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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막간극(마지막회)/유진 오니일

김영관 2007. 7. 19. 20:34


 

              낯선 막간극(마지막회)

                             

                          유진 오니일 극/ 실개천 번역
 

고오든: (화가 나서 그를 향하여 위협적인 발걸음을 내딛으며) 입 닥쳐요, 당신! 내게 그런 어투로 말하지 말아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 나이를 망각하고- (경멸하듯이) 한방 매길 테니깐!

 

니나: (히스테리컬하게 웃으며) 오, 고오든, 나를 웃기지 마라! 너무 우스꽝스럽구나!

 

다렐: (의자로부터 벌떡 일어서서 그녀에게 간다- 위로하듯이)
니나! 그를 상관하지 말아요! 그가 알고 있지 못하오-

 

고오든: (미칠 듯이 더 가까이 다가선다.) 나는 많은 것을 알고 있소! 나는 당신이 망나니처럼 행동해 왔다는 것을 알고 있단 말이요! (그가 앞으로 걸어와 악의에 차서 다렐의 얼굴을 후려친다. 다렐은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타격의 힘에 비틀거린다. 니나가 소리치며 고오든 앞으로 나서서 그의 팔을 붙잡는다.)

 

니나: (동정하며- 히스테리컬하게) 제발, 고오든! 네 아버지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지 않느냐? 넌 네가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 줄을 모르고 있구나! 넌 네 아버지를 때리고 있는 거다!

 

다렐: (갑자기 말을 멈추며- 숨이 막히는 듯) 안돼요- 됐다, 아들아- 됐어- 넌 몰랐었구나-

 

고오든: (기가 죽어, 자기가 때린 것을 후회하며 마음을 추슬러) 미안합니다- 미안해요- 어머니 말씀이 옳아요- 아버지도 마치 내가 그분을 때린 것처럼 느끼셨을 거예요- 아버지를 때린 것만큼 나쁘게 말이에요!

 

다렐: 괜찮다, 아들아- 아무렇지도 않다!

 

고오든: (상심하여) 그게 괜찮다구요, 다렐- 당신에게 그게 괜찮고 즐겁다구요! 썩어 빠지고 더러운 속임수로군! 내 사죄를 받아 주세요, 다렐, 안 그러시겠어요?

 

다렐: (그를 멍하니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겨)
다렐?... 그가 나를 다렐이라고 부르다니!... 그렇다면 그가 나를 알지 못하는 건가?... 그녀가 그에게 말했다고 생각했는데...

 

니나: (히스테리컬하게 웃으면서- 생각에 잠겨)
내가 그에게 그이 아버지를 때린다고 말했는데... 그렇지만 저 애가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모양이로군!... 아니, 물론 이해할 수 없겠지!... 어떻게 저 아이가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

 

고오든: (고집스럽게 그의 손을 내밀면서) 빌어먹을 미안하다니깐요! 그럴 뜻이 아니었다구요! 악수 합시다, 안할 건가요?

 

다렐: (기계적으로 그렇게 하면서- 멍청하니) 너무도 기쁘구나- 너를 만나서 기쁘구나- 네 명성 때문에 너를 알게 되서- 유명한 요트 선수 나리- 지난 6월 네가 싸웠던 그 대단한 경기 말이다- 그렇지만 나는 해군 팀이 네 놈들을 물리쳐 주기를 바랬단다.

 

니나: (절망적으로 히스테리컬해져서 생각에 잠겨)
오, 난 네드가 우리 곁을 떠나서 영원히 돌아오지 않기를 바란다... 그가 더이상 고통받는 것을 보고 싶지가 않다!... 너무나 무서운 일이다!... 그렇다, 하느님 아버지, 나는 당신이 웃고 있는 것을 듣고 있습니다... 당신은 농담을 알고 계시는군요... 나 역시 웃음을 웃고 있답니다... 모든 게 다 미친 일이로군요, 안 그런 가요?...
         
(히스테리컬하게 웃으며) 오, 네드! 가여운 네드! 당신은 불운하게 태어난 사람이었다구요!

