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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내가 있기 까지는

김영관 2005. 11. 24. 07:51

  수능 시험장에 들어서는 내게 어머님께서는, " 애야, 젖 먹던 힘까지 다해서 시험을 치러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정작 1교시 시험이 시작되자 나를 위해 온 정성을 다하신 어머님을 위해서라도 수능 시험을 잘 치러야겠다는 생각에 젖 먹던 힘까지를 다 하려고 어머님 젖 먹던 기억을 떠올리려는데... 도대체 그 기억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초원의 꿈을 그리며 사육장에 서 있는 젖소가 나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이며 "내 아이들아, 수험 잘 치러야 한다"라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곰소항에 가서 어머니께서 손수 사 오셔서 맛있게 만들어 주신 젓갈 생각만 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어머님 젖 먹던 기억보다는 젖소의 분유와 곰소 젓갈 생각을 하며 열심히 수능 시험을 치르고 나왔는데... 그런대로 실수는 별로 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입니다.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의 모든 공은 아마도 어머님 젖보다는 젖소와 곰소항의 젓갈 때문인 것 같아서 다시 한번 더 그들에게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