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몸으로 집에 들어서면, 아내와 그 일당들은 나를 마치 다른 세상에서 온 외계인을 대하듯 물끄 러미 쳐다 본다. 그들은 곧 다시 티뷔 연속극으로 시선을 돌려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을 재잘대 면서 저희들끼리만 희희덕거린다. 저 암탉을 중심으 로 모여 앉은 이젠 중닭이 된 저들이 과연 내 아이들 이란 말인가? 정말 나는 언제까지 이 집에서 개밥의 도토리 취급 을 받는 수모를 겪으며 살아야 한단 말인가? 열 달 제 에미 뱃속에 들어 있다가 나온 정이 저토록 저 들을 서로 끌어당기는 그야말로 뗄라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만든 것일까? 그렇다면 나도 무슨 수를 내긴 내야 할 것 아닌가? 말년에 나만 혼자일 수는 없다. 평생을 나만 생각해 줄 그런 아이 하나를, 내 자신의 아이를, 갖고 싶은 것 이다. 내 뱃속에 임신해서 열 달 후 배를 째는 아픔을 겪은 후에 비로소 정말 나만이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아이 하나를 갖고 싶은 것이다. "여보, 오늘 당신 만나서 아이 하나 갖고 싶으니 나 임 신 시켜주면 안 돼?" 라고 자존심 상하지만 아이들 데리 고 목에다 힘주고 앉아 있는 내 여인네에게 오늘밤 한번 부탁해봐? 퍼 자더니 내가 내 정신이 아닌 것 같다고 하셨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