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막간극(40)
유진 오니일 극/ 실개천 번역
다렐: (반발하며) 어떻게 당신은 그토록 비인간적이며, 계산적일 수가 있단 말이요!
니나: (감정이 상해서- 조롱하듯이) 내게 그런 과학적 접근 방법을 가르쳐 준 사람은 바로 당신이랍니다, 의사 선생님!
다렐: (그녀로부터 몸을 움츠리며- 위협하듯이) 그렇다면 나는 다시 떠나 버리겠소! 유럽으로 돌아 가겠소! 난 참지 않을 거요-! (그리고 나서 괴상하고 쓸데없는 분노로) 내가 머무를 것으로 당신은 생각하는군- 당신의 연인으로- 아내와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샘을 보면서- 그게 내가 당신에게 돌아 온 이유라고 당신은 생각하는 모양이지? 당신은 지옥에나 가시오, 니나!
니나: (침착하게- 그에 대한 확신감으로) 그렇지만 내게 어떤 다른 방법이 있겠어요, 네드? (그리고 나서 경고하듯이) 그들이 오고 있는 소리가 들리는 군요, 귀여운 양반. 샘이라는 걸 당신도 알 거예요.
다렐: (놀라서) 당신에게 그 어떤 다른 방법이 있겠느냐구? 거짓말! 그렇지만 내가 다른 어떤 방법을 할 수도 있지! 난 당신을 위해서 당신의 계산적인 게임을 까부셔 버릴 수도 있지! 샘에게 말할 수 있소- 그리고 난 할 거요- 지금 당장- 별일 있어도 내가 하고 말 걸!
니나: (조용히) 그렇지 말아요. 당신은 못할 거예요, 네드. 샘에게 당신은 그렇게 할 수가 없을 거예요.
다렐: (격렬하게) 빌어먹을 내가 할 수 없다니! (앞문이 열린다. 그가 방으로 들어서기도 전에 즉시 에반즈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가 네드에게 쾌활하게 달려와서 그와 악수를 하고 다렐의 사나운 표정을 알아보지 못한 채 그의 등을 툭 친다.)
에반즈: 이 못난 양반! 왜 온다는 연락을 미리 해 주지 않았어요? 우리가 갑판에까지 마중 나갔을 텐데, 그리고 아이도 데리고 갔을 텐데. 어디 봅시다! 더 여윈 것처럼 보이는 군요. 살 좀 찌게 해 드려야 겠군, 안 그렇소, 니나? 이번에는 우리가 처방을 하게 해주세요! 왜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우리에게 알려 주지 않았나요, 게으름뱅이 양반? 우리는 아이에 관해서 당신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는데. 그리고 내가 얼마나 성공해 가고 있는지를 자랑하고 싶었는데! 당신은- 니나와 찰리를 제외하고는- 내가 그 걸 자랑하고 싶은 이 세상의 유일한 사람인데.
니나: (애정있게) 용서하세요, 샘, 네드가 말할 기회를 주세요! (네드를 동정하듯 그렇지만 도전적으로) 그가 당신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한답니다, 샘.
다렐: (기가 죽어- 말을 더듬는다) 아니- 내 뜻은, 그래- 내가 얼마나 기쁜지를 말하고 싶다는 거지...
(그가 몸을 돌려 자신의 눈물을 억제하려는 듯 얼굴을 찡그린다. 그리고 비참하게 생각에 잠겨)
그에게 말할 수가 없어!... 빌어먹을, 난 말할 수가 없어!...
니나: (이상한 승리감의 침착함으로)
그것 보라니깐!.... 그게 영원히 해결됐어!... 불쌍한 네드!... 그가 얼마나 질린 표정을 하고 있는지!... 샘이 그를 바라보게 해서는 안된다!
(그녀가 보호하듯이 그들 사이로 걸어간다.) 찰리는 어디 갔죠, 샘?
마아즈든: (홀로부터 나타나며) 여기 있소, 니나. 항상 여기 있소! (그가 확신감을 갖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다가선다.)
니나: (갑자기 이상하고 부자연스러운 의기양양함으로- 승리의 소유감으로 한 사람씩 쳐다 보면서) 그래요, 당신은 여기에 있어요, 찰리- 항상! 그리고 당신, 샘- 그리고 네드! (이상한 즐거움으로) 앉으세요, 당신들 모두! 편히들 하세요! 당신들은 나의 세 남자예요! 이곳은 나와 더불어 당신네 집이에요! (그리고 나서 이상한 거의 속삭임으로) 쉿! 아이 울음 소리가 들리는 것 같군요. 모두 앉아서 조용히들 하세요. 우리 아이를 깨워서는 안됩니다. (기계적으로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테이블 옆 자기의 옛 자리에 에반즈, 중앙에 마아즈든, 오른쪽 소파에 다렐, 이렇게세 사람이 앉는다. 그들은 말없이 앞을 응시하며 앉아 있다. 니나는 마아즈든의 왼쪽 약간 뒤에 그들을 지배하듯이 서 있다.)
다렐: (비참한 생각에 잠겨)
난 말할 수가 없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서 훗날을 살아가야 할 일들이 있다... 말하지 않아야 할 것들이 있다... 추억은 메아리로 너무 가득한 것!... 사람이 폭로해서는 안될 비밀들이 있다... 추억이란 마법과 함께 존재하는 것!... 그는 너무 행복했다!... 행복을 죽이는 것은 목숨을 빼앗는 것 보다 더 나쁜 살인 행위이다!... 나는 그에게 행복을 주었다!... 샘은 나의 행복을 소유할 가치가 있다!... 하느님께서 샘에게 축복을 내리시옵소서!...
