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 마르코(2)
유진 오니일 작/김영관 번역
1막
장면1
장면- 23년 전. 어린 소년의 목소리가 나직한 음조로 연가를 부르고 있는 것이 들린다. 베니스의 운하에 있는 도나타의 집 밖으로 천천히 빛이 밝아진다. 애띠고 잘생긴 그러면서도 체격이 좋은, 15세 소년인 마르코 폴로가 어깨에 기타를 걸친 채 집의 빗장친 창문 아래 곤도라에 서 있다. 노래가 끝나자 그는 걱정스럽게 기다리고 있다. 손 하나가 빗장 사이를 통해서 그에게 뻗쳐 나온다. 그가 손에다 열정적으로 키스를 한다. 도나타의 얼굴이 빗장에 눌려 나타난다. 그녀는 12세의 소녀로 달빛에 창백하고 예쁘게 보인다.
도나타: (수줍고 부드럽게) 이래서는 안돼, 마르크.
마르코: 상관 없잖아- 단지 손에다 키스한 것 뿐인데!
도나타: (항의하듯) 내가 믿기로는 그것도 죄악이야.
마르코: (빠른 손동작으로, 빗장을 통해 그녀의 손을 잡는다.) 그렇다면 내가 손을 훔쳐야 겠다, 그러면 그건 더 큰 죄악이 되겠는 걸. (그가 자신의 입술로 그녀의 갈망하는 손을 끌어 당긴다.)
도나타: 손가락이 아파.
마르코: (이제는 용감하게) 그렇다면 나는 손가락을 치료하는 방법도 알고 있지. (그가 손가락 하나 하나에 키스를 한다.) 그것 봐!
도나타: (부드럽게) 얼간이! 왜 떠나야 하는 거야?
마르코: (매우 진지하게) 너도 알쟎아, 도나타.
도나타: 알긴 내가 무얼 알아? (부드럽게) 계속 말해봐, 마르크.
마르코: (퉁명스럽게 말을 내뱉는다.) 난 너를 사랑한단 말이야, 그게 이유라니깐! 내가 철이든 후부터 계속해서 난 너를 사랑해왔어. 너도 역시 줄곧 그것을 알고 있었다구, 그러니 안그런 척 해봤자 소용 없어.
도나타: (부드럽게) 몰랐는 걸.
마르코: (대담하게) 넌 어때? 날 사랑하는 거지? 내게 그걸 대답해줘야 해!
도나타: 알쟎아- 내가 그걸 말할 필요없이.
마르코: 제발 말해줘!
도나타: (속삭이듯이) 사랑해. 됐지, 얼간이!
마르코: 그렇다면 내가 돌아온 후에 나와 결혼해 줄 수 있다고 약속하겠어?
도나타: 그래, 하지만 내 부모님께 청혼해야 할 걸.
마르코: (마음 느긋해지며) 그분들 걱정은 하지마. 그분들은 좋아하실 거야, 내 부모님도 마찬가지일 거구. 두 가문이 더욱 가까워질 거야.
도나타: (현실적이 되어)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해. (사이. 그들 주변 어둠 속에서 노래와 음악이 가까이, 그리고 멀리서 들려 온다. 마르코가 이제 그녀의 두 손을 잡고 그의 얼굴이 그녀의 창문 빗장에 더욱 가깝게 대고 있다.)
마르코: (한숨을 쉬며) 아름다운 밤이야. 가지 않으면 좋겠어.
도나타: 나 역시 그래! 정말 가야 해?
마르코: 그럼. 그리고 나 역시 원하는 일이고- 너를 놔두고 간다는 것만 빼놓고는. 나는 세상과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여행하고 보면서 그들의 습관과 필요로 하는 것들을 직접 보고 싶어. 네가 진정으로 크고 훌륭한 인물이 되려면 그렇게 해야돼라는 것이 아버님 말씀이야- 그리고 숙부님 말씀이기도 하고.
