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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바닷가에서

김영관 2005. 11. 28. 10:02


바다는 천의 얼굴과 
크고 따사로운 가슴 하나를 지니고 있습니다

늘 그 자리에 그대로인 듯 싶으면서도
해마다, 계절마다, 시간마다, 

같은 시간, 같은 사람에게도 

다른 얼굴 표정을 지어 보입니다

청운의 꿈을 지닌 이에게는 
자신의 큰 가슴을 열어 
무한한 가능성의 수평선을 보여 줍니다.

사랑의 환희에 찬 연인들께는 
출렁임으로 축복의 몸짓을 해 보입니다.

이별의 아픔으로 철 지난 바다를 찾은 이에게는 
퍼렇게 멍든 자신의 가슴을 열어 보이며
참고 인내하라 위로합니다

바다가 천의 얼굴과 
크고 따사로운 가슴 하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바다와 대화를 해 본 사람만이 알 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