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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막간극(31)/유진 오니일

김영관 2007. 7. 18. 18:17

 

                낯선 막간극(31)

                      

                               유진 오니일 극/ 실개천 번역

 

니나: (갑작스런 공포감으로- 생각에 잠겨)
샘의 어머니!... "내 아들 새미를 행복하게 해줘야 한다!"... 난 약속했지... 오, 왜 찰리가 내게 그걸 상기시켜 주지?...
         
(그리고 나서 단호하게)
이제 난 그녀를 기억할 수가 없다!... 하지 않겠다!... 난 행복해야 한다!...

 

다렐: (불안스럽게 억지로 평상시의 대화를 하려고 노력하며) 불쌍한 마아즈든이 완전히 균형을 잃어 버렸군, 안 그렇소? (사이) 내 어머니는 내가 학교 다니기 위해 집에 있지 않을 때 돌아가셨소. 난 얼마 동안 어머니를 보지 못해서 그녀의 죽음이 내게 그렇게 절실하지 않았소. 그렇지만 마아즈든의 경우에는-

 

니나: (소유감으로 인한 아량의 미소로) 찰리를 상관할 것 없어요, 네드. 찰리를 내가 어쩌란 말이예요? 난 당신을 사랑해요! 그리고 당신은 나를 사랑하구요!

 

다렐: (걱정스러워 하며 억지로 성가신 꾸지람의 어조로) 그렇지만 난 사랑하지 않소! 그리고 당신도 날 사랑하지 않소! 당신은 단순히 자신의 낭만적인 상상력이 당신과 더불어 달아나게 하려 하고 있소- (자신도 모르게 그가 질투 어린 화를 드러내 보이며)- 당신이 전에 한 번 고오든 쇼오와 그랬던 것처럼!

 

니나: (생각에 잠겨)
그가 고오든을 질투하고 있구나!... 그건 얼마나 근사한  일인가!..
         
(자극적인 침착함으로)  난 고오든을 사랑했어요.

 

다렐:  (그가 그것을 듣고 싶지 않은 듯 화가 나서 이 말을 무시하며) 낭만적 상상이로군! 그것은 모든 질병보다도 더 삶을 파멸시키지! 그건 일종의 정신이상이라고 할 수 있지.

(그가 마지못해 일어서서 방을 이리 저리 걷기 시작한다. 불안하게 생각에 잠겨)
그녀를 쳐다 보아서는 안된다... 구실을 찾아 도망쳐야 한다... 그리고 이런 순간이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다!...
         
(그녀를 바라보기를 회피하고, 합리적인 이야기를 하려 애를 쓰며- 냉정하게) 당신은 어리석게 처신하고 있소, 니나- 매우 옳지 못하게. 우리가 한 약속은 사랑과는 관련 없이 집안을 지켜 나가기 위한 하나의 계약이었소. 사실, 사랑이 그 안에 개입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가 합의한 사항이란 걸 당신은 알고 있소. 그리고 당신이 무슨 말을 하든 그건 사랑이 아니오.

(사이. 그가 이리 저리 걷는다. 그녀가 그를 쳐다본다. 생각에 잠겨)
그녀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 난 그녀와 헤어져야 한다!... 지금 헤어지는 건 별로 좋지 않다!... 그렇지만 이런 일을 계속한다는 건!... 우리 삶을 엉망으로 만들 거다!...

 

니나: (온화하게 생각에 잠겨)
그의 자존심이 온통 내게 비난을 퍼붓게 하자!... 난 기쁘게 그것을 받아들일 테니깐!...

 

다렐: (화가 나서) 물론 내게 잘못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소. 난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큼 공적이지 못했소. 문제는 위험스러운 육체적 매력이었소. 내가 당신을 처음 만난 이후 난 항상 당신을 육체적으로 갈망했었소. 지금 그걸 인정하는 바이오.

 

니나: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생각에 잠겨)
오, 그가 그걸 인정하고 있구나, 그렇지?... 불쌍한 사람!...
         
(유혹하듯) 그리고 아직도 당신은 나를 갈망하고 있죠, 그렇죠, 네드?