 

고오든: (그녀를 다시 자리에 앉히고- 그녀를 위로하며) 어머니! 웃지 마세요! 제발! 됐어요- 우리들 사이엔 문제가 없어요! 사과 드립니다! (그녀가 침착해지자) 그러니 이제 제가 말하고 있었던 것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별로 나쁜 일이 아니었어요. 나는 두분께서 얼마나 행동을 멋지게 꾸며 하셨는지를 단지 알고자 했을 뿐이었다구요. 어머님과 다렐이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걸 내가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었답니다. 난 아버지 때문에 그것이 싫었답니다- 그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죠, 안 그래요?- 그렇지만, 마델린과 저는 사람들의 사랑이 어쩔 수 없는 것을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으니 잘못됐던 거죠. 그리고 나는 당신 두 분이 아버님께 얼마나 잘 하셨는지- 어머님 당신께서 얼마나 착한 아내였는지- 다렐 당신이 얼마나 진정한 친구였는지- 그리고 얼마나 그분이 당신네 두 분을 사랑하셨는지를 알고 있답니다! 그래서 내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모든 것은, 이제 아버님이 돌아 가셨으니, 당신네 두 분이 결혼하셔서 누릴 수 있을 만큼의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여기에서 그가 말을 멈추고 그녀에게 키스를 하고 나서 물러선다.) 전 이제 작별 인사를 해야겠군요-  어두워지기 전에 비행기를 타야 하니깐요- 마델린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그가 다렐의 손을 잡고 다시 악수를 한다. 그들 두 사람은 멍하니 그를 바라보고 있다.) 안녕히 계세요, 다렐! 행운을 빕니다!

 

다렐: (고통스럽게 생각에 잠겨)
왜 그가 나를 계속해서 다렐이라고 부를까?... 그는 내 아들이다... 나는 그의 아버지이다... 그에게 내가 그의 아버지임을 알려줘야 한다!...
         
(고오든의 손을 쥔 채) 내 말 듣거라, 아들아. 이제 내가 말할 차례다. 네게 뭔가를 말해줘야 겠구나-

 

니나: (고통스럽게 생각에 잠겨)
오, 그가 그래서는 안된다!... 그가 그래서는 안된다는 느낌이다!...
         
(날카롭게) 네드! 먼저, 내가 고오든에게 질문 하나를 하게 해주세요. (그리고 나서 그녀 아들의 눈동자를 들여다 보면서 천천히 그리고 인상적으로) 내가 네 아버지에게 충실하지 못했다는 뜻이냐, 고오든?

 

고오든: (놀라서 그녀를 쳐다본다- 충격을 받고 놀라서- 그리고 나서 갑자기 그가 화가 치밀어 퉁명스럽게 말을 내뱉는다.) 어머니, 나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토록 형편 없는 놈으로 말입니까! (간청하듯이) 제발, 어머니, 내가 그 정도로 나쁜 아이는 아니에요! 어머니가 그 누구보다도 훌륭한 여인이란 것을 저는 알고 있어요- 그 누구보다도 훌륭하다는 것을! 마델린까지도 예외로 하지 않는다구요!

 

니나: (흐느끼는 승리감의 울음소리로) 오 내 사랑 고오든! 너는 나를 사랑하고 있구나, 그렇지?

 

고오든:(그녀 옆에 무릎을 꿇고 그녀에게 키스를 하며) 물론이죠!

 

니나: (그를 밀어내면서- 부드럽게) 이제 가거라! 어서! 마델린이 기다리고 있다! 그녀에게 내 사랑을 전해 다오! 앞으로 가끔씩 나를 보러 오너라! 잘 가거라, 아들아!
(슬프게 체념하고 서 있는 다렐을 향하며- 나무라듯) 아직도 고오든에게 할 말이 있으세요, 네드?

 

다렐: (억지로 고통스러운 미소를 보이며) 전혀 아무 것도 없다오! 잘 가게, 아들아.

 

고오든: 안녕히 계세요, 선생님.

(고통스럽게 생각에 잠기며, 그가 서둘러서 뒤 왼쪽 모퉁이를 돌아서 나간다.)
어머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걸까?... 나는 결코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는데!... 그럴 수가 없었어!... 내 친 어머니인데!... 내가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면 차라리 자살하는 게 났지...!
(그가 가 버린다.)

