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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장도와 고구마

김영관 2005. 11. 13. 09:26
 내 비록 시골에서 농사짓는 노파이긴 하지만, 뼈대 있는 집안 후손. 시집 올 때 내 몸 위급한 순간에 쓰라며 친정 어머니가 내게 건네 주신 은장도. 드디어 이 은장도가 피울음 울기 시작한다.
 요즈음 배운 놈들 외래어 남발하는 통에 내 비록 알아 들을 수 없지만 그게 그렇게 복잡한 이야기 같지가 않다.
 도둑놈 한 놈 잡아 끌어 올리면 고구마 엉켜 나오듯 줄줄이 여럿 걸려 나오는데...나 오늘부터 나라 구하는 마음으로, 고구마를 캐면서... 이 놈들 모두 도둑놈들 하면서...가슴속에서 울고 있는 은장도를 끄집어 내어..비장한 마음으로 고구마의 심장을 모조리 도려 내면...이 나라 죄짓는 놈들 모조리 고구마로 생각하고 줄기 잡아 다녀서 거기에 붙어 따라 나오는 고구마들을 이 은장도로 모조리 그 가슴을 찔러...내가 태어나 살아 온 사랑스런 이 조국에 대한 우국 충정으로...나라 어려울 때 몸 바치신 안중근 유관순 같은 우국지사의 결연함으로...이 은장도로 부정 부패의 늪으로부터 나라를 구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