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막간극(44)
유진 오니일 극/ 실개천 번역
니나: (깊은 다정함과 칭찬으로 그를 올려다 본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그렇게 말하다니 놀랍군요! (그녀가 일어서서 그의 어깨 위에다 손을 얹고 그의 눈을 들여다 본다- 일종의 간청으로 부드럽게) 우리가 용감할 수는 없나요- 당신이 떠나 버린 것- 이제, 이 순간에- 우리 사랑을 확신하는- 한 번만이라도 추한 고통 없이?
다렐: (쾌활하게) 그렇소! 나는 떠나겠소- 당신이 바란다면 당장!
니나: (장난스럽게) 오, 당신이 당장 떠날 필요는 없어요! 기다렸다가 샘에게 작별 인사를 하세요. 당신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는 매우 마음 아파할 거라구요. (그리고 나서 심각하게) 그리고 당신은 2년 동안 떠나 있겠다고 약속해 주지 않으려오- 그리고 내가 당신을 다시 부른다 할지라도- 그리고 이번에는 연구, 진짜 연구를 하지 않겠어요?
다렐: 노력해 보겠소, 니나!
니나: 그리고 나서는- 꼭 내게 돌아오세요!
다렐: (미소를 지으며) 꼭- 다시 오리다!
니나: 그러면 잘 가세요, 내 사랑! (그녀가 그에게 키스를 한다.)
다렐: 다시 오리다! (그가 미소를 짓고, 그녀가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키스를 한다. 고오든이 뒤쪽 문에 나타나서 질투와 분노, 그리고 슬픔으로 잠시 서서 그들을 바라 보고 있다.)
고오든: (이상한 고통의 수치심으로 생각에 잠겨)
나는 어머니를 보지 않아야 한다!... 그녀를 보지 않은 체 해야 한다!... 내가 그녀를 본 것을 그녀가 알게 해서는 안된다!...
(그가 왔던 때처럼 조용히 사라진다.)
니나: (갑자기 다렐로부터 물러서며 불안하게 주변을 살핀다.) 네드, 보았어요-? 방금 전에 누군가가 - 아주 이상한 느낌이 드는군요.
고오든: (그의 목소리가 긴장된 그러면서도 아무렇지 않는 투로) 어머니! 찰리 아저씨가 아래층에 와 계시는 데요. 곧장 올라 가시라고 할까요?
니나: (놀라서 그녀의 목소리가 평상을 가장하려고 애를 쓰며) 그래라, 애야- 물론이고 말고! (그리고 나서 걱정스럽게) 그의 목소리가 이상한데요. 당신에겐 그렇게 들리지 않나요? 그애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다렐: (찡그린 미소로) 그럴 수도 있겠지. 안전하기 위해서는 당신이 나를 내�아 버리고자 내게 작별의 키스를 해줬다고 하구려! (그리고 나서 화가 나서) 그래서 마아드즌이 여기에 또 왔군! 빌어먹을 늙은 계집 같은 놈! 나는 그를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 왜 고오든이 그런 여자 같은 사람을 나 보다 더 좋아하는지 모르겠어!
니나: (갑자기 놀라며- 생각에 잠겨)
아니, 고오든이 찰리를 좋아하는 것을 그가 질투하고 있구나!...
(갑자기 모든 애정이 깃들인 동정으로)
그렇다면 그는 고오든을 좀 더 사랑해야 하는데!...
(그녀의 동정이 자신을 피해 가게 하면서) 불쌍한 네드! (그녀가 그를 향해 다가 간다.)