 

니나: (네드를 향하며 고마운 듯이 그의 손을 잡아 힘을 주며) 가여운 내 사랑 네드, 당신은 항상 베풀어야만 했어요! 어떻게 그 고마움을 표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다렐: (아이러니컬한 미소로- 억지로 농담스러운 어조로) 내가 당신에게 결혼하자고 할 때 내게 거절함으로써 왜냐하면 내가 당신에게 부탁을 해야 하기 때문이요! 고오든은 그걸 기대하고 있소! 그래서 그는 당신이 내 청혼을 거절할 것이라는 걸 알면 매우 기뻐할 거요. (마아즈든이 집 앞으로 나온다.) 안녕하세요, 여기 찰리가 오는구려. 난 서둘러야 겠소. 나하고 결혼해 줄 거요, 니나?

 

니나: (슬픈 미소로) 아니오, 분명 아녜요. 우리의 영혼이 우리가 죽을 때까지 괴롭힐 거라구요! (그리고 나서 쓸쓸하게) 그렇지만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싶어요, 네드! 오래 전 아름다운 오후들! 그 오후들이 변함없이 내 마음 속에 살아 남아 있을 거고, 항상 그녀의 연인인, 네드, 그녀의 아이의 아버지를 사랑할 거예요!

 

다렐: (그녀의 손을 그의 입술에 갖다 대며- 부드럽게) 그 점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오! 그리고 그 네드는 항상 그의 아름다운 니나를 존경할 거요! 그를 기억해 주시오! 나를 잊으시오! 나는 연구하러 가야겠소. (그가 부드럽고 슬프게 웃는다.) 나는 당신을 찰리에게 남겨 두리다. 당신은 그와 결혼하는 게 더 좋을 거요, 니나- 만약 당신이 평화를 원한다면. 그리고 결국 당신은 그의 일생의 헌신에 대해 그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나는 생각하오.

 

마아즈든: (불안하게 생각에 잠겨)
그들이 나에 대해 말하고 있구나... 그가 왜 가지 않는 걸까?... 그녀는 더 이상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까지도 그가 정오의 더위와 정열, 그리고 고통스러운 정오의 사랑을 퍼붓고 있구나... 그는 그녀가 저녁의 사랑에 빠져있는 것을 알지 못하는가?...
         
(그의 목청을 불안하게 가다듬어) 내 이름이 헛되이 말해지는 것을 내가 듣고 있는거요?

 

니나: (이상한 갈망으로 마아즈든을 바라보며)
평화!... 그렇다... 그게 내가 갈망하는 것이다... 나는 더 이상 행복을 생각할 수가 없다.... 찰리는 평화를 발견했다... 그는 온화할 것이다... 내가 소녀였을때 ... 내가 행복을 상상할 수 있을 때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소녀 시절의 부끄러움과 당황함으로- 그녀 곁 벤치 위에 그를 위해 자리를 비켜 주며- 이상하게) 네드가  내게 청혼을 했어요. 나는 그의 청혼을 거절했답니다, 찰리. 나는 더 이상 그를 사랑하지 않아요.

 

마아즈든:  (그녀 곁에 앉으며) 그럴 거라 생각했소. 그렇다면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요, 니나 카라 니나?

 

니나: (슬프게 미소 지으며) 찰리, 당신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당신은 항상 나를 위한 당신의 사랑을 사랑해왔다구요. (그녀가 그에게 키스를 한다- 생각에 잠겨) 당신은 나를 평화롭게 잠들게 해주시겠어요?

 

마아즈든: (힘차게) 일생 내내 나는 당신에게 평화를 가져다주기 위하여 기다려 왔다오.

 

니나: (슬픈 장난기로) 당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렸다면, 찰리, 우리 내일 결혼합시다. 그렇지만 내가 잊은 게 있군요. 당신이 아직 제게 청혼하지 않았어요, 그렇지요? 당신은 나하고 결혼하고 싶으세요, 찰리?

 

마아즈든: (겸손하게) 그렇소, 니나.

(이상한 황홀감으로 생각에 잠겨)
그녀가 결혼하자는 소리를 내가 들을 때가 결국에는 올 거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그런 말을 할 수는 결코 없었지!... 오, 황금 빛 오후, 당신은 성숙해서 떨어지는 감미로운 행복의 과일이라오!... 

 

니나: 우리의 오후들에요- 또 다시?

 

다렐: (슬프게 미소 지으며) 또 다시. 우리의 오후들에.

