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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댈러웨이 부인

김영관 2011. 3. 8. 22:04

 

 

 버지니아 울프는 1882년 런던에서 켄싱턴에서 출생하였다. 당시 유명한 문예 비평가이며

철학자로서  콘힐 매거지의 편집자인 아버지의 두 번째 결혼에서 태어난 2남2녀 중의

차녀였다. 양친으로부터 문학적 소질을 이어받은 울프는 몸이 쇠약하여 신경쇠약 증세가

있어 양친과 남편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와병과 요양의 생활을 계속하였다. 그 와중에도

울프는 소설쓰기를 게을리하지않아 출항, 제이콥의 방, 댈러웨이 부인, 등대, 울란도,

파도, 플러시, 회고록, 로저 프라이 등을 발표하였다.

환청과 정신분열에 대한 공포감 등으로 59살에 우즈 강에서 자살하였다.

그녀의 작품에서는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당시 사조에는 혁기적인 기법이

등용되어 현대성을 주목받았다. 

 

댈러웨이 부인은 귀족과 왕족들과의 파티를 주최하는 그날  하루의 그들을 그린

소설이다. 초록색 옷을 입은 우아하고 날씬하고 어여쁜 그녀가 소녀시절부터 오래

사귄 피터웰슈가 그녀를 방문하였다. 피트는 클레리사가 리처드와 결혼하자 마음의

상처를 입고 인도로 가버가버렸다. 그 이후  쉴새없이 여자와 염문을 퍼뜨리고

마음대로 살다가 24살의 두 아이를 가진 여자와 연인 사이가 되자  영국으로 잠시 피신

해있는 중이었다. 그는  댈러웨이의 부인이 된 클레리사를 방문하고 그녀의 파티에

초대받아 참석하는데  피터는 결국 자신이 사랑하는 것은 댈러웨이 부인이고

그녀와의 사랑을 이루지못해  자신이 평생 방랑한 것을 깨닫는다.

 

댈러웨이 부인은 성실하고 계급이 높은 리처드와 결혼하여 딸 엘리자베스를 낳고

귀족들과의 평온한 교제 속에 적당히 권태롭지만 지성미를 갖추고 더 나은 곳을

향하여 일상을 소비하는 영국의 하이 클라스들의 생활상이 잘 나타나있다.

전쟁에서 동료의 죽음을 경험한 뒤 신경분열을 앓다가 창에서 뛰어내린 셉티머스,

그를 치료한다면서 그의 마음의 분열의 본질을  이해하지않고 자기 생각대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다 자살하게만든 의사가 있다. 처세와 자기 가림에 능란하여

명의로서 명성을 날리나 정중함 뒤에 인간성을 멸시하는 사악함을 지닌 정신과

의사에 대한 냉철한 조소가 그려져있다. 못생기고 가난하지만 역사에는 뛰어난 실력으로

엘리자베스를 가르치면서 우아하고 부유한 댈러웨이 부인의 계급을 경멸하면서도 가슴

깊은 곳에서  그녀의 날씬한 몸이나 부와 이쁜 옷들에 대한 열등감을 버리지못하는

독일여자 킬먼을 바라보는 연민에 찬 묘사 등,. 그들에 대한 관찰과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필체가 뛰어나다.

 

클레리사가 리처드를 선택함으로 오랫동안 만나지못했으나  댈러웨이 부인과  피터는

청년시절 그 당시에 서로 각인 되었던 우정과 사랑을 잊지못하고 이었다. 이처럼 만나자

서로  그 당시를 회상하지만 내내  서로 엇갈리기만 했던 기억들과 그에 대한 안타까움에

회상은 옛날로 달려간다. 남편 리처드는 아내를 사랑하던 피터가 런던에 나타났다는 소식에

옛남자가 사랑하던 그 클래리사인 자기의 아내에게 사랑을 고백하려고 몇 번씩

다짐하며 선물을 골랐다. 그러나  옛날 자신이 선물한 팔찌를 한번도 차지않는 클래리사의

냉정함이 떠올라 장미  꽃다발을 사들고가나 파티 준비에 들떠있는 아내를 보자 결국은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오후의 휴식을 취하기 위해 베개를 들고오는 리처드 등의 모습이 수채화처럼

은은하고 다정하게, 흘러가는 지난 의식의 흐름을 따라서 조그만 물줄기들이 모여 강으로 흘러가듯이

그날 저녁에 벌어지는 파티의 장소와 만남으로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사랑하던 사람을 몇 십년 뒤에 나이들어 만난다는, 온갖 정열이나 꿈이나

힘조차 쇠진한 뒤에 서로 만나서 웃음기가 어릴듯 말듯한 눈길이 마주 칠때

그 순간 그 긴 세월의 서로의 부재에 대해 그 기간에 일어났던 온갖 사연들에

대해 한순간에 서로를 읽어낼 때에 그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어도 충분히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가슴이 닳기만하고 이루어지지않았던 사랑이 더욱 아름다운 것을 아닐까.

노년에는 사라지지않은 그 사랑에 감사하며 가끔 그 사랑을 꺼내어 어루만지며

기억하며 소진해가는 마지막 불길을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며 그를 위해, 그녀를

위해, 그 분에게 조용히 기도하며  여위워가는 햇살 속에서 늦가을의 낙엽 진

길을 걸어간다면.

출처 : 나의 살던 고향
글쓴이 : 고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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