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막간극(47)/유진 오니일
낯선 막간극(47)
유진 오니일 극/ 실개천 번역
8막
장면- 10년 후 늦은 6월 오후 늦게- 파우�시의 결승점 가까이 요트 항로에 닻이 내려진 에반즈 일가의 모터 보우트의 갑판 후면. 보우트의 뱃머리와 중앙 부분은 역류의 자세로 오른쪽 멀리에 있다. 항구 측면 난간이 뒤쪽에 있고 선미의 만곡부는 왼쪽에, 그리고 넓은 창문과 문이 달린 선실의 후면은 오른쪽에 있다. 또 다른 의자와 함께 두 개의 고리 버들 세공의 테이블이 하나가 중앙에 놓여 있다. 갑판 후미는 강물 위에 타오르는 늦은 오후의 부드러운 황금 햇빛과 대조를 이루며 시원한 차양 아래에 있다.
니나가 중앙 테이블 옆에, 다렐은 왼쪽 가장 먼 곳 의자에, 마아즈든은 오른쪽 긴 의자에, 앉아 있다. 에반즈는 니나의 바로 뒤 난간 위에 기대어 망원경을 토해 강물을 쳐다보고 있다. 마델린 아놀드가 그의 곁에 서 있다.
니나의 머리카락이 완전히 백발이다. 그녀는 화장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서 시간의 명백한 흐름을 감추게 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을 했지만 그것을 감추려고 하는데 대한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그 목적이 실패하고 있다. 그녀의 얼굴은 여위고, 볼은 통통하고, 입은 억지로 짓는 미소로 다물어져 있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도 더 크고, 깊은 신비함으로 보이는 그녀의 눈을 제외하고는 얼굴의 매력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그렇지만 그녀는 아름다운 자태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대조에 의해서 그녀의 얼굴을 더 늙고 지치게 만든 비극적 효과를 갖게 한다. 그녀의 전반적인 태도는 신경과민과 매우 고통받고 일그러진 4막의 니나를 연상시킨다. 그녀는 하얀 요트 복장을 하고 있다.
다렐은 우리가 2막의 니나의 아버지의 집에서 보았던 젊은 의사로 되돌아간 것처럼 보인다. 그는 다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흥미 있는 현상으로 간주하는 차갑고 초연한 과학자의 태도를 지니고 있다. 외관상 그는 한 번 더 날카롭게 분명하고, 그의 얼굴과 몸은 여위고 균형 잡혀 있으며, 앞의 막에서의 살찌고 처진 모습은 사라졌다. 그의 피부는 열대 지방에서 보낸 세월로 인해 거의 검은 색으로 그을러 있다. 그의 숱 많은 머리카락은 철회 색이다. 그는 아마 51세, 그렇지만 단 하루도 더 초과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마아즈든은 매우 늙어 보인다. 그의 큰 키에 굽은 모습이 눈에 띄며, 그의 머리카락은 백발이 되어 버렸다. 그는 어머니의 죽음으로 매우 지쳐 버린 5막의 마아즈든 보다 더 늙어 버린 모습이다. 지금은 2개월 전의 누이의 죽음이 그를 절망에 빠지게 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현재의 슬픔은 옛날 보다 더 운명에 체념케 하고 있다. 그는 5막에서 처럼 검은 옷을 티없이 깨끗하게 입고 있다.
에반즈는 단순히 그대로의 에반즈인데, 10년의 계속된 성공과 축적된 부로 인하여 논리적으로 발전된 그의 전형은 항상처럼 쾌활하고 소박하며 좋은 성품이지만, 더욱 더 고집스럽고 자기 주장적이 되었다. 그는 매우 건장하다. 그의 통통하고 넓은 얼굴은 무겁고 불그스레하며 중풍에 걸린 표정을 하고 있다. 그의 머리는 꼭대기 부분이 매우 대머리이다. 그는 요트 모자와 푸른 요트 코우트, 흰색 플란넬 반바지를 입고 있으며 녹비 가죽 신발을 신고 있다.
마델린 아놀드는 19세의 예쁜 소녀로 검은 머리칼과 눈을 가지고 있다. 그녀의 피부는 매우 그을러 있으며, 자태는 크고 운동 선수 같으며, 우리가 처음 보았을 때의 니나의 모습 을 연상시킨다. 그녀의 성품은 직선적이고 솔직하다. 그녀는 자신이 추구하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일반적으로 그것을 획득하는 사람의 인상을 풍긴다, 그렇지만 또한 관대하며, 멋진 패배자이며 남자들이 쫓아다니는 것 못지 않게 자신의 성으로 인기가 있는 멋진여성이다. 그녀는 밝은 색깔의 스포츠 의상을 하고 있다.
에반즈: (신경질적이고 흥분해서- 고통스러운 느낌으로- 망원경을 성급하게 내려 놓으며) 저기 저 위에는 전혀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군! 강 위에 빌어먹을 안개가 끼어 있어! (마델린에게 망원경을 건네 주며) 이것 받아라, 마델린. 넌 젊은 시력을 가지고 있으니깐.
마델린: (열심히) 고마워요. (그녀가 망원경으로 강을 바라본다.)
니나: (고통스럽게 생각에 잠겨)
젊은 시력이라니!... 저 눈이 고오든의 눈을 쳐다본다!... 그가 그녀의 젊은 눈 속에서 사랑을 발견한다!... 이제 내 눈은 늙었다!...