 

마아즈든: (백일몽에서 깨어나며) 우리는 반드시 오후에 결혼하게 될 거요. 나는 이미 교회를 물색해 놨소- 우리가 발견한 평화의 상징인 휴식 가득한 그림자로 충만된, 회색빛 담쟁이로 뒤덮인 교회 말이요. 창문의 진홍색과 자주색이 시들어 가는 열정을 보이는 우리 얼굴에 물들게 할 것이요. 그 시간은 삶의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과 신비한 예감으로 꿈을 꿀 때인 일몰 직전의 시간이 될 거요. 그리고 나서 우리는 당신의 옛 집으로 가서 살게 될 거요. 내 집은 우리들에게 적합하지 않겠지. 어머니와 제인이 추억 가운데 거기에 살고 있다오. 그리고 나는 당신의 아버지의 옛 서재에서 작업을 하겠소. 그분은 나를 개의치 않을 거요. (아래 만으로부터 비행기 엔진 소리가 들려 온다. 니나와 다렐은 놀라서 벌떡 일어서서 수면으로부터 떠오르는 비행기를 보기 위하여 가서 나란히 선다. 마아즈든은 멍한 채 서 있다.)

 

니나: (고통스럽게) 고오든! 안녕, 아이야! (비행기가 더 높게 떠올라 왼쪽으로 날아가는 것을 가리키며- 고통스럽게) 보세요, 네드! 그가 한번도 뒤돌아 보지 않은 채 내 곁을 떠나 가고 있어요!

 

다렐: (즐거워 하며) 아니오! 그가 회전 비행을 하고 있소. 그가 되돌아 오고 있소! (엔진 소리가 이제 점차 더 가까워진다.) 그가 우리 바로 위를 지나가고 있소! (비행기가 재빨리 더 가까이 와서 그들의 머리 위를 지나가고 있을 때 그들의 눈이 비행기를 뒤따른다.) 보라구! 그가  우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소!

 

니나: 오, 고오든! 내 사랑하는 아들아! (그녀가 미친 듯이 손을 흔들어 댄다.)

 

다렐: (마지막 고통스러운 항의로) 니나! 당신 잊어 가고 있소? 그는 내 아들이기도 하다오! (그가 하늘을 향해 소리친다.) 너는 내 아들이다, 고오든! 너는 나의- (그가 갑자기 자신을 통제한다- 냉소적인 자기 연민의 미소로) 그가 들을 수 없겠지! 그래, 적어도 나는 의무를 다했다! (그리고 나서 우울한 운명론으로- 하늘을 향해 그의 손을 마지막으로 흔들어 대며) 잘 가라, 고오든의 아들아!

 

니나: (고통스러운 기쁨으로) 천국에까지 날아라, 고오든! 너의 사랑하는 사람과 천국에까지 날아라! 항상 날아라! 결코 나의 예 사랑 고오든처럼 땅에 부딪히지 마라! 행복하거라, 아들아! 넌 행복해야 한다! 

 

다렐: (냉소적으로) 나는 전에 행복에 관한 그런 울부짖음을 들은 적이 있소, 니나! 내 자신이 그걸 외쳐대는 걸 들었던 기억이 난다오- 한번- 오래 전의 일이었음에 틀림없소! 나는 내 세포들로 되돌아 가오- 바다에 떠다니는 그러면서 행복을 갈망하는 울부짖음을 결코 배운 적이 없는 분별 있는 단세포의 삶으로 되돌아 가오! 나는 가오, 니나.

(그녀는 비행기가 날아간 뒤를 바라보며, 멍해 있을 때- 운명적으로 생각에 잠겨)
그녀는 듣고 있지 않구나, 전혀...(하늘을 향해 웃음을 날려 보낸다.)
오, 하느님, 그토록 귀머거리이시고 벙어리에다 눈먼이시어!... 체념하여 하나의 원자가 되는 것을 가르쳐 주소서...
(그가 오른쪽으로 걸어 나가서 집으로 들어간다.)

