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낯선 막간극(48)/유진 오니일

김영관 2007. 7. 19. 09:49

 

                   낯선 막간극(48)

                         

                          유진 오니일 극/ 실개천 번역 


마아즈든: (막연하게 화가 나서- 생각에 잠겨)
내가 여기에서 무얼 하고 있지?... 이 어리석은 경주가 내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왜 나는 니나로 하여금 나를 이곳에 오게 하도록 졸라댔던가?... 내가 외로워서였을 거다... 죽은 제인에 대한 기억으로 인하여... 2개월 전 토요일 그녀가 죽었다...
         
(그의 입술이 떨리고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쏟는다.)

 

마델린: (참을 수 없는 한숨으로, 망원경을 내려 놓으며) 소용없는 일이에요, 에반즈씨, 보이지가 않아요.

 

에반즈: (화가 난 환멸로) 그 빌어먹을 라디오가 작동되면 좋으련만!

 

니나: (화가 치밀어) 제발, 욕설 좀 그만 하세요!

 

에반즈: (상심하여- 화를 내며) 내가 무엇 때문에 흥분하고 있지? 그게 고오든의 마지막 경주일 때, 그의 마지막 대학 대표팀의 출전일 때, 그게 당신에게 아픔을 주기보다는  조금만이라도 더 관심을 당신이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구려! (그가 그녀로부터 몸을 돌려 버린다.)

 

마델린: (생각에 잠겨)
그의 말이 옳다... 그녀가 형편없이 행동하고 있다... 만약 내가 고오든의 어머니라면 난 분명히 그렇지 않을 것이다...

 

에반즈: (니나를 향해 몸을 되돌려- 화가 치밀어) 당신은 고오든 쇼오를 위하여 아주 큰 소리로 응원을 하곤 했었는데! 그런데 우리 고오든이 조정 선수로서 적어도 1마일은 그를 앞설 건데! (다렐을 향하여) 그런데 그것은 전혀 아버지의 자질과 닮지 않았다오, 네드! 모든 전문가들이 그렇게 말들을 한다오!

 

다렐:  (냉소적으로) 오, 진정하라고, 샘! 분명히 아무도 어떤 일에서나 쇼오를 당할 수가 없었다네!

(그가 조소를 하며 니나를 흘낏 쳐다본다. 즉시 자신에게 화를 내며)
얼마나 천치 같은 소리를!... 나한테서 그런 통속적인 말이!... 옛 습관 때문인가!... 나는 세월이 흐르면서 그녀를 사랑하고 있지 않는다!...

 

니나: (무관심하게 생각에 잠겨)
네드는 아직도 질투를 하는군... 그것이 더 이상 나를 기쁘게 하지 않는다... 나는 아무런 느낌도 없다... 그를 새롭게 해야겠다는 것이 외에는...
         
(그녀가 고통스럽게 다렐을 향한다.) 샘은 "우리" 고오든이라고 말했어요. 그는 자기의 고오든을 만들 의도를 하고 있다구요. 고오든이 샘처럼 그렇게 되 버렸어요, 네드, 당신은 그걸 알으셔야 해요!

 

마델린: (분개하며 생각에 잠겨)
그녀가 미쳤군!... 그는 전혀 자기 아버지를 닮은 점이 없는데!... 그는 매우 강하고 멋진데...

 

에반즈: (착한 성품으로, 약간의 자부심을 느끼며) 당신은 나를 비행기 태우는구려, 니나. 내가 그렇게 생각할 수 있으면 하고 바라오. 그렇지만 그는 조금도 나를 닮지 않았소, 그를 위해서 다행스럽게도. 그는 전성기의 고오든 쇼오와 꼭 빼 닮았소.

 

마델린: (생각에 잠겨)
쇼오... 나는 체육관에서 그의 사진을 본적이 있다... 나의 고오든이 더 잘 생겼다... 그가 언젠가 쇼오는 자기 어머니의 애인이었노라고 내게 말했다.... 사람들이 그녀가 옛날에는 아름다웠다고들 하더군...

 

니나: (고개를 흔들며- 경멸하듯이) 겸손하지 말아요, 샘. 고오든은 바로 당신이라구요. 그는 당신이 자신의 이상형으로 그를 부추겨서 고오든 쇼오처럼 훌륭한 운동선수가 되어 닮음이 중단해 버린 거라구요. 그는 사실 전혀 고오든 쇼오를 닮지 않았다구요, 조금도!

