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시가 시인의 손을 떠나면
김영관
2006. 1. 26. 13:47
어떤 원로 시인께서 한 대학을 방문 한 적이 있었답니다. 그분이 어느 강의실을 지나는데 어디서 많이 들어본 시를 강의하고 있는 겁니다. 발을 멈추고 들어 봤더니 바로 원로 시인인 자신의 시를 강의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교수가 자신의 창작 의도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시가 시인의 손을 떠나면 그건 이미 내 것이 아니로구나....."
그 원로시인께서는 그렇게 탄식 했더랍니다.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간파한 평론이 있는가 하면 그와 정반대인 평론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작품 속에는 작가도 모르는 함축된 의미가 얼마든지 발견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한용운님의 '님의 침묵'에서 의미하는 '님'은 실제로 백담사에 기거한 바 있던 어느 보살을 근거로 쓴 시라고, 한 전기 작가는 밝히고 있지만 그보다 훨씬 차원 높은 여러 의미의 '님'을 우리는 이미 그 글에서 만나고 있지요.
한가지 예를 더 들어보면, 어떤 작가가 해변을 걷고 있는 여인을 묘사하다가 과거 작가의 머리 속에 하얀 모자 쓴 여인이 인상 깊게 남아, 작품 속에 그 기억을 되살려 흰 모자 여인을 등장시킨 바 있었는데, 어느 평론가가 그 작품을 평하는 가운데 로렌스의 <아들과 연인>에서 흰색은 여주인공 미리엄을 연상시킨다며, 흰색은 순수와 불모를 상징하는데 이 여인의 흰 모자는 바로 그것과 일맥 상통한다고 말을 하더랍니다. 작가는 그냥 미소만 지을 뿐 할 말이 없었지요. 이미 그 작품은 자신의 손을 떠났고 작품의 평은 독자와 평론가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그 모자는 보는 이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의미를 내포할 수 있으니까요.
작가가 자기 작품을 설명하려고 한다든가 사족을 달려고 한다면 자신의 작품을 오히려 훼손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작가는 자신의 손을 떠난 작품으로부터 한 발짝 물러서서 조용히 바라보는 자세가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시가 시인의 손을 떠나면 그건 이미 내 것이 아니로구나....."
그 원로시인께서는 그렇게 탄식 했더랍니다.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간파한 평론이 있는가 하면 그와 정반대인 평론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작품 속에는 작가도 모르는 함축된 의미가 얼마든지 발견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한용운님의 '님의 침묵'에서 의미하는 '님'은 실제로 백담사에 기거한 바 있던 어느 보살을 근거로 쓴 시라고, 한 전기 작가는 밝히고 있지만 그보다 훨씬 차원 높은 여러 의미의 '님'을 우리는 이미 그 글에서 만나고 있지요.
한가지 예를 더 들어보면, 어떤 작가가 해변을 걷고 있는 여인을 묘사하다가 과거 작가의 머리 속에 하얀 모자 쓴 여인이 인상 깊게 남아, 작품 속에 그 기억을 되살려 흰 모자 여인을 등장시킨 바 있었는데, 어느 평론가가 그 작품을 평하는 가운데 로렌스의 <아들과 연인>에서 흰색은 여주인공 미리엄을 연상시킨다며, 흰색은 순수와 불모를 상징하는데 이 여인의 흰 모자는 바로 그것과 일맥 상통한다고 말을 하더랍니다. 작가는 그냥 미소만 지을 뿐 할 말이 없었지요. 이미 그 작품은 자신의 손을 떠났고 작품의 평은 독자와 평론가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그 모자는 보는 이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의미를 내포할 수 있으니까요.
작가가 자기 작품을 설명하려고 한다든가 사족을 달려고 한다면 자신의 작품을 오히려 훼손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작가는 자신의 손을 떠난 작품으로부터 한 발짝 물러서서 조용히 바라보는 자세가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