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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김영관 2008. 9. 30. 13:49

 

 

 

 

모처럼 찾아간 시골집

텃밭에 심은 무우가

목 타게 나를 기다렸던 모양이다.

 

그 동안 자주 찾아 오지 못한

미안한 마음에

물을 흠뻑 주었다.

 

동네 앞뒷집 감나무에

빨갛에 익은 감들

주인 어른 허락 받아 

두어개 따먹어 본다.

 

담 옆에 높게 자란 대추나무

가지를 타고 올라가

대추 몇알을 딴다.

 

눈시리게 파란 하늘

가을바람이 차가워서

기름집으로 연락을 해

기름 한 드럼 280,000원어치를

보일러 통에 채워 넣는다.

 

월동 준비를 시작한 셈이다.

 

저녁 무렵

대문밖을 나서는데

 

동네 앞 길가 코스모스가

"언제 다시 올거냐"고 묻는듯

내게 아쉬운 몸짓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