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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네
김영관
2006. 3. 3. 10:01
수줍음 많던 처녀 시절
용기 내어 그네를 타던 기억이
오늘따라 왜 이리 생생한지 모르겠구나
체중 중심을 앞으로 실어
힘껏 차 오르다 보면
나는 어느새
창공을 비상하는
한 마리 새가 되곤 했지 뭐냐
어젯밤 꿈속에서
네 아버지가 보이더라
지친 몸 그네 위에
잠시 쉬고 있는 내게
살며시 다가와
깃털 보다 가벼워진
내 육신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한참을 바라보더니만
뒤에서 밀어 줄테니
마음껏 하늘을 날아 보라 하시더라
그네를 타고
이승과 저승 사이를 넘나드는
이 어미의 기분을
넌 이해할 수 있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