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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막간극(4)/유진 오니일

김영관 2007. 7. 18. 10:45


       낯선 막간극(4)

                유진 오니일 작/실개천 번역


니나:(지친 듯 생각에 잠겨)
아버지들이 어린 딸 니나를 비웃는다...난 떠나야한다!... 사람 좋은 찰리 멋지고... 충실한... 별 볼일 없이...깊은 밤에 책 속에서 부드럽게 짖어 대는...

 

리이드즈 교수: (생각에 잠겨)
그녀는 무얼 생각하고 있지?... 난 이와 같은 삶을 견딜 수가 없어!...
(씰룩거리는 웃음에 웃음이 사라지며) 넌 냉정한 사람 이구나, 니나! 넌 찰리를 바로 어제 만난 것처럼 생각 하는구나!

 

니나:(천천히- 차갑고 명상에 잠긴 듯) 그래요, 전쟁은 끝났어요. 유럽으로부터 무사히 돌아 온 것은 이제 그렇게 별난 무훈은 아니죠, 그렇죠?

 

마아즈든:(마음 아프게 생각하며)
조롱하고 있군... 내가 싸우지 않았다고... 신체적으로 적합하지 않아서...고오든 같지 않게... 불꽃 속에 사라 진 고오든...그녀는 얼마나 나의 삶에 화를 내고 있는지!... 나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편집국에서 글이나 휘 갈겨 쓰는... 더욱 더 과장된 거짓말을...총소리와 아우성 소리를 잠재우고... 거짓말로 세상을 귀먹게 하고...고용된 거짓말쟁이들의 합창!...
(억지로 농담스런 어조로) 내가 겪었던 엄청난 위험들을 거의 모를 거야, 니나! 만약 니나가 그들이 내가 혁신된 운송 방식으로 내게 보내 준 음식을 약간만 먹어 보았더라면 니나는 내게 축하를 많이 해줄텐데! (교수가 억지로 웃는다.)

 

니나:(싸늘하게) 그래요, 당신이 여기 와 계시지 않아요, 그러면 됐잖아요. (그리고나서 갑자기 감미롭고 진심으로 다정한 미소가 얼굴에 번지며) 그래서 전 기쁘다구요, 찰리, 항상 당신이 여기에 와 계신 것이. 당신도 그걸 알잖아요?

 

마아즈든:(기뻐하고 당황해 하며) 나도 그렇게 하고 싶소, 니나!

 

니나:(그녀의 아버지 쪽을 향하며- 단호하게) 제가 시작했던 이야기를 끝내야겠어요, 아버지. 제가 그 동안 내 내 생각해 봤는데 전 당장 여길 떠나겠어요- 그렇지 않으면 미쳐 버릴 것 같다구요! 그래서 전 오늘 밤 9시 40분 떠날 거예요. (그녀가 재빠른 미소로 마아즈 든을 향한다.) 내가 짐을 꾸리는데 좀 도와주세요, 찰리! (지친 안심으로 생각에 잠겨)
이제 할 말은 다 했다... 내가 떠나겠다는 걸...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오, 얼마나 내가 이 방을 싫어했던가!...

 

마아즈든:(놀람으로 생각에 잠겨)
이게 무슨 소리야?... 떠난다구?...누구에게 간다는 말이지?...

 

리이드즈 교수: (생각에 잠겨- 깜짝 놀라)
떠난다구?... 내게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구?... 안돼!...
(필사적으로 제멋대로 구는 학생에 대하여 그의 딱딱 하고 엄한 태도를 가장하여) 이건 너무 갑작스런 결 정인데, 안 그렇니? 네가 그런 걸 고려 중이라는 이야기를 전에는 말한 적이 없었는데- 사실, 넌 여기의 생활에 매우 만족해하고 있다고 내가 믿게끔 했는데- 물론 그건 잠시 동안의 생각이긴 했다만 그런데 정말 생각해 보니-

 

마아즈든:(니나를 바라보며- 놀람으로 생각에 잠겨)
누구에게로 간다는 말이지?...
(그리고 나서 동정의 떨림으로 교수를 바라보며)
저 분은 교수의 태도로 잘못 접근하고 계시는구나... 그녀의 눈이 잔인하게 아버지를 꿰뚫어 보고 있는데... 얼마나 무서운 인식인가!... 하느님, 어린아이가 없는 제게 축복을!...