도나타: 그렇지만 아주 멀리 떠나는 이번 여행은 위험으로 가득하지 않아?
마르코: (자랑스럽게) 내 자신을 보살필 수 있어. 숙부님은 기회를 잡는 것- 물론 필요한 기회- 은 진정한 장삿군에게는 최상의 교육이라고 말씀하시거든. 아버님도 위험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고 하시고. 그래서 그분들은 대왕의 궁정에서 9년을 계시면서 그곳을 여행하고 돌아온 다음에 배우신 것이 아니겠어?
도나타: 그곳이 자기가 가려고 하는 곳이야?
마르코: 그래. 그분은 이 세상에서 제일 부자이고 아버님과 숙부님은 그분의 절친한 친구들이시지. 두 분은 그분을 위해서 많은 일을 했어. 나는 시작부터 그분의 오른 편에 서게 되는거고 아버님과 숙부님은 만약 네가 일하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기회를 잡으려고 노력하면 그분을 섬기는 동안 금은 보화가 가득할 거라고 말씀하시거든.
도나타: 오빠가 성공할 거라고 확신해. 그렇지만 너무 오래 있지 않으면 좋겠어.
마르코: 네가 섭섭해 하는 것만큼 나도 그래. (목쉰 소리로) 도나타, 널 떠나기가 싫어- 그렇지만 내 길이 있어- 우리가 결혼할 수 있기 위해서-
도나타: (서둘러서) 그래- 물론- 오빠가 가능한 한 빨리 돌아왔을 때 만이.
마르코: 그렇지만 넌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기다려 줘야 해, 안그러니?
도나타: (엄숙하게) 그렇게 하겠다고 맹세할께, 마르크.
마르코: 내가 돌아와서 너와 결혼하겠다고 하느님을 걸고 맹세할께, 그리고 항상 진실될 것이야. 결코 잊지 말고 어떤 일도 있어서는 안돼.
도나타: (안으로부터의 소리에 놀라) 쉿! 안에서 움직이는 누군가가 있어. 가봐. 이것 받아. (그녀가 그에게 목에 거는 로?을 건네준다.) 양념을 가져가고 돈을 갚지 못한 어떤 화가가 나를 그린 메달이야. 떠나 있으면서 내가 보고 싶을 때면 항상 이걸 봐.
마르코: (그것에 열렬한 키스를 퍼부으며) 매일 보겠어!
도나타: 그리고 내게 편지 해 주겠지?
마르코: 약속할게. 기회 닿는대로.
도나타: (머뭇거리며) 내게 써 보내겠지?- 시를? 그게 시라면 아무리 짧아도 상관 없어.
마르코: 노력할게, 도나타. 최선을 다할게.
도나타: 그 시를 죽을 때까지 사랑할 거야, 마르크! (놀라서) 쉿! 다시 소리가 들려. 아버지임에 틀림없어. 몰래 들어 가야해.
마르코: (필사적으로) 내게 키스해주지 않겠어?- 진정한 키스를 하고 싶어- 단 한번 만이라도- 작별의 인사로.
도나타: 그럴 수 없어.
마르코: 딱 한번 만이라도- 이렇게 멀리 떠나는데도? (절망적으로) 난- 난- 네가 그래주지 않으면 죽어 버릴 거다!
도나타: 그래- 딱 한번이야. (그들의 입술이 닿는 순간 달빛이 어둠으로 바뀌고 사랑의 찬미로 어둠 도처에서 기타 소리가 들린다. 소리가 점차 희미해져 가다가 마치 마르코가 베니스를 이미 떠나고 있는 것처럼 소리가 멀리 사라진다.)
