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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참 좁더라

김영관 2006. 9. 14. 07:40

 

고향 읍내 군청 다니며
시골 처녀들 눈물깨나 흘리게 하던
도시 총각 한주사

그 사람 자취방 찾아다니다 
멍든 고향 누나들
그녀들 눈물은 곧 내 아픔이라
시골 여인들 만만하게 보는
네 놈 가만 안 두겠다고 
마음으로만 별렀는데....

세상 참 좁더라 
기막히게 재미있더라

우연히도 미국에 이민 가서 살고 있는
한 주사를 만났는데...

한참 세월 흐른 뒤 만난 사이라
서로의 기억 더듬는 이야기 나누다가
우리가 구면이라는 걸 알게 되었네

조그만 세탁소 차려 놓고
딸 여섯 키우느라 폭삭 늙어 버린 한주사

한때는 팔 할을 바람으로
내 고향 누나들 울리더니 
지금은 
딸들 바람기 때문에
마음 고생 많아서인지
이미 중늙은이 되어
동쪽 나라 살고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