 

니나: (마침내 시선을 떨구면서- 혼란스럽게) 가 버렸군. 시력이 희미해져 간다니깐. 네드가 어디로 갔지? 역시 가 버렸군. 그리고 샘도 역시 가 버렸군. 그들은 모두가 죽어 버렸다. 아버지와 찰리는 어디 있는가? (두려움으로 떨며 그녀가 서둘러 가서 마아즈든에게 몸을 던지듯 그의 곁 벤치에 앉는다.) 고오든은 죽었어요,  아버지. 내가 방금 전보를 받았어요. 내가 뜻하는 바는 그가 다른 삶으로 날아가 버렸다는 거예요- 내 아들, 고오든이, 찰리. 그래서 우리는 다시 외롭답니다- 우리가 그랬던 것과 똑같이.

 

마아즈든: (팔로 그녀를 감싸 안으며- 애정 있게) 고오든이 나타나기 전 , 니나 카라 니나, 우리가 그랬던 것과 똑같이.

 

니나: (하늘을 쳐다보며- 낯설게) 내가 아들을 가진 것은 실패였어요, 그렇지 않았나요? 그는 내게 행복을 줄 수 없었어요. 아들들은 항상 그들의 아버지들이랍니다. 그들은 어머니를 통해서 다시 그들의 아버지가 된답니다. 아버지의 아들들은 모두가 실패자들이에요! 그들이 우리를 위해서 죽지 못하고 그들은 다른 삶으로 날아가 버린다니깐요, 그들은 우리와 함께 있지 못하고 우리들에게 행복을 주지 못한다니깐요!

 

마아즈든: (아버지처럼- 그녀의 아버지 어조로) 넌 고오든들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잊는 게 상책이다. 결국, 사랑하는 니나야, 네가 고오든 쇼오를 처음 만난 이래로 일어났던 그 모든 일들이 엉뚱하고 환상적인 어떤 것, 현실적으로는 우리의 오후에 일어날 수 없는 일종의 어떤 것이었단다. 그러니 너와 나는, 그 모든 우울한 에피소드는 잊어버리고, 말하자면, 우리의 영혼이 문질러져 불순한 육체를 정화시키고 평화롭게 표백시킬 가치가 있도록 만드는 시도와 준비 과정인 하나의 막간극으로 그것을 생각하자꾸나.

 

니나: (이상한 미소로) 낯선 막간극이라구요! 그래요, 우리 삶은 하느님 아버지의 전등불 아래 전시된, 단지 낯설고 어두운 막간극에 불과하다구요! (그녀의 머리를 그의 어깨에 기댄채) 당신은 아주 포근하군요, 찰리. 내가 다시 소녀가 되고, 당신은 그 당시의 내 아버지와 찰리가 하나된 느낌이에요. 우리의 옛 정원이 그대로일까 난 궁금하군요? 우리는 봄과 여름의 덥지 않는 오후에, 함께 꽃을 따게 될 거예요, 안 그래요? 가정을 갖는다는 것은- 나이 들어서, 마침내 다시 가정을 갖게 된다는 것- 함께 평화를 사랑한다는 것- 서로의 평화를 사랑한다는 것- 함께 평화롭게 잠든다는 것- 은 위안이 될 거예요! (그녀가 그에게 키스를 한다- 그리고 나서 보상받은 지침의 깊은 한숨으로 그녀의 눈을 감겨 준다.) 평화롭게 죽는다는 것은! 나는 이제 삶에 만족할 만큼 지쳐 있답니다!

 

마아즈든: (차분한 평화로움으로) 쉬도록 하오, 사랑하는 니나. (그리고 나서 부드럽게) 긴 하루였소. 왜 이제 잠시-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기억나오?- 잠들지 않겠소?

 

니나: (졸음오는 고마움으로 중얼거린다.) 고마워요, 아버지- 내가 나빴나요?- 당신은 너무 착한 사람이예요- 사랑하는 찰리 영감님!

 

마아즈든: (자동적으로 반응하고, 고통으로 움츠러들며- 기계적으로 생각에 잠겨)
빌어먹을 사랑하는 찰리 영감님이라니...!
         
(그리고 나서 니나의 얼굴을 흘낏 내려다보며- 행복한 미소로)
아니지, 하느님이 찰리 영감에게 축복을 내리신 거다... 욕망을 초월하여 마침내 모든 행운을 얻은 사람이니!...
         
(니나가 잠이 든다. 그가 그들 주변을 감싸고 있는 저녁 그림자를 만족한 눈으로 바라 본다.)
   
                                     (막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