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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 섣달과 채송화^^^

김영관 2006. 12. 3. 09:04

 

 

 

 

  TV 사극에서 주인공들로 하여금 팔목에 시계를 차게 한다거나 청바지를 입혀 등장시켜 제작진들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사극을 현대적 감각으로 감상케 하려는 매우 의도적인 경우들이 있다. 그렇지만 제작진들이나 출연자들의 실수로 인해 그런 장면이 화면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서 가끔씩 드라마의 "옥에 티"라는 프로로 방영되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가령 이도령이 춘향을 만나러 남원을 내려가는 산길에 '산불 조심'이라는 팻말이라든가, 전봇대 화면이 스치면, 그리고 등장 인물들은 제법 늦가을 분위기에서 열심히 연기를 하는데 방안에 걸려 있는 달력은 한참 더운 시기인 8월이라든가, 중종 임금 시절 눈이 몹시 내리는 섣달 스무 열흘, 어느 바른 말 하던 충신이 임금으로부터 사약을 받고 죽는다는 내레이션과는 달리 어울리지 않게 마당에는 채송화와 봉선화가 만발한 장면이 화면 한쪽에 드러나 보인다.
  이런 경우들은 특히 TV 일일 연속극이나 주말 연속극에서 우리가 종종 발견하는데 제작진들이 어느 한편의 드라마를 선보이기 위해 몇 년에 걸쳐 철저한 준비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방영 바로 직전 촬영하다 보니 극작가가 의도하는 계절과 상관없이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다. 적어도 연속극을 방영하기 전 제작진들에게 단 일년의 시간만을 주어도 이런 우스꽝스러운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