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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오니일 극 연구

김영관 2010. 10. 23. 14:35

 

유진 오니일 극 연구

       - 니이체 철학과 융의 심리분석학적 접근


                                     김 영 관

                      I.

 유진 오니일(Eugene Gladstone O"Neill)(1888-1953)이라는 위대한 극작가가 탄생하는데는  그에게 영향을 끼친 철학자, 사상가, 극작가, 시인, 소설가 등 수 없이 많을 것이다. 그의 자서전적 극인 Long Day's Journey Into Night의 무대 지문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 극의 책장에 소개되어 나온 서적들 거의 모두를 오니일이 독파했다고 오니일 비평가들은 말하고 있다.

  오니일이 읽은 서적들 중에 Conrad의 해양소설, Emerson,의 초절주의, Aeschylus극과 더불어 그리스 운명 비극, 그 극들에 나타나는 Apollonian과 Dionysian이라는 인간의 양면성, 동양의 도가, 음양이론, Nietzsche의 초인 사상과 영겁회귀, 인간 고뇌 표출에 오니일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표현주의와 Strindberg, 그리고 Freud와 Jung으로 이어지는 심리 분석 등이 오니일 비극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의 임종시 소장했던 장서가 이 만권 이르렀다는 일화로도 유명한 유진 오니일은 독서광이라 할 정도 이었다. 독서를 통해 얻은 문학과 사상들이 그에게 녹아들어 그의 창작극에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그는 또한 실험정신이 강한 극작가로서 자신에게 관심이 있는 모든 극 기법을 작품 속에 시도해 보려는 의욕을 보였다. 비평가들은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특수한 현상만을 편협 되게 연구한 나머지 그를 가리켜 표현주의자, 낭만주의자, 사실주의자, 현실 도피주의자, 부조리 극작가, 프로이드적 극작가, 융의 숭배자, 스트린드베리 식 극작가 등의 여러 유형으로 분류한다.(C. P.. Slnha, p.6) 이 모든 것들은 그의 몇몇 작품에 나타난 부분적인 현상을 본 나머지 오니일 비극의 원형을 이루고 있는 오니일의 비극관을 간과한 결과라고 할 수가 있다.

  비록 오니일이 여러 시도를 했다하더라도 그의 작품 밑바탕에  흐르고  있는 사상과 추구하고자 의도를 우리가 이해한다면 그가 어떤 이름으로 불리던 크게 상관 할 바는 아니다. 단지 그 작품에 어떤 특별한 요소가 비평가의 눈에 강하게 드러나 보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종합해서 오니일의 비극관은 과연 무엇인지를 연구 고찰하는 것이 이 시대의 오니일 비평가들의 몫이 아닐까 한다.

  본 논문은 인간이 비록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결코 좌절하지 않고 불굴의 의지를 통해서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 인간 최대의 삶의 목표로 여기고 이를 위해 오니일 극 인물들이 내면의 갈등으로 고통을 받으면서도 최후의 순간에 자아 발견을 해나가는 과정을 고찰해 볼 것이다. 니이체를 통해서 알게 된 그리스적 요소 및 니이체 철학이 오니일에게 끼친 영향과 그 구현을 고찰하고, 또한 오니일 극이 융의 심리 분석학적 접근을 통한 연구도 병행 했다.


--------------------------------------------------------------------        * 이 논문은 조선대학교 교수 연구비에 의하여 연구되었음      


                   

                                II


  오니일 작품이 사실주의 형식을 취하면서도 점차 인간 내면 세계의 고뇌 표출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데는 서론에서도 밝힌바 있듯이 오니일에게 영향을 미친 스트린드베리, 니이체, 프로이드와 융, 그리고 동시대의 여러 사회적 상황과 그가 교분을 나누던 Province Town 시절의 동료들의 영향이 컸음을 우리는 알 수 가 있다.

