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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칠 맛나는 우리말
김영관
2006. 3. 6. 08:45
주어 다음에 곧바로 동사가 따라 와서 처음 몇 마디만 들어도 어떤 행위의 실행 여부를 금방 알 수 있는 영어와는 달리, 우리말은 동사가 제일 끝 부분에 오기 때문에 상대의 말을 다 들어보지 않고는 그의 의도가 실행되었는지 여부를 알 수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일찌기 우리 선조들은 남의 이야기를 인내심 있게 끝까지 들어주는 미덕을 터득하지 않았나 싶다.
가령
"비 온 다음이어서 인지 오늘 날씨가 아주 청명하여,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서 백양사를 거쳐 내장산 고갯길을 내려가는 드라이브를 하며 신록의 아름다운 전경을 마음껏 구경해 볼 의향이 없는지를 물어 보려다가... 그만 두었다." 라고 한다면 앞에 말 모두가 화자의 희망 사항이었을 뿐이지 실재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반면에 영어에서는 " I wanted...라든가, I didn't..."로 말이 시작되면 벌써 상대는 화자가 실행하지 못한 일을 지금 말하고 있다는 것을 간파할 수 있다. 다만 무슨 일을 하려고 했던가에 대한 정보만을 듣지 못한 채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바쁜 사람들은 화자의 이야기 앞부분만 듣고 자리를 일어서게 된다. 끝까지 들어야 그 결과를 알 수 있는 우리 말이야말로 참으로 감칠 맛나는 언어가 아닌가 싶다.
가령
"비 온 다음이어서 인지 오늘 날씨가 아주 청명하여,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서 백양사를 거쳐 내장산 고갯길을 내려가는 드라이브를 하며 신록의 아름다운 전경을 마음껏 구경해 볼 의향이 없는지를 물어 보려다가... 그만 두었다." 라고 한다면 앞에 말 모두가 화자의 희망 사항이었을 뿐이지 실재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반면에 영어에서는 " I wanted...라든가, I didn't..."로 말이 시작되면 벌써 상대는 화자가 실행하지 못한 일을 지금 말하고 있다는 것을 간파할 수 있다. 다만 무슨 일을 하려고 했던가에 대한 정보만을 듣지 못한 채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바쁜 사람들은 화자의 이야기 앞부분만 듣고 자리를 일어서게 된다. 끝까지 들어야 그 결과를 알 수 있는 우리 말이야말로 참으로 감칠 맛나는 언어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