 

니나:(지친 경멸로 생각에 잠겨)
의미 없는 언어를 구사하시는 교수님께서 다시 이야기를 하고 계시는군.... 과거의 삶에 대한 죽은 자의 강의를... 내가 태어났던 이래로 아버지의 강의만 들어 왔는데, 주의력 있는, 학생이며 딸이었던 니나... 내 귀는 죽은, 단조로운 죽은, 언어들로부터의 영혼 없는 메시지로 인해 들리지 않고... 저 분이 나의 교양있는 아버지이기 때문에 듣고 있는... 저분이 아버지이기 때문에 (내게 단지) 다른 사람들 보다도 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는... 아버지?... 아버지란 무엇인가?...

 

리이드즈 교수: (생각에 잠겨- 질겁하여)
그 점에 대하여 저 애에게 내가 이야기를 해야 하는 데... 적당한 말을 찾자!... 오, 난 저 애가 내 말을 듣지 않으려 한다는 걸 알고 있지!... 오, 여보, 왜 당신은 죽어 버린 거요, 당신이 저 애에게 말해 줬어야 하는데, 저 앤 당신 말이라면 들을수도 있었을 텐데!...
(자신이 교수라는 우월한 태도로 말을 계속하며)- 그래서 난 진정 생각하건대, 무엇 보다도 널 위해서 말 인데, 네가 결정적으로 어떤 일을 하기 전에 매우 주의 깊게 이번 일을 고려해 봐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 선, 넌 너의 건강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넌 매우 아팠다, 니나, 아마 얼마나 위험할 정도였는 지 넌 잘모를 거지만, 그건 분명 하단다, 그리고 찰리가 내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입증할 수도 있는 이야기인데, 6개월 전 의사들이- 집에 머물러 쉬면서 너의 옛 친구들과 건강에 좋은 실외 리크리에  이션을 하면서, 가정 일을 돌보는 일상적인 일을 하는데 네가 명심해도 건강 회복에는 몇 년이 걸릴 거라던데- (그가 지로 근엄하면서도 장난기 있는 미소를 보이며) 그리고 덧붙여 말하자면, 나도 돌보면서 말이다!- 넌 놀라  우리 만큼 회복되었지만, 아직도 네가 발작 증세를 보이고 있는데 8월의 가장 무더운 시절에 네가 떠난다는 건 잘못된 것 같구나-

 

니나:(생각에 잠겨)
지껄이고 계시는군!... 아버님의 목소리는 거지의 목구멍에서 나오는 딱딱하고 피곤해 죽어 가는 어조... 그의 이야기는 잿더미 속에 들어 있는 무덤 같은 영혼으로부터 들려 오는...
(고통스럽게)
잿가루!... 오, 고오든, 내 사랑하는 사람!... 오, 내 입술 위에 그대 입술, 오, 나를 감싸던 강한 팔, 오, 그렇게 용감하고 너그러우면서도 쾌활한 성격!... 진흙 속에 용해돼 버린 잿가루!... 진흙과 잿가루!... 그게 전부라니!... 가 버리다니!... 나로부  터 영원히 가버리다니!...

 

리이드즈 교수: (화가 나서 생각에 잠겨)
저 애의 눈빛... 난 알지... 저 표정을... 부드럽고 사랑스런... 나 때문이 아니라... 빌어먹을 고오든 놈 때문 이겠지!... 난 그가 죽은 게 기쁘단 말이야!...
(그의 목소리에 퉁명스런 어조로) 그런데 말하자면 불과 두 시간 전에 이곳을 떠난다는 통보라니- (그리고 나서 재판관처럼) 안된다, 니나, 난 그걸 이해할 수가 없다. 너의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이 세상의 어떤 일이라도 내가 기꺼이 동의해 줄 거란 걸 넌 알지, 그렇지만- 분명히 넌 숙고해 보지 않았어! 

 

니나:(고통스럽게 생각에 잠겨)
내 사랑 고오든, 내가 침묵 속에서 당신을 생각할 수 있는 곳으로 떠나려고 해요!...
(그녀가 아버지 쪽을 향해서 그녀의 목소리는 자제하려고 노력하는데도 떨리며- 얼음처럼 차갑게) 이야기 해 봤자 소용없어요. 전 심사숙고해 봤는데 떠나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