   그리스 비극에 심취한 오니일은 니이체의 Thus Spoke ZarathustraThe Birth Of Tragedy를 읽는 순간 그는 니이체의 숭배자가 되어 버렸다. 니이체의 짜라투스트라를 영역해서 Province Town 동료들에게 소개하고 개막  Bill에도 인용하기 까지 했던 그는 자신의 작품 곳곳에 니이체 사상이 묻어 나게 했다

 

 Zarathustra has influenced me more than any book I've ever read. I am into that...when I was eighteen and I've always possessed a copy since then or so. I reread it and am never disappointed which is more than I can say of almost any other book.(Gelb p.121)


 그리스 비극에 심취해 있던 오니일은 인간의 의식과 잠재된 무의식의 문제에 관심을 보인 프로이드를 중심으로한 심리학자들의 등장을 놓칠 리가 없다. 오니일과 인터뷰를 위해 집에 찾아 갔던 Nethrcot는 오니일이 프로이드의 심리학 서적을 읽고 있음을 본 적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계속해서 오니일에게 프로이드의 심리학적 영향에 관해서 묻자 자신은 프로이드 보다는 융쪽에 더 관심이 있다는 말을 다음과 같이 실토한다.

 

  The book that interested me the most of all those of Freudian school is Jung's Psychology of the Unconscious which I have read many years ago. If I had been influenced unconsciously, it must have been by this book more than any other psychological work.(Nethercot p.242)


Psychology of the Unconscious에서 융은 무의식을 더욱 세분화 해서 개인적으로 나타나는 개인 무의식과 어느 집단에게 나타나는 집단 무의식에 대해 상술했다. 그리고 융은 계속해서 인간의 페르소나, 즉 가면과 그 이면에 숨어 내재하는 실체의 문제, 그로 인하여 야기되는 갈등의 문제, 콤프렉스 등 심리학자들이 주장하는 이론들이 오니일의 그 주인공들의 성격 분석에 이용되고 있다. 몇몇 비평가들은  미국의 극에 심리학적 요소들이 상당히 깊숙하게 스며들어 있다고 지적하기 시작했고 그중의 한 사람인 Shivers는 “프로이드와 융, 그리고 오니일의 장”(Shivers, pp.97-133)에서 오니일의 극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가면, Earth Mother 인종의 무의식적 퇴행 등이 융으로 부터 기인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III


  The Great God Brown 은 오니일이 니이체 영향하에서 그리스 요소인 디오니서스 사상을 최대한 부각 시킨 극 작품이다. 즉 디오니서스 대 금욕주의, 초인 사상, 신의 죽음, 영겁회귀를 이 작품을 통해서 오니일은 관객들에게 보여 주고 싶어 했다. 특히 이 극에서는 마스크를 폭 넓게 사용하여, 제식적 요소를 유발코자 했으며 그로 인하여 부자연스러운 양상이 나타난다.

 오니일은 관객들이 이 작품의 극적 효과를 제대로 이해 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이해를 돕기 위하여 “새로운 영혼의 드라마 창조를 위하여 가면을 사용했음"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Great The God Brwon-a mask of drama, the main vlaues of which are psychological, mystical, and abstract- as proof of the deeply responsive possibilities in our public. (Floyed, p.51)


  오니일은 이 작품에 주요 인물로 Cybel이라는 창녀를 등장시키고 있는데 그 Cybel의 원형은 the Earth Mother인 Cybele에서 차용한 것이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에게 <삶을 위한 삶의 확실성>(Fleckenstein, p.245)을 제공 하면서도 동시에 <부당한 법칙의 세상에서 소교구민으로 격리된 채 살아 가는 불운>(Fleckenstein, p.246)을 겪고 있다.

 Dion Anthony는 자신을 이해 못하는 아내 Margaret과 가족들을 위해 자신의 재능을 의미 없는 일에 소모하는 동안 그의 곁에서 the Earth Mother 역을 해주는 사람은 바로 Cybel이다. Anthony는 7년 동안 자신에게 평온한 안식처 였던 그녀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You are the strong. You are always give. You've given my weakness strength to live.(Nine Plays, p.336)

 

 그녀가 인간에게 갖는 연민의 정은 무한하다. 그녀의 말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그녀 주변 사람들이 깨닫지 못하는 니이체의 영겁회귀를 그녀는 말하고 있다. Cybel의 다음과 같은 말은 니이체의 Zarathustra를 연상 시키는 말을 오니일은 자신의 극에 극화 하고 있는 것이다.


