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막간극(10)
유진 오니일 작/실개천 번역
에반즈: (마아즈든의 시선 아래서 불안하게)
나를 한번 훑어 보는 걸... 좋은 사람같아... 니나가 그렇다고 말했지... 내가 그의 저서에 대해 말해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렇지만 그의 책 제목들 중 어느 것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으니...
(그가 갑자기 불쑥 말을 꺼낸다.) 선생님께선 니나- 리이드즈 양-을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셨죠, 그렇죠?
마아즈든: (약간 퉁명스럽게) 그렇소. 당신은 니나를 안 지가 얼마나 되셨소?
에반즈: 음- 제가 고오든 쇼오와 함께 프롬에 있기 몇 년 전 그녀를 한 번 본 적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 알게 된 지는 그녀가 병원에 와 있을 때부터라고 해야 되겠죠.
마아즈든: (무관심하게) 오, 당신이 고오든을 알고 지냈다구요?
에반즈: (자랑스럽게) 그렇구 말구요! 같은 반이었는데! (영웅을 숭배하듯 경탄하며) 그는 분명 대단한 사람이었어요, 안 그래요?
마아즈든: (냉소적으로)
최고의, 그리고 영원한 고오든!... 교수님의 견해가 이해가 가기 시작하는군...
(불쑥) 훌륭한 청년이었소! 그와 잘 알고 지냈던 사이요?
에반즈: 아뇨. 그와 어울려 다녔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포츠를 잘했던 친구들이었어요- 그리고 난 항상 별 볼 일 없는 사람이었죠. (억지로 미소 지으며) 난 항상 어떤 운동의 팀에서나 맨 먼저 쫓겨나는 사람 중의 하나였답니다. (그리고 나서 겸손한 자부심의 빛으로) 그렇지만 전 어떤 일이 있어도 노력을 그만 둔 적은 없습니다!
마아즈든:(달래듯) 그래요, 운동의 영웅이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일반적으로 스타가 되는건 아니죠.
에반즈: 고오든은 그렇지 않았어요! (열렬히- 강한 칭찬으로) 전쟁에서도! 그는 최고였어요! 그는 항상 미식 축구하듯이 깨끗하게 싸웠어요! 독일 군인들까지도 그를 존경 했지요!
마아즈든: (냉소적으로 생각하며)
이 고오든 예찬론자는 니나의 눈에 사과였음에 틀림없군!...
(덤덤하게) 당신은 군대에서 근무했나요?
에반즈: (부끄러운 얼굴로) 그렇습니다- 보병으로- 그렇지만 전방에 간 적은 없었거든요- 흥분스런 일은 전혀 보지 못했어요.
(침울하게 생각에 잠겨)
공군 입대를 하려 했다는 이야기는 하지 말아야지... 고오든 부대에 들어가고 싶어서... 신체 검사에 통과할 수 없어서... 내가 원했던 어떤 것도 이룰 수 없었지... 내가 또한 니나를 얻는데 실패한다고 생각하면...
(그리고나서 자신을 조롱하며)
여봐, 이 친구야!.... 그게 너와 무슨 상관이 있어?... 중도에 포기하지마!...
마아즈든: (호기심 있게 그를 쳐다보면서) 오늘 밤 어떻게 해서 여기에 오게 된 거요?
에반즈: 당신의 전보가 도착했을 때 나는 니나를 방문 중에 있었어요. 네드는 또한 내가 동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을 했지요- 도움이 좀 될 지 모른다면서요.
마아즈든:(이마를 찌푸리며) 당신은 다렐 박사를 말씀하시는 거요? (에반즈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 분이 당신과 가까운 친구인가요?
에반즈: (머뭇거리며) 음, 그렇다고 볼 수 있지요. 대학 재학 시절 저와 같은 기숙사에 살았으니깐요. 그분은 제가 대학 1학년 때 4학년이었거든요. 여러 가지 면에서 저를 도와주곤 했어요. 제가 아주 풋내기였기 때문에 제게 동정심을 가졌지요. 그리고 나서 1년 전쯤 제 일행이었던 한 친구를 방문 차 병원에 갔었는데 다시 그 분을 만나게 되었죠. (그리고 나서 씩 웃으며) 그렇지만 네드가 누구와 친하게 지낸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는 철저한 의사입니다. 그는 단지 자신과 상관 있는 일에만 단지 가까운 분이랍니다! (그가 낄낄대고 웃는다- 그리고 나서 성급하게) 그렇지만 제가 그분을 험담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분은 가장 훌륭한 분이랍니다! 당신도 그분에 대해서 아시지요, 그렇죠?
마아즈든: (딱딱하게) 거의 몰라요. 니나가 한 번 소개한 적이 있어요.
(비통하게 생각에 잠겨)
그가 위층에 그녀와 단둘이 있다... 그게 바로 나라면 좋으련만...
에반즈: 저분에게 네드에 대해 나쁜 생각을 갖게 하고 싶지 않은 걸... 네드는 나의 가장 가까운 친구인데... 니나와 더불어 나를 돕는데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거든... 그녀가 결국 나하고 결혼할 거라고 그가 생각한다... 하느님, 만약 그녀가 나와 결혼만 해준다면!... 처음에 난 그녀가 나를 사랑해 줄 거란 것은 기대하지도 않았을 텐데... 그녀를 보살펴 주는 것만도 행복할 텐데... 그녀에게 아침 식사를 요리해 준다... 그녀를 잠자리에 데리고 가고... 그녀의 머리 밑에 베개를 받쳐주고... 그녀의 머리를 빗질해 준다... 그녀의 머리칼에 키스만 해도 행복할텐데!...