다렐: (놀라서 그가 자신에게 인정하지 않는 어떤 것을 짐작 했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뭐라구? 왜 당신이 그런 말을 하지? (그리고 나서 난폭하게 수세적으로) 어리석은 생각을 하지 말아요! (화가 나서) 당신은 내가 항상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지 않소! 나는 샘이 사업을 시작하면 모든 돈을 그에게 후원해 주고 싶어 했소. 나는 샘을 위해서 그렇게 하고 싶었소- 그렇지만 특히나 내 아이를 위해서. 왜 당신은 마아즈든은 전적으로 샘이 그와 동등하게 투자하도록 고집하고 있는 거요? 그가 투자한 돈 때문에 내가 시샘하는 것은 아니오, 그렇지만 나는 그의 마음속에 이상한 뭔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가 나를 무시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그랬다는 것을 알고 있소! (홀로부터 마아즈든의 목소리가 들리고 그가 아파트로 들어 오도록 하면서 소란스럽게 고오든이 그를 반기는 소리가 들린다. 다렐이 듣고 있을 때, 그의 표정은 다시 화가 나 있다. 그는 화가 폭발한다.) 저 바보 같은 놈이 고오든을 나쁜 아이로 만들게 하고 있단 말이요, 이 멍청이 같은 놈! (마아즈든이 평상시처럼 깨끗 하게 차려 입고 미소를 지으며 뒤쪽으로부터 들어온다. 그는 머리카락이 희여졌다는 것과 키 큰 자태가 약간 구부정해 졌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전혀 나이 들어 보이지 않는다. 표정과 일반적인 분위기를 1막과 거의 같이 그는 풍기고 있다. 행복하지는 않는다 할지라도 그는 적어도 자신과 자신의 환경에 비교적 평온을 유지하며 살고 있다.)
마아즈든: (니나에게 똑바로 온다.) 안녕, 니나 카라, 니나! 당신 아들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그가 그녀에게 키스를 한다.) 내가 그 아이를 본 지가 두 달 지났는데 훨씬 더 크고 강해 졌구려. (그가 돌아서서 냉정하게 다렐과 악수를 한다- 보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며) 안녕 하세요, 다렐. 지난 번 내가 여기에 왔을 때, 당신은 1주일 지나면 서부 인디아로 떠난다고 하면서도 아직도 여기에 있군요.
다렐: (분노가 치밀어- 조롱하는 태도로) 그런 당신도 다시 여기에 오셨군요! 당신은 요즈음 편안하게 보이는군요, 마아즈든씨. 당신 누이가 건강하기를 빕니다. 그녀가 당신 어머니의 자리를 차지하게 하더니 매우 편안하신 모양이군요.! (그리고 나서 거친 웃음으로) 그렇군요, 우리 두 사람은 불량 주화들이요, 안 그렇소 마아즈든?- 모조품들- 가짜들- 샘의 말 없는 동업자들 말이요!
니나: (화가 나서 생각에 잠겨)
네드가 다시 증오심을 갖는구나!... 불쌍한 찰리!... 나는 그가 모욕을 당하게 해야겠다!... 그가 매우 편안해 하고 있는데... 그는 많은 이해를 하고 있다...내가 그에게 말할 필요가 없이...
(다렐을 책망하듯 쳐다보며) 네드가 이번 주에 배를 타고 떠날 겁니다, 찰리.
마아즈든:(승리감으로 생각에 잠겨)
그가 내게 모욕을 주려 하는구나... 나는 그가 의미하는 모든 것을 다 알지... 그렇지만 그가 말하는 것에 대해 내가 무슨 상관을 하랴... 그녀가 그를 떠나 보내려 하고 있구나!...내 앞에서 의도적으로!... 그건 그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는 거다!...
다렐: (화가 나서 생각에 잠겨)
그녀가 그의 앞에서 나를 모욕하려 하다니?... 버릇을 고쳐 놔야 겠군!...
(그리고 나서 자신과 싸우며- 후회스럽게)
아냐... 이번에는 아니다... 난 약속을 했다... 싸우지 않기로... 명심하자...
(모른 체하고- 마아즈든에게 쾌활한 끄덕임으로) 그렇소, 난 이번 주에 떠나려 하오, 그리고 이번에는 적어도 2년은 떠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오- 열심히 연구하는 2년 말이요.
마아즈든: (경멸의 동정으로 생각에 잠겨)
그가 연구를 한다!... 얼마나 거짓인가!... 과학 애호가라니!... 이 보다 더 동정스러운 일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불쌍한 친구!...