  Always spring comes again rearing life! Always again! Always, always forever again... life again!... summer and fall and death and peace again!... but always, always, love and conception and birth and pain again..spring bearing the intorealble chalice of life again... bearing the glorious blazing crown of life again.(Nine Plays, p.375)

 

  니이체가 주장하는바처럼, Cybel은 남성에게 깊이를 주어 이 세상을, 남성을 더 완벽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녀에게 내재한 어떠한 힘도 금욕과 도덕의 속박 때문에 좌절 된다. 그 결과 그녀는 Anthony 정도는 아니지만 고통을 경험 한다. 그러나 그녀는 죄의식이나 수치심은 느끼지 않는다. 그녀에게 고통이란 단지 자기 경멸로 인한 것이다.

  Anthony의 아내 Margaret도 죄의식과 수치로 고통을 받지만, 남편 Dion Anthony만큼은 아니다. 마아가렛은 사랑과 육욕을 갈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끄러움을 느낀다. 결혼한 지 14년이 지나서야 니이체가 말하는 훌륭한 아내의 상이 된다.


  A good wife-who is supposed to be friend, helper, bearer of children, mother, head of the family, manager, and who may even have to stand at the head of her own business or office, quite apart from her husband. (Kaufmann, p.60)


 Anthony가 죽자 그의 가면을 쓴 Brown은 Anthony가 한 역할을 하며 행복해 한다. Margaret의 남편으로서, 세 아이들의 아버지로서 한 동안 행복해 하지만 Brown 역시 또 다른 양상의 고통을 받는다. 외형상으로 그는 분별력 있고, 자기 통제력이 강하며, 전혀 고통을 느끼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성격상으로 Anthony와는 달리, Brown은 감수성이 예민하지 않고 두려움이나 부끄러움을 모른다. 주변 사람 모두 그가 감정을 억제하는 힘이 강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그가 학창 시절부터 Margaret을 사랑하고 청혼도 하지만, 그녀가 Anthony와 결혼하자 자기 억제력을 보이며, 매우 열정적인 순간까지도 사려 깊은 행동을 보인다. 한마디로 그는 자기 감정 통제에 있어서 훈련이 잘된 절제자이다. 그러나 남편의 직장을 부탁하기 위해 자신을 찾아 온 Margaret을 보며, 그는 젊은 시절 사랑의 열정에 다시 사로 잡힌다. 그 순간부터 Brown도 점차 금욕과 디어니서스 속성에 빠져 들게 된다.

  남의 잘못된 행동을 비난하면서,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자신도 그렇게 하고 싶은 충동을 니이체는 <사악한 호기심> (Golfting, p.189)이라고 말한다. Anrhony의 행위를 비난하는 순간 Brown은 이같은 충동을 경험하고 있다. 자신의 이런 양면성에 화를 내며 자기 합리화를 위해 노력한다. Cybel로 하여금 Anthony를 만나지 말도록 강요하는 Brown은 도대체 Anthony의 매력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 한다. 그에 대한 Cybel의 대답은 그가 <생명력이 충만하기 때문>(Nine Plays, p. 340)이라고 대답한다.  Brown은 의아해 하며 <그렇다면, 나는 생명력이 시들해 있다는 말인가?>(Nine Plays, P.340)라고 묻는다. 결국 Brown은 Cybel과 Anthony의 사랑이 육체적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금욕적인 도덕에 얽매어 있는 그는 Cybel을 사랑하는데 필요한 통제와 억압 받지 않는 자연스러운 사랑의 의미를 이해 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Cybel에게 빠진 Brown의 사랑에는 뭔가 사악한 호기심과 죄책감이 내재해 있음을 Cybel은 간파해 낸다.

 결국 Brown은 Anthony가 유언으로 남겼던 디오니서스의 노예가 되어 버렸다. 자신을 더 이상 통제할 수 없게 된 그는 Brown으로서의 삶은 끝이 난 것이다. Anthony가 되어 버린 그는 희열로 몸을 흔들어 댄다. 이런 모습은 니이체의 The Birth of Tragedy의 다음 글을 연상 시킨다.