마아즈든: (마음이 심란해져서- 의심스럽게 생각하며)
니나와 다렐은 어떤 관계일까?... 그녀와 어떤 일로 가깝게 지낼까?... 빌어먹을 잡생각들!... 내가 왜 걱정을 해야 하지? 내가 이걸 에반즈에게 물어 봐야겠다... 내게 기회가 있다면 그를 유도 심문해서...
(억지로 무관심하게) 당신 친구인, 의사 선생께선 리이드즈 양과 "가깝게" 지내나요? 그녀는 아팠던 이래로 꽤 많은 문제들을 지니고 있는데 만약 그게 그에게 관심이 있는 일이라면 말이요! (그가 아무렇지 않는 듯 미소를 짓는다.)
에반즈: (그가 꿈에서 깨어난 듯, 놀라며) 오- 음- 그래요. 그는 항상 그녀 자신을 좀 더 잘 보살피도록 강요하려 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그녀는 단지 웃기만 한답니다. (정신이 들어) 그녀가 그의 충고를 받아 들이면 훨씬 더 나을 거예요.
마아즈든: (의심스러워하며) 그렇겠죠.
에반즈: (소년 같은 엄숙함으로 말을 한다.) 그녀는 제 정신이 아녜요, 마아즈든 씨. 그녀가 그것을 잊어야 할 때 그 모든 불쌍한 친구들을 간호하는 것은 그녀 앞에서 전쟁을 계속하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녀는 간호를 포기해야 하고 바꾸어서 그녀가 간호를 받아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마아즈든: (이 말에 깜짝 놀라- 진지하게) 내 생각도 바로 그거요.
(생각에 잠겨)
만약 그녀가 여기에 정착하게 된다면... 난 매일 여기에 올 수가 있는데... 내가 그녀를 간호해 줄 거고... 집에는 어머니... 니나는 여기에...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일을 할 수가 있을텐데!...
에반즈: (생각에 잠겨)
저 분은 순전히 나 때문에 모든 걸... 너무 급히!...
(그리고 나서 갑자기 혼란에 빠져)
내가 그에게 이야기할까?... 그가 지금 그녀의 보호자같단 말이야... 그의 입장이 어떤지 알고 싶은데...
(그가 엄숙한 진지함으로 시작한다.) 마아즈든씨, 전- 당신에게 드릴 말씀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아시겠지만 니나는 당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답니다. 그녀가 당신에 대해 얼마나 많이 생각하는지 제가 알거든요. 그리고 지금은 그녀 아버님이- (그가 혼란에 빠져 머뭇 거린다.) 제 뜻은, 그녀의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마아즈든:(일종의 공포감으로- 생각에 잠겨)
이게 무언가?... 청혼?... 형식을 갖추어?... 그녀에게 청혼을?... 내게?... 이제 찰리 아버지가 돼버린 거야, 응?... 하!... 하느님, 얼마나 멍청이인가!... 그녀가 그를 사랑한다고 저 친구가 생각을 하다니?... 그렇지만 그녀가 사랑할 수도... 못생기지도 않고... 호감이 가는, 천진난만한... 어머니 같은 뭔가가 있으니...
에반즈: (이제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더듬거리며) 적절한 때는 아니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만-
마아즈든:(가로막으며- 냉정하게) 아마 나도 바라는 바이오. 당신이 니나와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죠?
에반즈: 그렇습니다, 선생님, 그래서 난 그녀에게 나와 결혼해 달라고 청했습니다.
마아즈든: 그녀가 뭐라고 하던가요?
에반즈: (부끄러워하며) 아무 말도 안했어요. 그녀는 단지 웃기만 했어요.
마아즈든: (안심하며) 아. (그리고 나서 거칠게) 그렇다면 당신은 무얼 기대할 수 있겠소? 그녀가 아직도 고오든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당신이 분명히 알고 있을 텐데.
에반즈: (사나이답게) 분명히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전 그녀를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여자애들은 너무 쉽게 잊어버리거든요. 그러나 그녀는 아주 오랫동안 고오든을 사랑하고 있어요. 그래서 전 그와 비교해 볼 때 매우 실망스런 인물이란 걸 알고 있어요.- 그렇지만 전 그가 사랑했던 것만큼 그녀를 사랑하고 있어요, 아니 그 어떤 사람보다도! 그래서 전 제 방식대로 그녀를 위할 겁니다- 제가 할 수 있다는 걸 압니다!- 그래서 전 그녀가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그녀에게 줄 겁니다. 그리고 저는 그녀를 보살필 권리 이외에는 대가로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을 겁니다. (혼란스럽게 말을 내뱉는다.) 전 결코 그녀에 대한 생각- 그런 방식으로- 그녀가 너무 아름답고 훌륭하다는- 생각 때문이 아닙니다- 그녀가 시간이 지나면 저를 사랑하게 될 거라는 걸 바라지 않기 때문이 아닌-
마아즈든: (날카롭게) 그렇다면 당신이 이 모든 것에 대해 내가 무엇을 해 주기를 기대하는 거요?
에반즈: (당황해서) 왜냐하면- 에- 아무 것도, 선생님. 전 단지 선생님께서 알고 계셨으면 해서요. (부끄러워하면서 그는 천장을 쳐다보고, 다음엔 마루를 내려다 본다. 모자를 만지작 거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