...
(냉정하게) 당신이 내 영향력을 너무 과장하는 것 같은데요.
다렐: (진지하게) 조금도 그렇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고오든이 죽기 전 그녀와 관련이 있는 마지막 고리이십니다. 선생님은 행복한 안정감, 건강과 마음의 평화를 지니고 있었던 시기에 그녀의 마음 속에 밀접하게 관련이 있으십니다. 전 그녀가 당신에 대해서 말하는 태도를 통해서 알고 있습니다. 당신은 그녀가 아직도 존경하고 있는- 그래서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는 유일한 분이십니다. (마아즈든이 죄책감으로 놀라서 혼란스럽게 그를 흘낏 바라본다- 웃으며) 오, 당신이 그렇게 놀라실 필요는 없습니다. 전 그녀가 아저씨로서 느끼는 그런 종류의 사랑을 말하는 거니깐요.
마아즈든:(고뇌 속에 생각에 잠겨)
놀란다고?... 내가 그랬어?... 그녀가 사랑하는 유일한 사람... 그리고 나서 "아저씨에 대해 그녀가 느끼는 사랑" 이라고 그가 말했어... 이젠 찰리 아저씨가 돼 버렸군!... 빌어먹을 놈!...
다렐:(그를 흘낏 쳐다보면서)
대단히 속이 상한 모양인데... 그녀로부터 모든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같은데... 그는 그런 종류의 인간이지...그럴수록 더 좋지!... 그는 단지 그녀를 무사하게 결혼시키려고만 안달일 테니깐...
(퉁명스럽게) 그래서 그게 제가 이 모든 이야기를 했던 이유입니다. 그녀가 이런 어려움에서 당장 그녀를 구하는데 당신이 도와줘야 합니다.
마아즈든:(비통하게) 내가 물어도 좋다면 어떻게 도와야 합니다.
다렐: 제가 알고 있는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그녀를 샘과 결혼시키세요.
마아즈든: (놀라서) 에반즈? (그가 문 쪽을 향해 어리석은 제스츄어를 한다- 혼란스런 생각에 빠져)
또다시 잘못되고 있군... 왜 그는 그녀가 에반즈와 결혼하기를 원하는가... 뭔가 속임수가 있군...
다렐:그래요, 에반즈. 그는 그녀를 사랑하고 있어요. 그의 사랑은 당신이 독서를 통해서 알고 있는 그런 순수한 사랑입니다. 그리고 그녀도 그를 좋아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성적인 방식으로- 그렇지만 그건 그녀가 지금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즉 모성애로 감싸주고 감독하고 그녀를 채워 줄 수 있는 그녀를 염려해 주는 그런 사람 말입니다. 그리고 더더욱 중요한 것은 이 결혼은 그녀에게 어린아이를 갖게 해 줄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거죠. 그녀는 희생을 하고자 하는 그녀의 갈망에 대한 정상적인 분출구를 발견한다는 겁니다. 그녀는 고오든의 죽음이 그녀를 가로막았던 정서적인 삶을 위한 정상적인 사랑의 대상물이 필요합니다. 이제 샘과의 결혼은 속임수임에 틀림없습니다. 틀림없이 속임수겠죠. 당연히 아무도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내 생각은 그의 이기심 없는 사랑이 그를 그녀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과 결합이 되면 점차 그녀에게 안정감을 되찾게 해 주고 다시 삶에 대한 어떤 가치감을 갖게 해 줄 겁니다, 그래서 일단 그런 걸 갖게 되면 그녀는 구제 받게 될 겁니다! (그가 설득하는 느낌으로 이야기를 한다. 그는 걱정스럽게 묻는다.) 그게 선생님께는 분별 있는 일인 것 같지 않습니까?
마아즈든:(의심스러워 하는- 무뚝뚝하게 언질을 주지 않은 채) 미안합니다만, 전 그럴 입장에 있지 않소. 그 이유 중 한 가지는 내가 에반즈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이오.
다렐: (강조하여) 그렇지만 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는 깨끗하고 때묻지 않은 매우 건강한 청년이오. 그 점에 대해 제 말을 믿어도 됩니다. 그리고 그가 일단 성장하여 일에 전념을 다하면 성공할 재능을 지니고 있다고 전 확신합니다. 그는 지금은 단지 몸집만 큰 친구이지만 그가 필요한 것이 있다면 약간의 자신감과 책임감이지요. 그가 단지 광고업에서 시작한 것을 고려해 보면 지금은 꽤 좋은 직업을 가지고 있는 편입니다- 생계를 충분히 꾸려 나갈 만하게 말입니다. (약간 미소를 보이며) 저는 이 결혼을 후원할 때 샘을 위해서도 역시 처방을 하고 있습니다.
마아드즌:(그의 속물 근성이 나오며) 당신은 그의 가족을 아십니까?- 어떤 부류의 사람들 인가요?-
다렐:(신랄하게) 전 그 사람들의 사회적 신분은 잘 모르겠소,그게 당신이 알고자 하는 바라면! 그분들은 도시에서 떨어져 사는 시골 분들인데- 과일 재배자에다 농부들이고, 부유한 분들이라 믿고 있소. 제가 그 분들을 만나 본 적은 없지만 소박하고 건전한 분들이라고 확신하는 바랍니다.
마아즈든:(약간 수치스러워 하는 얼굴로- 성급하게 주제를 바꾸어) 이 결합에 대해서 니나에게 제안해 본 적이 있소?
