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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깊게 빠지다 보면

김영관 2006. 12. 7. 08:56

 

 

 

  한편의 극 속에는 도입부과 상승부, 정점, 하강부, 위기와 결말이 있고, 도입부에서 상승부로 옮겨 갈 때는 유발점이라는 게 있어서 관객들의 흥미를 촉발 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게 프레이타그의 주장이다. 그는 주로 세익스피어 극에 이 이론을 적용해 보니 너무도 잘 들어 맞더라는 것이다. 
  극에서의 상승과 하강 국면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며 눈을 지그시 감고 앉아 있던 내게 광주 근교에 살고 있는 동료 문인으로 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오늘 11시에 광주에 올라갔다가 5시에 내려가는 중이라며 그냥 내려가기 미안해서 안부 전화만이라도 올린다는 것이다. 
  반갑고 고마운 마음을 표시한답시고 나는 그녀에게 "참으로 힘이 좋으십니다. 11시에 올라오셔서 5시에 내려가신다니... 무려 6시간이나 올라와 계셨다니... 아직도 청춘인가 봅니다"라고 했다.내가 극에 너무 빠진 나머지 세상사 모든 일을 상승과 하강 국면, 다시 말해 오르고 내려가는 일에만 너무 몰두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