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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앞에서

김영관 2006. 6. 1. 07:14
   사랑은 자신의 생애에 오직 한번만 타오르는 불꽃이라며 그 숭고한 불꽃을 태울 백마 탄 기사가 어딘가에서 자신을 애타게 찾을 것을 생각하며 6월 첫날인 오늘도 그녀는 습관처럼 성냥통을 들고 방안을 서성거린다.
  설령 그녀가 택한 선택이 잘못 되었다 할지라도 결코 후회하지 않을 각오라며 훨훨 탄 불꽃으로 타고 남은 재가, 그래도 태워 보지도 못한 불보다는 더 값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그녀는 오늘도 그 불꽃을 태우기 위한 마음 각오를 단단히 한다.
  백마 탄 기사라는 환상으로 만날 그가 정작 노새 탄, 배 불뚝한, 그리고 이마가 약간 벗겨진, 실망으로 다가 올지라도 결코 후회하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오늘도 그녀는 거울 앞에서 얼굴을 매만지고 외출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