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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
김영관
2005. 10. 12. 07:04
내 가슴에 상처를 그슷는 이여
며칠간의 아픔을 베고 누웠다가
이제는 그대를 미워하지 않기로 합니다
나는 무관심의 지팡이를 짚고 일어섭니다
알고보면 모든 것들이
관심의 화분에 피어난 풀잎들 같은 것
그대가 내게 긋고간 상처도
그대를 향한 나의 미움도
어쩌면 날카롭게 날이 선 독풀 같은 것
그들로 하여
내 소중했던 관심의 화분 속
곱던 꽃들이 모두 지고난 지금
나는 관심의 화분을 깨어버리고
무관심의 지팡이를 짚고
아픔을 툭툭 털고 일어섭니다
깨어져나간 화분 밖으로
미움과 사랑, 기대와 실망
그리고 한 때는 나를 감쌌던 애틋함 마저
흰 뿌리를 보이며 튀어나옵니다
내 가슴에 깊은 상처를 그슷는 이여
나는 한발짝 물러 서서 바라봅니다
상처를 주고 받는 일 모두
관심이란 화분 속의 풀잎들 같은 것
이제 나는 깨어진 화분을 밟고
걸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