(암전)
장면II
장면- 6개월 후. 맨 먼저 교회의 종소리가 들린다. 그리고나서 에이커에 있는 교황 사절 궁전안- 교회와 정부 건물의 결합 형태. 강인하고 지성적인 얼굴의 60세의 사나이인 교황 사절, 테달도가 뒷 벽을 배경으로 하여 놓여 있는 일종의 옥좌에 앉아 있다. 그의 오른쪽에는 온통 갑옷을 입은 십자군 기사인 귀족 전사가 검에 몸을 기댄 채 서 있다. 방 왼쪽에는 촛불들이 타고 있는 제단이 있다. 오른편에는 손에 창을 들고 이리 저리 걷고 있는 파수병이 있는, 열린 입구가 있다.
폴로 형제인 니콜로와 마페오가 옥좌 앞에 참을성 있는 굴종의 자세로 서 있다. 마르코의 아버지인 니콜로는 실질적이고 영리한 얼굴을 한 작고 여윈 중년의 사나이이다. 마르코의 숙부인 마페오는 같은 나이 또래지만, 둥글고 쾌활한 얼굴에 작고 간사한 눈을 가진 키가 크고 건장한 사람이다. 그들 두 사람과 마르코간에는 총체적으로 매우 닮은데가 있다. 마르코는 앞뜰 의자 위에 앉아 있는데, 꾸부리고 있는 그의 몸은 어색한 강렬함을 보이고 있으며 도나타에게 보낼 시를 쓰려고 온 노력을 기우리고 있는 중이지만 자신도 모르게 끊임없이 마음이 산란스럽다.
테달도: (지루한 듯 그렇지만 아량있게) 너희들에게 인내심을 가지라고 충고하는 것 이외에 내겐 방법이 없구나. 추기경 회의에서 교황이 곧 선출되리라고 난 확신한다.
니콜로: 회의만 2년랍니다! (그리고나서 갑자기- 누그러져) 하여튼 세계 신기록이군요.
마페오: (고개를 저으며) 이런 불확실성은 장사에 안 좋습니다.
테달도: (지루한 하품을 하며) 물론이지. (그리고나서 약간 참을성 없이) 그렇다면, 사업이 그토록 분명히 너희들을 동양으로 부르고 있다면 왜 더 이상 지체를 하고 있는 거냐? 너희들에게 메시지를 줄 교황이 안 계시다는 것을 쿠불라이 대왕에게 왜 간단히 설명을 못하는 거냐?
니콜로: 그분은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우리들에게 그분이 내린 지시는 매우 절대적입니다.
마페오: 서양에 있는 백 사람의 성인을 그분께 보내 달라고 교황께 요청한 사실은-
테달도: (차갑게) 쿠부라이왕은 낙관론자인 모양이구나!
마페오: 이 세상에서 어떤 종교가 최고인가를 그분의 나라에 있는 불자들, 도가들, 그리고 유학자들과 논의를 해보기 위해서랍니다.
수도사: (분개하여) 무례한 무식쟁이! 교회가 그런 논쟁에 굽신거리며 끼어들 거라고 생각하다니?
테달도: (짜증스런 미소로) 쿠불라이 역시 유머 감각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단 말이야.
마페오: (교활하게) 그렇게 하는 것이 그분을 개종시킬 수도 있을텐데요. 그분은 이 세상에서 제일 부자랍니다. 그분은 수 백만의 인간을 통치하고 그분 제국은 개발되지 않은 천연자원의 수 백만 평방 마일에 달한답니다, 그리고 현금과 보석, 동산만으로도 수 십억은 족히 될 겁니다!
마르코: (숙부를 쳐다본다- 그리고나서 매혹된 듯이 중얼 거린다) 수 백만이라! (그리고나서 이런 일에 끼어드는 것을 털어 버리려는 듯, 다시 몸을 숙여 편지를 쓴다)
테달도: (지루한 듯) 수 백만이란 이야기도 싫증이 나는구나, 폴로 양반들. 설령 그게 사실이라 할지라도 셈하는데도 노력이 많이 들겠군. (그들이 겸손하게 절을 하고 뒤로 물러선다. 눈길이 별 뜻 없이 그들을 따르다가 테달도는 마르코를 본다. 마르코는 이 순간 머리를 긁그적이며 다리를 꼬고 앉아서, 사라진 영감을 떠올리는 듯 무아지경에 빠져 머리를 쥐어뜯고 있다. 테달도는 다정스럽고 유머스런 어조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부른다.) 마르코 선생, 그대에게 자비가 있기를! 갑자기 넌 악마에게 홀린거냐- 아니면 우리 죄 때문에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보낸 악마같은 마호멧 버릇들 때문인가?
