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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 그곳에 가시거든...

김영관 2007. 5. 13. 09:36

 

  * 함평천에 있는 이수복 시인 시비와 흉상. 

 

함평 나비 축제라면

모르는 분이 없을 정도로

전국적인 행사가 되었더라구요.

 

그런데 <봄비>라는 시로 유명한

함평 출신 이수복 시인의 시비와 흉상이 서 있는

대경포 둑 아래 개천이

불초소생의 유년 시절

꿈과 낭만이 가득했던, 

그리고 벌거숭이 맨몸으로

미역 감던 곳임을

아는 분들이 별로 없는 것 같더라구요^^^.

 

방과 후면 물장구치고 놀다가

온 들판을 휘젓고 다니며

해질 무렵까지 메뚜기를 잡던

불초소생의 추억이 있었음을

그곳에 가시거든 

기억해달라는 뜻으로

이 글을 올리는 것이랍니다.

 

일본 사람들이 대동천 상류에

크나큰 저수지를 막아

함평 들판을 기름진 논으로 만들었다며

그래도 일본인들이 내 나라에서

나쁜 짓 한 것만은 아니라던

낭만적인 친일 사상으로 

살았던 사람들도 있었답니다.

 

일본 사람들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전북 만경 평야에서

수확한  쌀을 실어 가기 위헤

군산항을,

함평과 나주의 기름진 들판에서

수확한 쌀을 수탈해 가기 위해

목포항을,

큰 항구로 개발했던 거랍니다.

 

가을 수확기엔

정작 농사를 지은

내 나라 농민들은 

허기진 배를 움켜 쥐고 

산과 들판을 헤매고 다녀야 했답니다.

 

기름진 들판에서 자라며

보리밥에 섞인 흰쌀을 찾던 기억이

해마다 오월이면 나비 축제가 열리는

불초소생 고향의 추억으로 남아 있답니다.

 

행여 아이들 데리고 그곳에 가시거든

굶주리던 시절의 아픈 추억도

있었음을 설명해 주시고,

공원엔 독립 투사인 김 죽봉 어른의 동상이

함평 들판을 내려다 보고 있음도  가르쳐 주시면

좋은 교육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도 엄청 좋은 날입니다.

행복 가득한 일요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