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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그날까지
한승연
눈을 뜬 아침 한 겹 속옷으로도 남아 있지 않은 가엾은 맨살의 비늘들이 아침이면 다시 살아 햇살 속으로 스미어 하루의 문을 연다 어디를 지쳐 돌아왔을까? 그 비늘 흩날리는 내 살점들의 아픈 소리
이제는 다 가고 없는 빈 뜨락 멀리서 아스라이 그 언젠가 들어보던 숲 울창하던 여름, 그 새들의 노랫소리 들리는 듯 흩날리는 바람이 그리움처럼 맴돌고
아침햇살 속에서도 타관처럼 썰렁한 가슴은 결코 내 삶의 방관자가 될 수 없다는 가물한 눈빛으로 아득할 뿐인 길을 찾아 오늘도 출렁이며, 출렁이며 펄럭인다 <등신불 수화>(2005 한 누리 미디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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