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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연의 <꽃잎이 지기 전에>

김영관 2006. 6. 1. 11:03
  여류 소설가 한승연씨가  심혈을 기우려 엮어낸 여성국극단과 임춘앵, 그리고 김진진에 관한 실명 소설, <꽃이 지기 전에>가 출간되어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든 사람들은 여성들만으로 구성된 국극단의 창시자 임춘앵과  그녀의 여 조카가 이끈 <진경 국극단>의 김진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해방 이후 전통 판소리 가락이 대중들 앞에 선을 보이긴 했지만, 남성들만으로 구성된 예인들이 무대에 딱딱하게 굳어 선 채 진행되어 관람객들이 지루해 하는 분위기 였다. 
  이때 혜성처럼 나타나서 여성들만의 국극단을 창단한 사람이 바로 임춘앵이다. 그 당시는 지금과 달리 영화나 티뷔가 없어 볼거리가 별로 없었던 시절이었다. 바로 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딱딱한 분위기의 판소리보다는, 부드럽고 섬세한 여성들이 역사에 바탕을 둔 이야기를 극으로 만들어 그들이 남 주인공 역과 여 주인공 역을 맡아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춤과 노래, 창, 그리고 대사로 이끌어 관객들을 사로 잡는다.
  소리의 고장 남도 함평에서 태어나 서울로 올라와 창과 춤을 배운 임춘앵은 집안 모두가 예기를 타고난 가문 태생이다. 그녀의 어머니는 자녀들의 재능을 더욱 키워 주기 위해 남편을 고향에 남겨 둔 채, 임춘앵과 다른 자녀들 (훗날의 진진 어머니만을 예외로 하고)을 데리고 상경한다. 어머니의 노력으로 임춘앵은 춤과 소리에 남다른 재능을 보인다. 그녀는 자신의 국극단을 창단하여 단원들을 혹독하게 훈련을 시킨다. 그녀는 자신의 극단에 언니의 동생인, 그러니까 자신의 친 여 조카인 김진진과 그 밑으로 두 여동생들을 자신의 극단에 끌어 들인다.
  이들이 가는 곳마다 공연은 성공을 거두지만, 임춘앵은 유부남과의 결혼으로, 그리고 남편의 성실치 못한 삶 때문에, 가정적으로는 불행한 여자였다. 자연히 그녀는 자신이 이끄는 국극단에 소홀할 수 밖에 없게 되고, 설상 가상으로 임춘앵 국극단에 핵심멤버라 할 수 있는 김진진과 나머지 두 자매는 자신들에 대한 이모의 처우에 대한 불만스러움으로 극단을 뛰쳐 나와 자신의 국극단을 창단하게 된다. 
  임춘앵이 지는 해라면 이들은 뜨는 별이라 할 수가 있었다. 임춘앵이 결국 자신의 가정도, 국극단도 파탄이 난 후, 김진진은 과거의 아픔을 잊고 이모 임춘앵을 위해 학원을 차려 준다. 임춘앵은 김진진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학원을 경영하다 어느날 갑자기 뇌출혈로 세상을 마감한다. 김진진은 한때 바람을 피워 그녀 자존심을 상하게 헸지만 말년에는 매우 가정적인었던 남편과 사별하고 지금은 아파트에서 말년을 보내고 있다. 그녀는 항상 우리 전통 가락과 여성 국극단이 다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그 회복을 위해 남은 여생을 바칠 각오로 살고 있다.
  여류 소설가 한승연은 김진진의 취재를 하는 인물로 등장하여 임춘앵과 김진진에 관한 방대한 자료들을 모아 이들이 삶과 여성 국극단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고 앞으로 여성 국극단의 미래를 전망해보고 있다. 과거 임춘앵과 김진진이 등장해서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여성 국극단의 전모를 알아 보려면 한승연의 <꽃잎은 지고>를 한번 필독해보기를 독자 여러분께 권하는 바이다.
 
                           -<꽃잎은 지고> (한승연 작, 한누리 미디어) 정가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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