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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에 잠긴 철새

김영관 2006. 8. 26. 07:03
  아가야! 사람들이 머리 미련한 인간을 가리켜 뭐라고 하는지 아느냐? 조두(鳥頭)라고들 하는데... 우둔한 사람을 가리켜 새 머리 같다 이런 거지... 그런데 아가야.. 인간들이 우리 새들에 대해 몰라도 한참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네가 둥지 밖 세상 구경을 위해 첫 나들이 비상을 준비할 무렵...내가 얼마나 매몰차게 하루에 한끼니만 먹이를 주며 너 혼자 날기를 배우도록 했는지... 그 얼마나 혹독하게 생존 경쟁에 살아 남기 교육을 시키더냐? 지금 인간들을 보면... 자기 새끼 사랑에 눈이 너무 어두워.....돈들여 대학.. 대학원까지 가르치고 그것도 부족해서.. 결혼 후 분가 시켜 주면서 키를 몇 개씩 해주는 꼬락서니라니... 우리보다 훨씬 못한 주제에 우릴 빗대어 조두라고 하면 말이나 되겠니? 그뿐인지 아니? 철 바뀌면 다음 살 곳을 향해 떠나야 하는 고민으로 내가 얼마나 자주 나뭇가지 위에 앉아서... 지는 해를 바라보며 골똘하게 생각에 잠기는지 너는 알고 있지? 무리 지어 날아가는 중에 행여 가족 중 그 어느 하나라도 낙오 없도록... 선두에는 누구를 세우고, 양쪽 날개는 또 누구에게 맡길 것이며...제일 뒤에 날아가며 행여 해찰 하는 식구가 없는지 감시케 할 직책은 누가 맡아야 할 것인지...그 모든 근심 걱정으로 내가 밤잠을 설쳐가며 노심초사 하는 줄을 인간들은 왜 모르는지..인간들이 우리를 바보 취급하는 걸보면... 너 참 우습지 않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