 This crown of laughter, the rose-wreath crown; I crwon myself with this crown; I myself pronounced holy my laughter. I did not find anyone else today strong enough for that Zarathustra, the soothsayer; Zarathustra, the sooth laughter; not impatient; not unconditional; one who loves, leaps, and side-leaps; I crown my self with this crown,.... (The Birth of Tragedy pp.26-27)   


 Brown은 Dion Brown이 되어 버리고 Anthony가 디어니서스의 힘 때문에 겪었던 고뇌를 경함하고 잇다. 자신이 디어니서스가 되어 가는 과정을 겪으면서 깨달았던 진실은 “천국의 웃음은 지상에 눈물 비를 뿌린다”21)는 것이다.

  The Great God Brown은 작품 제목이 상징하는 것과는 달리 신에 대한 믿음보다는 인간으로 구현된 삶 그 자체에 대한 믿음을 오니일은 이 작품에서 제시하고 있다. Anthony가 발견한 믿음이란, Cybel, 즉 인간에 대한 믿음이다. 결국 인생과 삶에 대한 믿음, 존재와 그 가능성, 존재의 본질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고 있다. 죽은 Brown의 신원을 경찰이 물을 때 Cybel은 “Man!'(Nine Plays, p.374)라고 대답을 하는데서도 우리는 오니일의 이런 의도를 쉽게 알 수가 있다.

 오니일은 이 극에서 영겁 회귀에 대한 Cybel과 Margaret의 말로 끝을 맺고 종교에 대해서는 니이체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물론 이 작품에서 영겁회귀와 금욕 간의 투쟁을 보이는 디오니서스 사상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초인의 기질이 나타나고 있다. 즉 니이체의 초인과 동일한 인물로 디오니서스적인 인간, 도덕을 무시한 예술의 신인, Dion Anthony를 등장 시키고 있다. 디오니서스 충동이 그가 죽은 다음 Brown에게, 까지도 살아 남아 후세까지 전파되게 함을 보여 주고 있다.


  Now how drinking your strength, Dion-strength to live in this world and die and sleep and become fertile earth, as you are becoming now in my garden your weakness the strength of my flowers, your failure as an artist painting their petals with life!(Nine Plays, p.359)


이 작품에서 오니일이 의도하는 바는 매우 복합적이다. 첫째는 Dionisian과 삶을 거부하는 금욕주의 간의 끊임 없는 투쟁이다. 그 결과 금욕주의는 왜곡된 도덕성, 즉 부자연스러운 삶을 유발 시키는 부정적 측면도 없지 않으며, 상대적으로 기독교적인 역할이 매우 위축된다. 금욕적 도덕의 강요는 인간에게 내재된 사탄, 혹은 악마적 요소를 강화 시키는 작용을 한다.

 두 번째는 디오니서스와 기독교의 충돌은 인간을 탈진 시켜 버린다. 이런 고통의 허탈감 속에 물질 신봉이 파고 든다. 이것은 곧 신은 죽었다는 니이체의 사상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디오니서스의 축제를 찬미하고 마지막으로는 초월과 초월의 연속성에 대한 신비적인 것에 대한 암시, 즉 니이체의 영겁회귀 사상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작품에서는 Lazarus Laughed에서 나타나는 영겁 회귀와 초월에 대한 사상은 디오니서스와 금욕주의간의 투쟁에 비해 약하게 그려져 있다. 금욕주의와 디오니서스 충동과 투쟁을 강조해 보이려고 오니일은 이 작품에서 가면을 사용하고 있으나 인간 고뇌 표출에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Beyond the Horizon에 대한 융의 관점에서 접근 해보려는 심리 분석학적 방법이다.

 오니일은 동생 Robert와 형 Andrew의 성격을 대비 시키고 있는데 이를 심리 분석학적 접근하려는 비평가들에게는 매우 관심 있는 부분이다.