 

에반즈: (어렵게 자신의 분노를 자제하며-생각에 잠겨)
난 이런 일에 진절머리가 난다!... 그녀가 너무 많이 질투어린 불평을 해대고 있다!...
         
(갑자기 폭발하여- 난간에 그의 주먹을 친다.) 빌어먹을, 니나. 설령 당신이 어떤 느낌을 갖고 있다 할지라도 그래서는 안되오- 그가 아마 골인지점에 들어 서려는 바로 그 순간에- (그가 헐떡이며, 자신을 통제하려고 노력하면서, 그리고 얼굴이 붉어지며, 말을 중단한다.)

 

니나: (반박하듯 그를 쳐다보며- 차가운 경멸로) 난 그렇게 우울한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구요, 안 그랬나요- 단지 고오든이 성격면에서 당신을 닮았다고 했는데. (악의를 품고) 그렇게 흥분하지 말아요. 당신의 고혈압에 나쁠 테니깐요. 그렇지 않은지 네드에게 물어 보세요.
         
(강렬하게- 생각에 잠겨)
그가 죽어 버리면 좋으련만!...
(생각에 잠겨- 즉시)
오, 그런 뜻은 아니다... 난 그래서는 안된다...

 

다렐: (날카롭게 생각에 잠겨)  
죽기를 바라고 있군... 상당히 심각해 졌는 걸... 샘이 고혈압이었던 것처럼 보이는군... 한 때 내게 갖게 한 얼마만한 희망이던가!... 고맙게도 이제는 아니다!...
         
(농담스런 어조로) 오, 샘은 건강하게 보이는 걸, 니나.

 

에반즈: (퉁명스럽게) 이 보다 더 좋을 수가 없소. (그가 다시 그의 시계를 불쑥 끄집어낸다.) 출발할 시간이로군. 선실로 들어 갑시다, 네드, 그리고 한 잔 들이킵시다. 맥케이브에게 라디오를 수선시킬 수 있는지를 알아 봅시다. (마아즈든 옆을 지나면서 그가 홧김에 그의 어깨를 찰싹 때린다.) 갑시다, 찰리! 슬픔에서 벗어나세요!

 

마아즈든: (놀라움으로 몽환에서 깨어나- 당황해서) 뭐라 했소?- 무슨 일이요?- 그들이 오고 있소?

 

에반즈: (자신의 착한 성품을 회복하여- 씩 웃으며, 그의 팔을 붙잡은 채) 한 잔하러 갑시다. 제 정신으로 결승점에 들어서는 걸 보려면 , 내 생각엔, 당신은 열 잔은 마셔야 할 거요! (일어나서 아직도 의자 옆에 서 있는 다렐에게) 갑시다, 네드.

 

니나: (재빨리) 안돼요, 네드는 나와 함께 여기 있게 해줘요. 그와 이야기하고 싶다구요. 마델린을 데리고 가세요- 그리고 찰리도.

 

마아즈든: (호소하듯이 그녀를 바라보며) 그렇지만 난 앉아 있는 게 아주 만족스러운데-
         
(그리고 나서 그녀의 눈을 한 번 쳐다본 후- 생각에 잠겨)
그녀가 다렐과 단 둘이 있고 싶어 하는구나... 좋아... 이제는 상관할 바가 아니다... 그들의 사랑은 끝나 버렸다... 그렇지만 아직도 그녀가 결코 내게 말하지 않았던 그들만의 어떤 비밀이 존재한다... 상관하지 말자... 언젠가 그녀가 내게 말할 것이다... 그녀에게 남겨진 유일한 사람이 나란 말이다... 곧...
         
(그리고 나서 죄책감을 느끼며)
불쌍한 제인!... 네가 너를 제외한 그 누구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단 말이냐!... 하느님, 전 경멸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내가 그런 어리석음으로 취해 있답니다!...그게 내 전부랍니다!...

 

마델린: (화가 나서 생각에 잠겨)
그녀가 나를 하찮은 여자 정도로 취급하고 있다!... 지금은 그녀에게 굴복하겠다... 그렇지만 내가 일단 결혼을 하게 되면!...

 

에반즈: 그렇다면, 이리 오너라, 마델린. 우린 당신들께 잠깐 시간을 주겠소. (참을성 없이) 찰리! 힘내요!

 

마델린: (흥분된 즐거움으로) 그게 강한 약이 되길 바래요!

 

에반즈:  (웃으며) 그게 활력이랍니다! 우리가 당신에게 활력을 불어 넣어 드릴께요!