다렐:그렇소, 반은 농담으로 최근에 아주 여러 번 했었소. 제가 심각하면 그녀는 듣지 않으려 할 것이고 처방 삼아 이야기한다고 말할 거예요. 그렇지만 저는 제가 말한 것이 가능한 한 그녀의 마음 속에 그걸 심어 줬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아즈든: (의심스럽게 생각하며)
이 의사 친구가 그녀의 연인일까?... 내 눈을 속이려고 하는... 자신에게 편리한 삼각 관계를 마련하려는데 나를 이용하려고?...
(퉁명스럽게- 그러나 억지로 장난스런 어투를 노력하면서) 제가 무얼 의심하고 있는지 아시겠어요, 의사 선생님? 당신 자신이 니나를 사랑할지도 모른다는 것인데요!
다렐:(당황해서) 뜻밖인데요! 도대체 왜 그런 생각을 다 하셨나요? 니나와 사랑하지 않을 사람이 없겠지만. 대부분이 사랑하니깐요. 그렇지만 전 그런 일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더 더군다나 전 결코 그럴 수가 없었구요. 내 마음 속에는 그녀가 항상 고오든의 여자라는 생각이었거든요. 그건 아마도 그녀가 그에 대한 그녀 자신의 어리석은 고정관념의 반응이었을 겁니다. (갑자기 무뚝뚝하고 거칠게) 그리고 전 여자를 남과 공유할 수는 없습니다- 설령 유령과 함께라 할 지라도!
(냉소적으로 생각에 잠겨)
그녀를 소유했던 살아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말아야지!... 샘이 그들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그리고 난 그녀가 설령 고백한다 할지라도 그녀에 관한 걸 그가 믿지 않게 해야 한다!...
마아즈든:(당황한 채로 생각에 잠겨)
또 잘못됐군!...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다... 그렇지만 그가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왜 그가 고오든의 추억에 대해서 저렇게 화를 내며 이야기 할까?... 왜 내가 동정을 하는가?...
(이상한 조롱과 아이러니컬한 어조로) 고오든에 대한 당신의 감정을 난 매우 잘 이해 할 수가 있소. 내 자신도 유령이 된 연인과 공유할 수는 없겠소. 죽은 자가 그토록 불사신처럼 살아 있다니! 의사 선생께서도 그걸 죽일 수가 없었단 말이오, 응? (그가 억지로 웃는다- 그리고 나서 다정스럽게 신뢰하는 어조로) 고오든은 유령치고는 너무 지독하단 말이요. 그게 니나의 아버지 역시 그에 대해서 느꼈던 방식이요.( 갑자기 죽은 교수에 대한 생각이 떠올라- 참회의 슬픈 어조로) 당신은 그녀 아버님을 모르시죠, 그렇죠? 훌륭한 노인이셨어요!
다렐: (홀으로부터 소리를 듣자- 경고하듯이) 쉬이! (니나가 천천히 들어온다. 그녀는 이상해 하고 재빠른, 그리고 호기심 있는 응시로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본다. 그렇지만 그녀의 얼굴은 인간 접촉에 대한 모든 감정적 반응으로 소모된 창백하고 표정 없는 가면이다. 그녀의 눈은 마치 불안하고 주변 사람의 동정을 살피는, 녹음기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두 사나이들은 일어서서 그녀를 걱정스럽게 쳐다 본다. 다렐은 뒤로 물러 나서 마아즈든이 그녀의 아버지의 자리에 앞 장면에서 앉아 있었던 곳과 비교적 똑같은 자리에 서게 될 때까지 한쪽으로 가고 그녀는 앞 장면에 자신이 있었던 곳에 머무른다. 사이. 그리고 나서 두 사람이 모두가 이야기하려고 하자 그녀가 그들이 질문이라도 했듯이 대꾸를 한다.)
니나: (이상하리 만큼 활기 없게) 그래요, 그 분은 돌아 가셨어요- 내 아버님- 그분의 열정이 나를 창조하셨고- 내 삶을 시작케 하셨던 분- 그 분은 돌아 가셨어요. 단지 그 분의 삶이 끝난- 그 분의 죽음만 있을 뿐이에요. 이제 그 죽음은 내게 더 가깝게 다가와 더욱 가깝게 다가와 존재해서 나의 종말이 되고 있는 거라구요! (그리고 나서 이상하리 만큼 뒤틀린 미소로) 얼마나 우리 불쌍한 원숭이 같은 인간들은 말이라 불리는 소리 이면에 우리를 감추고 있는지!
마아즈든: (놀라워 하며 생각에 잠겨)
그녀는 얼마나 무시무시한가!... 저 여잔 누구지?... 나의 니나가 아니야!...
(마치 자신을 안심시키기라도 하듯) 니나! (다렐은 그가 그녀에게 계속하라는 듯 성급한 제스츄어를 한다. 그녀가 말하고 있는 것이 그에게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고 그걸 말하게 하는 것이 그녀를 위해서 도움이 된다고 그는 느끼고 있다. 그녀가 마치 그를 알아 보지 못한 것처럼 잠시 놀라서 마아즈든을 바라본다.)
니나: 뭐라구요? (그리고 나서 그를 알아보고- 그에게 약올리는 자극처럼 진정한 애정으로) 친애하는 찰리 영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