마르코: (무아지경에서 벗어나-수줍은 듯) 단지 뭔가를 쓰고 있답니다.
마페오: 마르크는 숫자에 놀랄 정도로 빠르답니다.
니콜로: 그렇지만 아직도 철이 없어요. 몽상가랍니다! (마르코에게 부성애가 함축되어) 애야, 무엇을 쓰고 있는게냐? (그와 마페오가 마르코에게 다가간다.)
마르코: (더욱 혼란스러워하며) 아무 일도 아녜요, 숙부님- 단지- 뭔가. (그가 그것을 감출려고 노력한다.)
마페오: (갑작스럽게 재치있는 동작으로 그가 마르코의 손으로부터 그것을 나꿔채 흘낏 보고 웃음을 터뜨린다.) 이거 보세요,
니콜로, 보라니깐요!
마르코: (반항하듯) 이리 주세요!
니콜로: (엄하게) 얌전하게 굴어라. 마르크! (마페오에게) 그게 뭔데?
마페오: 직접 보세요. (그가 그것을 니콜로에게 건네 준다.) 나이팅게일 새 한 마리를 까놓으신 줄 몰랐나요? (그가 저속하게 비웃는다. 니콜로가 읽고는 입술에 경멸스런 웃음을 떠올린다.)
테달도: 저 아이가 쓴 것이 분명 노래는 아니렸다?
니콜로: (그에게 가면서- 웃으며) 시랍니다! 그것도 연애 시라니깐요!
테달도: (그의 시를 받아 들면서, 진지하게) 그를 비웃지 말라! 차라리 엉컹퀴에서 무화과를 맺게 된 것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마르코는 수모스런 분노로 두 주먹을 쥔 채 우울해 하며 홀로 있다. 테달도가 그것을 읽고- 이맛살을 찌푸리다가- 니콜로에게 미소를 지으며) 이것이 시일까 라는 너의 두려움은 -흠- 과장된 것 같구나! (마르코가 겸연쩍어 할 때 그는 재미나게 읽는다.)
“그대는 태양속의 금처럼 사랑스럽다
그대의 피부는 달속의 은과 같다
그대의 눈은 내가 쟁취한 흑진주이다.
나는 그대의 루비 입술에 키스를 하고
우리가 나이들 때 내가 백만 장자가 되어
성대한 결혼식을 올려
아이들을 갖기 시작하고,
신을 축복하기 위하여
돈을 벌기 위해 멀리 떠나 있는 동안에
그대가 진실하면
내가 큰 돈을 벌어 오겠노라고 약속하자
그대는 감사함으로 미소를 지으며
넋을 잃는다!“
(웃음 소리가 터지는데 거기에는 테달도 함께 한다. 마르코는 기어 들어갈 구멍을 찾는다. 테달도가 재미있어 하면서도 친절하게 그를 부른다.) 이리 오너라, 마르코. 여기 네 시를 받아라. 네 연인은 약간은 지나친 광물성이구나, 그리고 천국같은 사랑은 보잘 것 없은 찰라적인 모양이구나- 그렇지만, 넌 시인으로서 보다는 폴로 가문의 한 사람으로 더욱 행복할 것이니 개의치 말라. 여기있다. (그가 그것을 마르코에게 준다. 마르코는 그것을 사납게 끅적거려 마루에 내팽개치고 그걸 밟아 버린다.)
니콜로: (동의하듯) 잘했다, 아들아.