 

다렐: (계속해서 그녀에게서 등을 돌린 채- 거칠게) 아니오! 그건 이미 끝났소! (니나가 부드럽고 소유욕에 찬 웃음을 웃는다. 그가 잽싸게 몸을 돌려 그녀를 향한다- 화가 나서) 여봐요! 당신이 원했던 아이를 갖게 되었소, 안 그렇소?

 

니나: (집요하게) 내 아이는 아버지를 원한다구요!

 

다렐: (그녀를 향해서 약간 다가서며- 필사적으로) 그렇지만 당신은 미쳤소! 당신은 샘을 망각하고 있소! 그건 어리석은 일이고 난 죄책스런 양심을 갖고 있소! 우리가 도우려고 했던 바로 그 점이 잘못이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오!

 

니나: 당신은 또한 나를 도우려고 노력했어요, 네드!

 

다렐: (말을 더듬으며) 그래- 좋아요- 그게 그때는 옳았다고 말합시다. 그렇지만 그건 중단해야 하오! 계속되어서는 안되오!

 

니나: (집요하게) 이젠 당신만이 나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어요! 샘은 내가 당신과 결혼할 수 있도록 이혼해 줄 거예요.

 

다렐: (의심스럽게 생각에 잠겨)
조심해야 한다!... 그거였군!... 결혼이라!... 나를 소유한다고?... 내 인생을 파멸시키려 한다!...
         
(경멸스럽게) 결혼한다구? 내가 바보인 줄 알아? 당신 머리에서 당장 그런 생각은 버리라구! 난 누구와도 결혼하지 않을 거요- 어떤 일이 있어도! (그녀가 움직이지 않는 결심으로 그를 계속해서 쳐다보자- 간청하듯이) 정신 차려요, 제발! 우리는 서로가 너무 어울리지 않아요! 난 당신의 성격을 좋아하지 않아요! 난 당신을 존경하지 않는다니깐! 당신의 과거에 대해 난 너무 많이 알고 있소! (그리고 나서 분노가 치밀어) 그리고 샘은 어쩌란 말이요? 그와 이혼한다구? 그의 어머니가 한 그 모든 말을 잊었단 말이오? 당신이 일부러 이혼 하겠다고 말하는 거요? 그리고 내가 결혼해 주리라고 기대했단 말이오? 내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했단 말이오?

 

니나: (굽히지 않고) 당신은 내 연인이지요! 그 외의 어떤 것도 문제가 되지 않아요. 그래요, 난 샘의 어머니가 말했던 걸 기억하고 있어요. "행복하다는 것은 우리가 옳은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되는 가장 근접한 것이 란다." 라고 그녀가 말했지요. 그래서 나는 행복할 거예요! 내가 받아들일 용기가 없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삶의 모든 것을 난 잃었어요- 그리고 내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었다구요. 주변 사람들을 생각해 봤자 소용없는 일이에요. 인간은 주변 사람을 생각할 수가 없어요. 그건 불가능해요. (조용히 그리고 애정을 가지고) 그래서 이번엔 내 자신의 행복만을 생각할 거예요- 그리고 그건 당신을 뜻하는 거예요- 그리고 우리 아이를! 그게 한 인간이 생각할 충분한 이유랍니다, 내 사랑, 안 그래요? (그녀가 손을 내밀어 그의 손을 잡는다. 그녀의 다른  손으로 그가 자신의 눈을 볼 수 있을 때까지 끌어 당긴다.)

 

다렐: (황홀해 하며 생각에 잠겨)
그녀의 눈에서 난 행복을 발견한다... 그녀의 부드러운 피부 감촉!... 그러한 오후의 나날들!... 하느님, 전 행복했습니다!...
         
(이상하고 황홀한 목소리로- 마치 자신의 의지보다 더 강한 충동에 끌리는 듯) 그래요, 니나.

 

니나: (결심한 목소리로) 난 샘에게 충분히 내 삶을 주었어요! 그런데 그게 그를 행복하게 하지 못했답니다, 조금도! 그러니 무슨 소용 있겠어요? 그리고 우리 아이가 그의 아이라고 그가 생각한다는 게 그에게 무슨 도움이 될지 우리가 진정 알 수 있나요? 우리는 그럴 수가 없어요! 모든게 짐작일 뿐이지만. 유일하게 확실한 사실은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