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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천생연분

김영관 2006. 1. 19. 11:12

  

 

 

 

  아버님께서는 제게 늘 매사에 임할 때는 침착과 신중을 기하라 하셨습니다. 오죽 그걸 강조하고 싶으셨으면  제 이름에  까지 넣어 주셨겠습니까? 아버님의 깊은 뜻을 받들며 지금까지 불초 소생은 경솔함으로 인해 야기되는 탈일랑은 아예 없는 편으로 오늘까지 잘 지내 오는 편입니다. 
   아버님의 귀한 아들인 제가 어느덧 장성하여 장가들 나이가 되었으면서도 신중에 신중을 기하다가 오늘은 모처럼 커피 숍에 나와 아리따운 아가씨와 맛선을 보는 중입니다. 
 제 이름에 성까지를 붙여 " 임 신중"이라고 했더니, 글세, 그 여인은 자기 성씨와 이름이  "오 개월"이라는 것 아니겠어요? 순간 이 여인의 이름만으로도 어쩌면 내 천생연분 배필감이라는 생각이 들어 잠깐 화장실에 간다며 밖으로 나와 아버님께 긴급히 전화 보고를 올리는 겁니다. 아버님, 오늘 이 여인과 사귀어도 지금까지의 제 신중함에 결코 흠이 가는 것은 아닐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