 Robert는 키기 크고 여윈 몸의 24세의 청년이며 뭔가 꿈을 꾸고 있는 눈빛을 하고 있다.


 He is reading a book by the fading sunset light...and turns his head toward the horizon, and gazing out of the fields and hills.(Complete Plays, p.573)


 시인의 기질을 지닌 Robert와는 대조적으로, 오니일은 지적이지 못한 “토양의 아들”( Complete Plays, p.573)로서 형 Andrew를 묘사하고 있다. 동생 Robert의 몽상가적 기질을 별로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Andrew는 “시와 쟁기질이 양립될 수 없다”고 말한다.(Complete Plays, p.576)

 형제의 성격은 극 시작부터 판이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Jung의 인간 유형별로 볼 때, 동생 Robert는 사색적이고 감상적이며, 주요 동기 원인을 매우 주관적으로 보는 매우 내향성 인간임을 알 수가 있다. 즉 객관적 세계에 대해 내향적 부정주의자로 드러나 보인다. Robert는 자신을 사회나 객관적 세계와 관련 짓기 보다는 책 읽기를 좋아 하고, 몽상 하면서 혼자 있기를 갈망하는 인물이다.

 1막 서두 부분에서 Robert와 Ruth와 대화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가 분명히 내향적인 인물임을 보여 주고 잇는 부분이다.


 Those were the only happy moments of my life then.; dreaming there at the window, I like to be all alone.... those times. I got to know all the different kinds of sunsets by heart. All those sunsets took place over there... beyond the horizon.(Complete Plays, p.581)


같은 장면에서 Robert가 사물을 보는 눈이 자신과 다름을 인식한 형 Andrew는 농장에 임하는 자신들의 태도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음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Farming ain't your nature. There's all the difference shown in just the way us two feel about the farm. You... well, you like the home part of it, I expect; but as a place to work and grow thing, you hate it.(Complete Plays, p.576)


 외향성 유형의 인간인 Andrew는 객관적 세계와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인물이다. 그는 중요하고도 결정적인 요인들이 외부 세계에서 자신에게 온다는 것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외향성이다. 동생 Robert이 소중히 여기는 수평선 너머의 세계에 대한 몽상과 신비의 유혹이 그에게는 별 의미가 없다.

 융이 말하는 내향성, 외향성이라는 관점에서 그 차이를 보이는 인간의 유형 구별을 막연하게나마 인식하고 있다. 내향적인 Robert는 사고력이 아닌 직관력에 의해서 사물을 판단한다. 현실로부터 괴리감, 끊임 없는 몽상, 시인의 기질, 수평선 너머의 신비로움에 대한 탐구는 현실에 바탕을 두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직관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융의 말로 표현 하자면 Robert는 내항적이며, 사색적이고 직관적인 인물이라고 말 할 수 있다.

 Andrew의 다음 이야기에서도 Robert가 얼마나 몽상가이며 직관 주의자인가를 잘 알 수가 있다.


  Supposing I was to tell you that it's just beauty that's calling me, the beauty of the far off and unknown, the mystery and spell of the East which lures me in the books I've read, the need of the freedom of great wide spaces. The joy of wandering on and on ... in quwst of the secret which is hidden over there, beyond the horizon? (Complete Plays, p.577)


  이 극의 갈등은 형제의 운명을 뒤 바뀌게 했던 사건 때문이다. 숙부 Scott 선장이 바다로 떠나고 싶어 하는 Robert를 데리러 와서  다음 날 일찍 떠날 예정이었지만, Ruth Atkins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형 Andrew가 아니라 자신이라는 것을 Robert는 알게 된다.

 한 여인 때문에 형제의 운명은 뒤바뀌게 되어 정작 이 곳을 떠나려던 몽상가 Robert는 땅에 남게 되고, 정작 땅의 사나이라는 자부심으로 살던 형 Andrew는 동생 부부의 행복을 위해 바다로 떠나게 된다.

  극의 나머지 부분은 잘못 택한 운명 때문에, 형제 그리고 Ruth가 천천히 몰락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농사 일에 익숙치 못한 Robert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칠대로 지쳐 젊은 시절에 그렸던 몽상가의 꿈을 결코 버리지 못한 채 수평선 너머를 바라보며 숨져 간다.


