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관
2005. 7. 22. 05:43

감나무집엔 내 유년 시절의 그리움이
감나무보다 더 큰 키로 자라나
마당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지난날 우물가에서
감꽃을 줍던 어린 그녀를 향해
쪽지에 적어 담장 너머로 날려 보내던
내 어린 사랑은 여전히 푸르고
가슴은 그 날들처럼 뛰어 왔나니
이루어지지 못한 애틋함으로
마당에 내려선 감나무 잎사귀처럼
아름다운 빛깔에 내 어린 날의 사랑이여
주인이 이미 떠난 지 오랜 집마당에
내 어릴 적 뿌리 두었던 그리움들이
무성한 잡풀보다 푸르게 자라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