에반즈: (시계를 끄집어 내며) 곧 출발할 시간이겠는 걸. (앞으로 나온다- 화가 나서) 저 빌어먹을 라디오가 이 순간을 골라 먹통이 돼 버리다니! 이번 경주를 위해 특별히 내가 장만해 둔 건데! 내 운수가 이 모양이라니! (니나에게 와서 그녀의 어깨 위에 자신의 손을 얹으며) 젠장, 바로 이 순간에 고오든은 분명히 속도를 높였을 걸, 니나!
마델린: (망원경을 눈에서 떼지 않은 채) 안스러운 사람! 그가 분명히 그랬을 거예요!
니나: (강렬한 고통으로 생각에 잠겨)
그녀의 목소리에 저 어조 좀 봐!...그녀의 사랑이 이미 그를 소유하고 있다!... 내 아들을!...
(복수심으로)
그렇지만 그렇게는 안될 걸!... 내가 살아 있는 한!...
(퉁명스럽게)
그래요, 그가 신경과민인 모양이에요.
에반즈: (그의 손을 떼면서, 날카롭게) 난 신경과민이라고는 하지 않았소. 신경과민이 무엇인지를 그는 모르오. 그를 혼란시킬 그 어떤 일도 없었소. (그가 난간으로 물러 설 때 화난 표정으로 그녀를 내려다 보면서 이 마지막 말을 한다.)
마델린: (알고 있는 사람에 대한 침착한 자신감으로) 그래요, 고오든은 신경과민이 결코 아니란 걸 믿으셔도 됩니다.
니나: (차갑게) 난 내 아들이 약골이 아니라는 걸 아주 잘 알고 있어요- (마델린을 흘낏 쳐다 보면서 의미있게) 비록 그가 때로는 약한 일을 하긴 하지만.
마델린: (그녀의 눈으로부터 망원경을 떼지 않은 채- 착한 성품으로 생각에 잠겨)
아이쿠!... 그건 나를 두고 하는 말이로군!...
(그리고 나서 마음 아파하며)
왜 저 분은 나를 그토록 싫어 하실 까?... 고오든을 위해서 그녀에게 잘하려고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에반즈: (니나를 화가 나서 되돌아보면서- 생각에 잠겨)
마델린에게 또다시 비겁하게 투정이로군!... 니나는 분명히 알아줘야 할 고약한 인간이 되어 버렸어!... 나는 그녀 삶의 변화가 끝이 나면 자신의 미친 질투를 부끄러워 하리라 생각했는데.... 그러기는 커녕 그게 더욱 악화되어 가고 있으니... 그렇지만 난 고오든과 마델린 사이에 그녀가 끼여들지 않도록 해야겠어... 그가 그녀를 사랑하고 그녀도 그를 사랑하고 있는데... 그리고 또한 그녀의 부모들은 돈과 지위를 가지고 있단 말이야... 그리고 나는 그녀를 매우 좋아하고.... 그런데 맹세코 난 니나가 아무리 방해를 한다 할지라도 그들의 결혼이 예정대로 진행되도록 신경을 써야겠다!...
다렐: (예리하게 관찰하며- 생각에 잠겨)
니나가 이 아가씨를 미워하고 있구나!... 분명!... 고오든의 여인을... 그녀는 할 수만 있다면 그들의 약혼을 깨 버리려고 할 것이다... 그녀가 한 때 내 약혼을 깨 버렸던 것처럼... 한 때!... 나를 노예 취급하는 일이 끝난 것에 대해 고오든에게 감사해야겠군!... 내가 읍내로 되돌아 온 것을 그녀가 어떻게 알았까?... 다시는 그녀를 보지 않으려 했는데,,, 그렇지만 그녀의 초대가 매우 애원하는 투였기에... 고오든에 대한 나의 의무라고 그녀가 편지에 썼던데... 무슨 의무란 말인가?... 이젠 꽤 늦었는데!... 그걸 덮어 두는 게 역시 더 나았지!...
에반즈: (그의 시계를 다시 바라보면서) 이제 그들이 곧 출발 선상에 있겠는 걸. (난간을 주먹으로 치며- 그의 울적한 기분을 폭발하면서) 잘해라, 고오든!
니나: (놀라서- 신경질적인 화를 내며) 샘! 머리가 깨지게 아프다고 내가 당신에게 말했잖아요!
이 천박한 시골뜨기!... 고오든이 그녀와 한 약혼은 모두 네 놈 잘못이야!...
에반즈: (화가 나서) 미안하오. 아스피린을 먹지 그러오?
(화가 나서 생각에 잠겨)
쓰레기 더미 속에 니나!... 슬픔 속의 찰리!... 얼마나 어울리는 한쌍의 흥을 깨는 무리들인가!... 고오든과 그의 친구들을 축하하기 위해 데려 오고 싶었는데... 기회를 주지 않는구나!... 마델린을 데리고 가야겠다... 뉴욕에서 파티를 벌려야겠어.... 이런 어울리지 않는 보우트를 떠나서... 니나가 극도로 신경질을 내겠지만 좋아하게 되겠지...
다렐: (니나를 나무라듯 관찰하면서- 생각에 잠겨)
그녀가 꽤 신경과민 상태로군... 그녀를 내가 처음 보았을 때를 상기시킨단 말이야...
(그리고 나서 몹시 기뻐하며)
고맙게도 내가 다시 그녀를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가 있다... 지난 3년 동안 떠나 있었던 것이 그 일을 마침 내 끝마치게 해주는 구나... 완전 치료 말이야!...
(그리고 나서 후회스럽게)
불쌍한 니나!... 우리 모두가 그녀를 버리고 있구나!...
(그리고 나서 마아즈든을 흘낏 쳐다보며- 약간의 조소로)
마아즈든까지도 죽은 누이 때문에 그녀를 떠나 버린 것처럼 보이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