(그리고 나서 이상하게 객관적인 어조로- 생각에 잠겨)
몰모트에 대한 내 실험은 성공을 거두었다... 고통 받던 사람들, 샘과 암컷 니나가 건강과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했다... 오직 다른 한 쪽의 수컷인 네드가 퇴보의 고통을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나서 고통스러운 초라함으로)
그녀의 제안을 받아 들이는 것 이외에는 남은 방법이 없다...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 나는 그녀를 행복하게 해 주어야 한다... 반쯤 빈둥거리는 것이 더 났다... 굶주린 사람에게는...
(에반즈를 흘끗 쳐다보면서- 고통스럽게 신음하면서)
그런데 네 아이는 내 자식이다!... 네 아내는 내 여자이다!... 너의 행복은 내 행복이다!... 그녀의 남편인 너는 나의 행복을 즐기고 있다!...
에반즈: (애정스럽게 다렐을 바라보면서)
다시 다렐을 보게 되니 정말 기쁘구나... 진정한 친구...뭔가에 대해 우울하게 보이는군... 오, 그렇군, 찰리가 자기 아버지 돌아가신 이야기를 한 것 때문이로군... 그의 아버지는 부자였지... 그것도 하나의 아이디어인데... 그 재산을 투자케 해야겠군...
(그리고 나서 자신에 대해 수치스러워 하며)
오, 빌어먹을, 내가 어떻게 된 거지?... 그가 여기에 도착하자마자 내가 그런 이야기를 시작하려 하다니... 그가 큰 일을 치렀는데... 잊어 버리자!... 어쨌든 지금은... 그는 지금 꽤 난봉을 피웠던 것처럼 보이는군... 너무 많은 여자들과... 결혼해서 안정해야 하는데... 내가 그에게 충고해 주는 걸 비웃지 않는다면 그에게 말해 줘야겠다... 그렇지만 그가 알고 지냈던 내가 옛날의 샘이 아니라는 걸 금방 깨닫게 될 것이다... 니나가 이미 그런 것에 관해서 자랑했으리란 생각이 든다... 그녀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녀가 나를 도와 주었다... 그녀는 훌륭한 아내이며 어머니이다...
(그녀를 쳐다보며- 위로하듯이)
그녀가 바로 전에 약간 신경과민한 행동을 했다... 이상한... 옛날에 그랬던 것처럼... 오랫동안 그녀가 그런 식으로 행동하는 것을 감지하지 못했는데... 네드가 나타나니 흥분한 모양이로군... 그녀가 지나치게 흥분하지 않도록 해야지... 아이의 젖에 해로울 테니깐...
마아즈든: (그의 어깨 너머로 니나를 몰래 훔쳐보면서- 곰곰이 생각에 잠겨)
그녀가 지금 옛날의 이상한 니나가 되어 있는 걸... 내가 결코 그 깊이를 알 수 없었던 니나로... 그녀의 세 남자들!...그리고 우리들! 나는?... 그렇다, 내가 아무런 쓸모 없는 인간이 된 이래로 다른 누구보다도 더 많이...일종의 이상한 사랑, 아마도... 난 정상이 아니다... 우리 아이라니... 그 말로 그녀는 무엇을 원하려는 것일까?... 우리 셋의 아이라니?... 표면상으로는 그건 제 정신이 아닌 소리이다... 그렇지만, 그녀가 그런 말을 할 때 그속에는 뭔가가 있다... 그녀는 삶의 감춰진 흐름을 연결해 주는 이상스럽게 빗나간 제도를 가지고 있다... 욕망의 한 흐름이 되는 어둡고 뒤엉킨 흐름을... 니나에 관해서 내 삶은 이상스럽게도 샘과 다렐의 삶과 일치되고 있음을 나는 느낀다... 그녀의 아이는 그녀에 대한 우리 세 사람의 아이이다... 나는 그걸 믿고 싶다... 나는 어떤 의미에 있어서 그녀의 남편이고 싶다... 그리고 내 나름대로 한 아이의 아버지... 나는 그녀의 모든 것을 용서할 수가 있다... 모든 것을 허용할 수가 있다...
(결심을 굳힌 듯)
그래서 나는 용서를 하는 거다!... 그리고 앞으로는 그녀와 샘, 그리고 우리 아이의 행복을 지켜주는 데 필요한 것 이상은 간섭하지 않겠다...... 다렐에 대해서도 더 이상 나는 그를 질투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그의 사랑을 단지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그는 나로부터 그녀를 결코 빼앗아 가지 않을 것이다!...
니나: (더욱더 이상하게 승리감에 도취되어)
나의 세 남자!... 내 안으로 그들의 욕망이 모여드는 것을 나는 느낀다!... 내가 흡수하는 하나의 완전하고 아름다운 수컷에 대한 욕망을 형성하기 위하여... 그래서 전체를 이루는.... 그들은 내 안에서 해체가 된다, 그들의 삶이 내 삶이다... 나는 세 사람과 임신을 한 것이다!... 남편!... 연인!... 아버지!... 그리고 제 4의 남자!... 아들!... 어린 고오든!... 그 역시 내 소유이다!... 그것이 이 모든 것을 완성시키는 것이다!...
(지나칠 정도로 자제된 기쁨으로)
그래,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여인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인이다!...
(그리고 나서 단지 대단히 애를 씀으로써 만이 히스테리칼한 승리의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것을 자제하며)
하-하... 난 행운아 이다...
(그녀가 두 주먹으로 테이블 위를 사납게 친다.)
하느님 아버지가 내 행복을 듣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