테달도: (마르코의 얼굴을 탐색하듯 쳐다보며- 점잖하게) 아마 내가 너무 심했나보다. 네 시는 그나름대로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건 네 연인의 마음에 와 닿을게 분명하다.
마르코: (거세게 반발하며) 오, 날 놀려도 상관없어요. 농담으로 받아드리겠어요. 그건 어리석은 짓이었어요. 어쨌든 시란 매우 어리석은 거예요. 내가 시를 쓸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장난삼아 그걸 써볼려고 했을 뿐이에요. 내가 다시 그런 바보가 되는 것을 보지 못할 겁니다!
수도승: (그들을 향해 외침소리가 들릴 때) 쉿! 저게 뭔가요? (기사가 입구로 서둘러 간다.)
기사: 누군가가 이곳으로 달려 오고 있는데요, 그리고 군중들이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저들이 “교황”이라고 외쳐대는 소리가 들리는데요.
수도승: 그렇다면 추기경 회의에서 교황을 선출한 모양이로군!
폴로 일가: (기뻐하며) 마침내! (외쳐대는 여러 목소리. 보초병과 기사가 메신저를 받아드리고 나머지를 뒤로 밀어낸다.)
메신저: (지쳐서- 테달도 앞에 무릎을 꿇고 봉인한 편지를 내민다.) 추기경 회의로부터 오는 중입니다. 성자시어- (그가 쓰러져 기절한다. 군중들이 기뻐하며 몰려 든다.)
테달도: (일어서며- 창백해 하고 떨면서) 그가 뭐라고 한 거냐?
수도승: (서류를 집어든다- 기뻐하며) 보세요! 공문입니다! 교황이 되셨습니다! (그가 공손하게 무릎을 꿇는다.) 교황님 제가 교황님이라고 부르는 맨 먼저 사람이 되게 하소서. (그가 테달도의 손에 키스를 한다. 이제 모두가 고개를 숙인 채 무릎을 꿇고 있다. 교회의 종이 울리기 시작한다.)
테달도: (하늘을 향해 손을 쳐들면서- 어리벙벙하여) 하느님, 저는 자격이 없는 자입니다! (그리고나서 주변 사람들에게- 떨면서) 나를 놔두라. 힘을 달라고- 인도해 달라고 하느님께 기도드려야겠다!
군중들: (소란스럽게) 축복드리옵니다! (가식없는 위엄과 힘으로 테달도가 그들에게 축복을 내린다. 그들이 천천히 뒤로 물러 서고 수도승과 기사가 맨 나중에 물러 선다. 폴로 일가가 앞으로 몰려와 속삭이는 목소리로 의논을 한다. 테달도가 제단 앞에 무릎을 꿇는다.)
마페오: 저분이 교황이 되었으니, 우리가 저분한테 대답만 얻으면 우리는 즉시 출발할 수 있소.
니콜로: 이보다 날씨가 더 좋을 수 없군.
마페오: 저분은 마르크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군요. 마르크, 네가 말씀드려봐라.
마르코: (마음이 내키지 않은 듯) 기도드리고 계시잖아요.
마페오: 저분은 시간이 충분하지만 우리에게는 시간은 금이란다. (싫어하는 마르코를 밀면서) 너의 뱃장을 시험할 기회로구나,
마르크! 겁먹지 마라!
마르코: (이를 갈면서) 알았어요. 내가 겁쟁이가 아니란 걸 보여 드리겠어요! (그가 제단쪽으로 용감하게 걸어나가서 테달도가 멍해하자 어색하게 잠시 거기에 서 있다- 그리고나서 그가 무릎을 꿇는다- 공손하지만 고집스럽게) 교황님. 용서하십시오, 교황님.
테달도: (그에게 돌아서며 벌떡 일어 선다- 명령하듯) 나는 혼자있고 싶다! (그리고나서 마르코가 움추려 물러 서자- 약간 친절하게) 음, 뭐냐? 네게 갚아야할 빚이 있구나- 모욕을 준 것 말이다.