  Don't you see I'm happy at last...free...free...I freed from the... free to wonder on and on... Eternally! Look! Isn't it beautiful beyond the hills? I can hear the old voices calling me to come... And this time I'm going! It isn't the end. It's a free beginning... the start of my voyage! (Complete Plays, p.652)


자신의 본성대로 살지 못하는 Andrew 역시 평생을 어느 한 곳에 안주 하지 못하고 떠 돌아 다니다가, 도박으로 인해 무일푼이 되어 돌아 온다.

  Robert와 Andrew가 겪는 고통은 인간에게 내재된 욕구에 반하여 살려고 노력하다가 불가피 하게 야기된 결과이다. 그들이 원래 결심했던 대로 주위와 적응하면서 살았더라면 자신들의 재능은 충분히 발휘 되었을 것이다. Jung은 다음과 같이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 두 인물들에게 매우 적합한 말인 듯 싶다.


  In the struggle for existence and adaptation, everyone instinctively uses his most developed function.(Jay, p.56)  


   서로 다른 유형의 인간이 보상심리로 다른 요소를 취하려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지나칠 경우, 이 작품에서 Robert와 Andrew같은 파국을 초래 할 수 있음을 오니일은 매우 심리학적 관점에서 그렸던 것이다.


  The Emperor Jones에서 오니일은 집단 무의식의 태고 원형을 보여 주고 있다고 심리 분석학적 비평가들은 말하고 있다. Jones가 누리고 잇던 황제의 위치가 서서히 무너져 가고 그것에 비례하여 그의 심리상태가 점차 불안정하고, 결굴 그는 원주민들 의해 죽임을 당한다. Jones가 신하들과 원주민들에게 쫓기며 숲 속을 해멜 때, 두려움과 더위로 인해 그가 입고 있던 황제의 복장을 하나씩 벗어 던진다. 오니일은 이 순간에 Jones의 의식이 흑인 선조의 태고 유형으로 회귀하고 있음을 의도적으로 그리고 있다.

  막이 오르면 키가 크고 건장하며 자신감에 넘쳐 흐르는 흑인인 Brutus Jones가 연푸른  코트의 제복을 입고 당당하게 무대 위에 서 있다. 그는 2년 전에 기지와 재치로 왕좌에 올랐으나 이제 쫓겨날 운명에 처한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서 Jones는 오래 전부터, 숲 속 모처의 바위 밑에 먹을 것을 숨겨 놓고, Martinque로 갈 수 있는 프랑스제 무기 선적용 보우트도 이미 마련해 놓았다. 비록 Jones가 어두운 숲속으로 도주는 하고 있지만 그는 자신만만하고 걸음걸이에는 사뭇 의시대는 기미까지 드러나 보이고 있다.

 Jones가 숲속으로 도망을 가는 것은 융의 표현을 빌리자면, 집단 무의식의 태고 원형인 자궁(womb)으로의 회귀 심리임(Neuman, p.44)을 보여 주고 있다. 이 극에서 주요한 상징으로 나타나는 Jones의 이러한 퇴행은 자아가 붕괴되고 있음을 나타내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Jones를 추적하면서 원주민들이 두들기는 북소리는 처음에는 정상 인간의 맥박과 같은 리듬으로 시작되어 극이 전개 되어 감에 따라 더욱 빠르고 크게 울린다.

 Jones의 자아 붕괴 시작은 그가 감추어 두었던 먹을 것이을 찾지 못하게 되었을 때인 이 극의 중간 부분부터 이다.


  Is I lost de place? Must have!

  But how dat happen when I was followin' de trail across de plain in broad daylight?...    Nigger is you gone crazy mad?(Complete Plays, 1045)


 불안해 하고 있는 그에게 형체를 알 수 없는 환영이 나타나 그를 더욱 불안케 한다. 이제는 그가 원주민들에게 마법을 보여 권력을 쟁취했던 비장의 무기인 권총과 은제 총알이 Jones의 유일한 위안물이다. 그는 권총을 발사하여 환영을 물리친다.

