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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랑으로 남기 위해서는

김영관 2006. 12. 10. 09:04

 

 

 

  화장실 안에서 죽도록 얻어 터졌거나, 사정 사정 용서를 빈 사람이 화장실 밖으로 나와서는 오히려 자기가 손 좀 봐줬노라고 큰 소리 치는 경우들이 있더라구요. 처음에 그 말이 별로 실감 나지 않았는데, 요즈음 남녀간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그 이후의 행태들을 목격하면서 그게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같은 과 커풀로 시샘 나게 둘이서 붙어 다니다가 어느날 갑자기 헤어지고 나서 우연히 내 방에 그들 각각이 들렸는데...누가 버린 자이고 또 누가 버림 받은 자인가를 물었더니, 자신이 먼저 상대를 버렸다고 열내어 이야기 하여 나는 쓴 웃음을 웃을 수 밖에 없었답니다. 그래서 인생 선배로서 한마디 그들에게 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해주었는데 내가 과연 잘 했는지 궁금해서요.
  사랑하다 헤어지더라도 내쪽에서 상대를 먼저 버렸다면 그건 두고 두고 상대에게는 아픔과 원망으로 남는 거라고.. 그러니 상대에게 그들 사랑이 항상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게 하려면...비록 자기가 먼저 떠났더라도...자기쪽에서 너무 그 사람을 사랑했는데...여러가지로 부족한 자신 때문에 그 사람 마음 고생했을 일 생각하면...지금이라도 다시 그 사람 사랑할 기회가 온다면 다시는 그 사람 놓치지 않겠노라고 말하는 겁니다.그렇다고 한번 떠난 사람은 거의 돌아 오지 않는 법이거든요. 상대가 먼저 버렸다는 환상 속에 살게 하여...자기 한 사람 희생하여 다시 돌아갈 사람이 있다는 환상 속에 상대방이 살게 한다 하더라도... 아련한 그리움으로 살게 한다 하더라도... 떠난 사람으로서 그건 아름다움이니까요.
  이제부터 누가 먼저 버린 거냐고 물으면 자신은 그 사람 보내 놓고 얼마나 많은 불면의 밤을 보냈는지 모른다며.. 그 사람 떠나고 없으니 이 세상 다른 어떤 사람 사랑할 마음의 여지가 없다고 말 하는 겁니다. 한마디로 줄여 말하면 내가 버림 받은 사람이 된다한들 그게 무슨 큰 대수로운 일이냐 이겁니다.
  어휴 내가 주책 없이 너무 떠들었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