마르코 (말을 더듬으며) 교황님- 만약 교황님께서 대왕께 전해 주실 어떤 해답을 주시면 -우리는 지금 출발 할 수 있습니다- 날씨도 매우 좋고 해서-
테달도: (자신도 모르게 기뻐하며) 지상의 마지막 날에 너희 씨앗들 중의 하나가 신을 이야기해서 그에게 또하나의 트럼펫을 팔게 할지니! (그리고나서 나이든 폴로 일가에게 조롱하듯) 내게는 100명의 현자가 없구나- 아니 한 사람도! 너희들이 나라를 사랑하는 나머지 한 거짓말로 속았을 지도 모른다고 대왕에게 말하라, 그렇지 않으면 그가 그런 요구를 했을 리가 없다.
폴로 일가: (질겁을 하며) 그렇지만, 교황님, 우리가 감히 반복해서 말씀드리려는 것은 아닙니다만- 대왕은 우리를 죽일 것입니다!
테달도: 내가 그에게 수도승 한 둘쯤 보낼 수는 있다. 타타르 미개인을 개종 시키는데는 그 정도면 충분하다!
마페오: 그렇지만 교황님, 그분은 미개인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분 식탁에 놓여있는 모든 그릇들은 황금입니다!
테달도: (미소를 지으며) 그렇다면 그가 수 백만개의 그릇도 갖고 있다는 말이냐? (그리고나서 갑자기 변덕으로) 그렇지만 만약 수도승들이 실패한다면, 마르코 선생 나리께서 내 포교사가 될 수 있겠구나. 그를 모든 천박한 이교도들 중에 덕망있는 서양의 남성다움의 본보기로 삼게 해서 시의 부드러움으로 빛나, 그가 그토록 아름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그에게 많은 신뢰를 갖게 되었으니 내 자신은 대왕이 곧 어딘가에서 영적인 구제를 찾게 되리라는 것을 수백만의 뭔가에 걸겠노라! 내 말을 명심하거라, 마르코가 백만의 현인의 값어치를 할 것이니라- 지혜라는 이유 때문에! (그가 마르코의 머리위에 손을 들어 올리면서, 쾌활하게 웃는다.) 내 축복과 함께 가거라! 그렇지만 축복 대신에 네게 무엇이 필요하겠느냐? 넌 호주머니에 성공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란다! (이 마지막 제스추어와 함께 그가 돌아 서서 뒤쪽 문으로 재빨리 나가 버린다.)
마페오: (그가 나가자- 동의하듯) 마르크는 이미 상당한 신임을 얻고 있단 말이야!
니콜로: 그럼, 저 아이는 수완이 있다구!
마르코: (약간은 사실이라는 듯 의기양양해 하며) 내 상관은 말아요. 언제 출발하죠?
폴로 형제: (서둘러서) 즉시. 가서 짐을 꾸리자. (그들이 왼쪽으로 나간다.) 어서 와라, 마르크! 서둘러라!
마르코: 갑니다. (그가 기다리고 있다가 그들이 나간 것을 바라보고 꾸겨진 시를 집어서 호주머니 속에 그것을 감추기 시작하고 멈추어 서서 용감한 자기 경멸로 중얼 거린다.) 오! 넌 바보 천치! (그가 시를 다시 내팽겨치고 가려다가 주저하며 갑자기 되돌아 서서 그것을 집어들고 자켓에다 그것을 쑤셔 넣고 문쪽으로 난폭하게 뛰어 나간다. 그 장면이 어둠으로 희미해져 간다. 잠시 결코 그칠 것 같지 않는 교회의 종이 새로운 교황을 축하하며 울려 퍼진다. 그렇지만 폴로 일가들은 그들의 여행을 속도있게 전진해가고 종소리는 그들 뒤에 곧 사라진다.)
(암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