 3장과 4장에서 Jones는 자신이 감옥을 탈출할 당시의 간수와 Jeff의 환영이 다시 나타나 그의 심리상태는 더욱 불안해 진다. 배고픔과 두려움으로 인해 나타나는 이런 환영들은 Jones가 개인 무의식으로 퇴행하고 잇음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Jones는 이제 두려움에 사로잡혀 현실과 환상을 구별 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다시 마지막 의존물인 권총을 꺼내어 발사한다. 그 순간 Jones는 침례 교회 다닐 당시의 욕심 없던 자신의 모습을 회상 한다. 그러나 물욕에 어두워 버린 현재의 자기를 변명하는데 급급해 한다.

  It don't git me nothin' to do missionary work for de Baptist church. I'se after de coin, an' I lays my Jesus on de shelf for de shelf for de time bein'.(Complete Plays, p.1055)


  쫓기는 과정에서 Jones는 더욱 기진맥진하고 배고픔에 시달리게 된다. 어두운 숲속에서 길을 잃은 Jones는 지금까지 헤매왔던 길를 되돌아 간다. 그는 처음의 개인 무의식속에 나타났던 간수와 Jeff에 대한 생각으로 다시 빠져 들어 간다. 그리고 그는 집단 무의식의 태고 원형인 자궁으로 회귀한다.

  노예 시장에서 자신이 경매 되던 순간을 회상하던 그는 환영으로 나타난 농장 소유자들과 경매자들을 향해 권총을 한번 발사 한다. 숲속에 갇힌 그는 이제 지칠대로 지쳐 땅바닥을 기다시피한다. 달빛이 어두운 숲속으로 비춰 들어 온다. Jones의 선조를 암시하는 아프리카 흑인들이 말없이 무리지어 있는데 이것 역시 그이 환상이다. 노예선에 실려 바다를 건너던 시절을 연상 시키는 그들의 노래 소리가 원시 율동에 맞춰 점차 커져 간다. 개인의 무의식과 집단 무의식이 혼합되어 Jones의 머리는 혼란 스러워 진다. Jones를 추적하는 원주민들의 북소리가 점점 더 크게 울려 온다.

  선조들이 율동에 맞춰 부르는 노래 소리와 그를 뒤쫓는 원주민들의 북소리가 혼합되어 그의 머리를 혼란 시키자 자신도 모르게 Jones는 숲속의 돌계단 앞에 무릎을 꿇는다. 오니일은 바로 이 장면에서 인간의 정신 가장 깊숙한 곳에 내재한 무의식 속의 xi고 원형인 신화에 까지 Jones를 퇴행 시키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콩고 주술사가 등장 하는데 그는 주술과 영창으로 Jones를 혼란 시킨다. 주술사의 영혼이 Jones에게로 투입되어 그는 융이 말하는 “마법에의 참여”(participation mystique)(Neuman, p.175)라는 원시상태에 빠진다.

  마법에 참여 하는 상태란 주관과 객관의 구별이 불가능한상태에 빠지는 것을 말하며, 외부에서 발생하는 일이 개인의 내부에서도 동시에  발생하는 상태를 말한다. 주술자가 강둑에서 주술을 외우자 커다란 악어가 머리를 쳐들고 나타난다. 집단 무의식의 태고 원형 중의 하나인 악어는 인간의 심리 상태가 침울하고 불안한 상황임을 암시하는 상징물이다. 다시말해 악어는 고뇌와 공포, 위험에 대한 불안, 악마를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Jones가 악어와 싸우는 것은 무의식 세계로 퇴행하려는 자아와의 투쟁이다. Neuman은 “인류의 삶은 무의식의 유혹과 대항하는 싸움이다.”(Neuman, p.280)라고 말했는데 Jones의 의식과 자아가 나약한 상태에 이르게 되자 그의 욕구는 퇴행하여 무의식 상태로 회귀하려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나약해지면 조상대대로 내려 오는 옛 것에 의존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심리 상태가 하강 곡선을 그리는 Jones의 경우도 마찬가지 이다. Jones는 최후의 보신물인 권총에 의존 한다. 은제 총알로 악어를 쏘아 죽임으로써 그는 원시의 제식을 행한다. 어두운 숲속을 헤매는 Jones는 심리 상태가 가장 밑마닥까지 내려가서 자신의 객관적 심리상태와 접할 수가 없게 된다. 결국 그는 원주민들을 이용하면서 자신을 파괴하는 악을 행하다가, Jones 자신이 은제 총알로 악어를 죽였듯이 그도 원주민들의 총알에 죽어 간다.