 

마델린: (웃으며, 가서 마아즈든의 팔을 잡는다.) 당신이 무사히 집에 돌아 가도록 내가 보살필께요, 마아즈든! (그들이 선실로 들어간다. 니나와 다렐이 오랫동안 경이스럽게, 그리고 호기심을 가지고 서로를 쳐다본다. 다렐은 선 채로 약간 불안해하는 것처럼 보인다.)

 

다렐: (우울한 관심으로 생각에 잠겨)
그런데 이제 와서?... 무엇을?... 나는 그녀의 눈동자를 들여다 볼 수 있다... 결코 늙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이상한 눈동자... 욕망이나 질투 혹은 고통이 없이... 그녀가 과연 나의 정부였던가?... 그녀가 내 아이의 어머니일 수가 있는가?... 내 아들과 같은 그런 사람이 과연 존재하는가?... 난 더 이상 이 모든 것들을 사실로 생각할 수가 없다... 그것들은 다른 세상에서나 있었음에 틀림없다...

 

니나:  (슬프게 생각에 잠겨)
나의 옛 사랑.... 그는 얼마나 건강하고 젊게 보이는가....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서로를 전혀 사랑하지 않는다... 하느님 아버지와의 우리의 계산도 끝이 났다... 수 년의 고통으로 대가를 치렀던 행복한 오후들... 사랑, 열정, 황홀함... 그것들이 얼마나 삶의 저 먼 곳에 존재 하는가!... 유일한 삶의 생활은 과거와 미래 속에 있다... 현재는 하나의 막간극이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해 줄 수 있는 것은 우리가 과거와 미래라고 부르는 이상한 막간극!...
         
(슬픈 미소로) 앉아요, 네드. 당신이 돌아왔다고 들었을 때, 난 친구가 필요해서 당신에게 편지를 썼던 거예요. 우리가 서로 사랑했던 이래로 참으로 오랜 세월이 지나고 나서야 이제 다시 친구가 될 수 있군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세요?

 

다렐: (퉁명스럽게)  그렇소. 그렇게 생각하오.

(그가 왼쪽 의자 중의 하나를 그녀 쪽으로 더욱 가깝게 끌어 당겨 앉는다. 주의깊게 생각에 잠겨)
나는 그녀의 친구가 되고 싶다... 그렇지만 결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니나: (주의깊게 생각에 잠겨)
나는 냉정하고 분별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가 나를 돕지 않으려 할 것이다...
         
(다정한 미소로) 내가 당신을 처음 알고 지낸 이후로 당신이 그렇게 젊고 멋지게 보인 것을 본 적이 없는데요. 내게 당신의 비밀을 말해 주세요. (고통스럽게) 나도 그게 필요하다구요! 난 늙었어요! 나를 보세요! 그리고 나는 실제로 늙기를 고대했어요! 그게 평화를 의미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나는 슬프게도 환멸에 빠져 있어요! (그리고 나서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그러니 당신이 발견한 젊음의 샘이 무엇인지 내게 말해 주세요.

 

다렐: (자랑스럽게) 그건 쉬운 일이지! 내가 한 때 의약에서 처럼 생물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이기적인 관심이 아닌, 그것은 다르지. 내가 유명한 생물학자가 될 기회가 없는데 나는 그걸 알지. 나는 무리 속에 한 일원이거든. 그렇지만 우리 부서는 샘이 말하듯이 "거대한 성공자"이지. 우리는 꽤 중요한 발견을 했어. 난 "우리" 라고 말하지. 난 진정으로 프레스튼을 말하는 거라구. 내가 열을 내서 그에 관하여 당신에게 편지를 쓰곤 했던 것을 당신이 기억할 걸. 그는 그것을 정당화 시켰어. 그는 자신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들고 있거든. 만약 내가 어떤 부서에 협조했더라면 좀 더 재능을 갖고 덜 허영심을 가졌더라면- 난 두뇌를 가지고 있었거든, 니나!- 그는 내가 그랬을 수도 있는 인물이 된거라구! (그리고 나서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그렇지만 나는 후회는 안해. 그를 돕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지. 그런 방식으로 나는 자신의 빚을 보상하고 있음을 느끼거든-그의 일이 일부는 나의 일이라는 느낌 같은 거. 그리고 그는 그것을 인정하지. 그는 드물게 고마움의 미덕을 소유하고 있지. (자부심있는 애정으로) 그는 좋은 사람이요, 니나! 그가 이제 30대인데 나는 그를 사나이라고 말하는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