(마지 못하여) 생물학은 흥미있는 과목임에 틀림없군요. 나는 그에 대해서 좀 더 알았으면 좋겠소.
다렐: (놀라지만, 다른 사람의 어조로 기뻐하며- 아이러니컬 하게) 그렇소, 나도 당신이 그랬으면 좋겠소,
마아즈든 선생! 그러면 당신은 삶에 대해서 더 많이 쓸 것이고 늙은 여인네들과 악마같은 노총각에 대해서는 덜 쓸텐데 말이요! 왜 당신은 언젠가 삶에 대한 소설을 쓰지 않을 셈이요, 마아즈든씨? (그가 반박하는 표정을 보이는 마아즈든에게 등을 돌리며 창문으로 걸어가서 밖을 내다 본다.)
마아즈든: (혼란스러워 하며) 그렇소- 단연코- 그렇지만 내 성격에는-
(고통스럽게 생각에 잠겨- 잡지 한권을 집어들어 닥치는 대로 책장을 넘기며)
그건 사실이다!... 그는 독으로 가득하다!... 나는 삶의 단어들과 결혼한 적이 없다!... 나는 예술가가 아닌 소심한 문학도이다!... 나의 불쌍하고 읽기 즐거운 소설들!... 모든 게 잘 된 거다!... 이거 우리 세 사람에게 잘된 것 아닌가?... 다렐은 점점 그녀의 연인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니나는 더욱 더 나를 향하고 있다... 우리는 미묘한 동정과 신뢰감의 비밀스런 삶을 구축해 왔다... 그녀는 내가 그녀의 다렐에 대한 단순한 육체적 열정에 대해 이해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어떤 여자가 샘을 열정적으로 사랑하기를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 언젠가 그녀는 다렐에 관한 모든 것을 내게 털어 놓을 것이다... 그가 끝났으니...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내가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녀는 그것이...일종의 사랑이라는 것까지도 안다...
(열정적으로 생각에 잠겨)
내 사랑은 그녀가 아는 그 어떤 것보다도 더 훌륭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그녀에게 욕정을 품고 있지 않는다!... 나는 우리의 결혼이 같은 무덤속에 우리의 재를 순수하게 묻을 수 있다면 만족할 것이다... 우리를 화장한 재 항아리가 나란히 놓여 서로를 감촉하며... 다른 사람들이 그들은 그렇게 사랑할 수가 있을까라고 말할 만큼...
(그리고 나서 갑자기 비참하게 자신을 경멸하듯이)
뭐라구!... 내 나이에 플라토닉의 주인공이라니!... 그런 말을 내가 믿는단 말인가?... 그녀의 아름다운 눈동자를 보라!... 그 눈동자들이 나를 소망케 하는데 삶에 어떤 것이라도 못 줄 게 무엇인가?... 그리고 내가 뽐내는 친근감이라는 게 늙은 찰리가 소녀 시절의 그녀와 어울리려 하는 것 이상의 그 무엇이란 말인가?...
(고통 속에 생각에 잠겨)
빌어먹을 겁쟁이 그리고 약골!...
니나: (그를 바라보며- 동정스럽게- 생각에 잠겨)
그는 항상 내게서 무엇을 원하는가?... 나를?... 나는 그의 깊은 상처를 이해하는 유일한 사람이다....나는 삶이 얼마나 그에게 상처를 주었는 지를 알고 있다... 그것 역시 어느 정도는 내 잘못인가?.... 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다... 불쌍한 찰리, 내가 당신을 위하여 무엇을 해줄 수가 있을까요?... 만약 내 자신을 당신에게 주는 것이 당신에게 순간의 행복을 가져 올 수 있다면 내가 그렇게 할 수가 있을까?... 그런 생각은 거부감을 갖게 하곤 했다... 이제는 사랑에 관한 어떤 것도 거부감을 갖게 할만큼 중요하지 않다... 불쌍한 찰리, 그는 그가 나를 욕망하고 있다는 생각만을 하고 있다!...사랑하는 찰리, 노년에는 그가 얼마나 완전한 연인인가!... 열정을 날려 보내 버렸을 때 그는 얼마나 완전한 연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