                               IV 

 

본 논문은 오니일의 비극관 형성에 니이체의 철학과 그리스 비극이 끼친 영향을 연구하였다. 그와 병행해서 오니일의 극이 융을 비롯한 심리분석학자들의 이론에 근거하여 연구가 가능한가도 고찰했다.

 이 논문에서 첫 번째로는 위대한 비극은 그리스 비극 같은 작품이어야 한다며 오니일 자신 역시 그리스 비극 플롯에 현대적 이야기를 가미하여 Mourning Becomes Electra를 쓸 정도로 심취한 그리스 비극적 요소 탐구이다. 그리스 비극에 나타나는 아폴론과 디오니서스적 속성, 가면, 코러스, 그리스 무대 효과등이 오니일극 특히, The Great God Brown에 어떻게 구현 되었나를 분석해 봤다. 동시에 같은 작품으로 니이체의 영향이 탐구도 시도 해봤다. 니이체의 철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세가지 유형, 영겁회귀, 힘의 의지, 가치의 변혁, 초인 사상 등이다.

  The Great God Brown에서 오니일은 디오니서스로 대표 되는 Dion Anthony가 현실과 유리된 이상주의 추구로 몰락하는 과정과 아폴로적인 인간으로 대표되는 William A. Brown 역시 파멸하는 모습을 극화 시켰다. 이 두 인물이 디오니서스와 아폴로의 양면의 조화를 이울 때만이 현실을 슬기롭게 살아 갈 수 있음을 오니일은 이 극에서 암시하고 있다. 또한  이 극에서 오니일은 니이체가 주장하는 이상적 여성상 구현에 실패하는 Margaret을 등장 시켰다. 반면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Earth mother인 Cybele을 연상 시키는 Cybel을 통해서 이 두 사람들이 안식처를 구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니체가 주장하는 이상적인 여성상이란 <전사의 아내>는 Maragret이기 보다는 Cybel임을 오니일은 이 극에서 보여 주고자 한 것이다.

 두 번째로는 융의 심리 분석학적인 입장에서 오니일의 두 극, Beyond the Horizon

The Emperor Jones을 고찰해 보았다.

  융은 “환자를 치료하는데 있어서 정신과 의사들은 환자의 내부 깊숙히 자리잡고 있는 무의식적인 원인을 발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그는 계속해서 “환자의 정신 질환 원인을 발견하는데 있어서, 환자가 꾸는 <꿈>의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무의식의 분석, p.49) 이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무의식 세계까지 깊게 파고 들어가 개인적, 인종적 집단 무의식, 심지어는 신화의 세계에 까지 거슬러 올라 가야 한다는 게 융의 주장이다. 이를 토대로 The Emperor Jones에서 Jones의 심리적 퇴행 과정을 분석하였다.  

  인간들에게는 사회를 편리하게 살아 가는데 기능 콤플렉스, 다시말해 페르소나(persona)(무의식의 분석, p.45)가 필요하다고 융은 말하고 있다. 그리스 극에서는 가면에 해당되는 이 말은 The Great God Brown에서도 적용 될 수 있는 말인데 이 점에서 오니일의 그리스적 요소와 심리 분석학적 해석이 겹쳐, 오니일은 자신이 심리 분석학자들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융은 심리분석 과정에서 인간의 유형을 분류해 놓았는데 이를 근거로 Beyond the Hirizon에서 동생 Robert는 내향적, 감성적 인간으로, 형 Andrew는 외향적, 사고적 인물로, 접근 고찰 하여 보았다.

   

  

                    Bibli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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