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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 너머(5)/ 유진 오니일

김영관 2007. 8. 6. 15:58


  
 
        수평선 너머(5)

  

                    유진 오니일 작/실개천 번역

 

메이오 부인: ( 뛰어 가서 그녀를 껴안으며) 난 알고 있었단다! 네가 들어오면 네 아버지에게 그걸 말씀드리려고 했단다- 그런데 , 오, 로비, 네가 떠나지 않는다니 정말 기쁘구나!

 

로버트: ( 어머니에게 키스를 하며) 어머니가 기뻐하실 줄 알았어요.

 

매이오: ( 당황해서) 음, 저런! 로버트야, 넌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뒤죽박죽 만들어 버리는구나. 그리고 루스도 마찬가지이고! 도대체 걔는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왜, 난 그렇게 생각을 안 했는데-

 

매이오 부인: ( 서둘러서- 경고의 어투로) 여보 제임스, 당신 생각 따윈 상관없어요. 이제 그걸 우리들에게 말해 봤자 소용없는 일이에요. ( 의미 있게) 그렇담 당신은 일이 어떻게 되기를 바랐나요?

 

매이오: ( 생각에 잠겨- 논쟁의 또다른 측면을 깨닫기 시작하고)  그래요.당신 말이 맞는 것 같소, 캐이티. ( 당황해서 머리를  긁적이며) 그렇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 날 수가 있지! 이건 지금까지 내가 들었던 어떤 일보다 충격적인 걸.( 그는 수줍은 웃음을 웃으며 일어 서서 로버트 쪽으로 걸어간다.) 네가  떠나지 않겠다니 우린 기쁘단다, 네 엄마와 나는 말이다, 너 없인 몹시 마음 아플 테니깐, 그건 분명하고도 확실한 사실이란     다; 그리고 우리는 네가 행복을 찾았다고 하니 기쁘구나. 루스는 좋은 규수감이고 네게 훌륭한 배필이 될 거다.

 

로버트: ( 매우 감동해서) 고마워요, 아버지. ( 그가 아버지의 손을 쥔다.)

 

앤드류: ( 긴장하고 찡그린 얼굴로 걸어 나와 억지로 미소를 보이며 손을 내민다.) 내가 축하를 해줄 차례인 것 같다, 안 그러니?

 

로버트: ( 갑작스럽게 형이 자기 앞에 나타나자 놀라와하는 소리로) 앤디! (당황해서) 아니- 난- 난 형을 못 봤는데. 언제- 형이 여기에 와 있었어?

 

앤드류: 난 네가 말한 모든 걸 다 들었다. 너와 루스가 정말 행복하길 빈다. 당연히 너희 둘이는 가장 행복할 거다.

 

로버트: ( 그의 손을 쥐며) 고마워 앤디, 그렇게 말해 주니 고마워 - ( 그는 앤드류의 눈에 고통을 발견하고 목소리가 낮아진다.)

 

앤드류: ( 동생의 손을 꽉 쥐어 주며) 두사람의 행복을 빈다! ( 그는 돌아 서서 뒤쪽으로 가 호롱에 몸을 굽힌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숨기려고 그걸 더듬거린다.)

 

매이오 부인: ( 로버트의 결정에 너무 당황해서 할 말을 잃은 선장에게) 왠 일이세요, 딕? 오빤 로비를 축하 안해 주실 거예요?

 

스코트: ( 당황해서) 물론 축하하고 말고! ( 그는 일어서서 희미하게 중얼거리며 로버트와 악수를 한다.) 애야, 축하한다.( 그는 뭔가 더 말을 하고 싶어 그의 곁에 서 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른다.)

 

로버트: 고마워요, 딕 삼촌.

 

스코트: 그럼 넌 나와 함께 선다 호에 가지 않겠구나? ( 그의 목소리는 자신감이 없다.)

 

로버트: 갈 수 없어요, 삼촌- 지금은 갈 수 없어요. 어떤 경우에도 이 세상의 어떤 다른 것을 위해서도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요. ( 그는 무의식적으로 한숨을 쉰다.) 그렇지만 아실 거예요- 더 큰 꿈을 발견했다는 걸. ( 그리고 나서 그는 즐거움으로 활기 넘쳐) 가족 모두가 이 한가지만은 이해해 주시기 바래요- 난 더 이상 식구들에 얹혀 사는 놈팡이가 되지 않을 거예요. 이 말씀은 모든 면에서 내가 새 삶을 시작하겠다는 뜻이에요. 당장 이곳에 정착해서 농장의 실질적 소득을 올리는데 내 몫을 할 거예요. 아버지, 나도 아버지만큼 훌륭한 매이오 가문의 사람이란 걸 보여 드리겠어요.- 그리고 앤디 형 만큼, 내가 그렇게 되어 보겠어요.

 

매이오: ( 친절하게 그러나 회의적으로)  로버트야, 옳은 생각을 했다. 우리 누구도 너의 결심을 의심치 않는단다, 그러나 넌 농사 일을 배우지 않았는 걸.

 

로버트: 그렇담 지금부터 당장 배우기 시작하겠어요, 그리고 아버님도 제게 가르쳐 주세요, 그렇시겠죠?

 

매이오: ( 달래듯이) 아무렴, 그렇고 말고, 애야, 아무튼 기쁘구나,  처음에 마음을 느긋하게 갖는게 좋다.

 

스코트: ( 놀람과 당황이 뒤섞여 이 대화를 듣고 있다가) 설마 로버트를 집에 머물게 하겠다는 뜻은 아니죠, 제임스?

 

매이오: 왜 아냐, 되어 가는 대로해야지, 로버트가 원하는 데로 해야지.

 

매이오 부인: 그가 원하는 대로 하게 해줘요! 그래야 된다구요!

 

스코트: ( 더욱 더 당황해져서) 그렇담 내가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매형은 성격이 유순하고, 의지가 약한 사람이어서 아들놈을-  마찬가지로 여자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것이면 어디나 가라고  내버려두는 격이 된단 말이요.

 

매이오: ( 장난기 어린 즐거움으로) 딕, 나도 자네와 같다네. 자넨 바다의 조류에게 자네 마음에 맞게 되라고 명령할 수가 없을 걸세, 그리고 난 애들에 대한 사랑을 억제할 수가 없다네.

 

스코트: ( 경멸하는 투로) 사랑이라구요! 그들이 그걸 경험할 때까지는 사랑을 알지 못할 걸요! 사랑!

 

로버트, 네가 사나이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시커먼 말뚝을 껴안고 키스하는데 보내려는데 난 부끄러운 생각이 드는구나. 상식적으로 이건 옳은 일이 아냐- 천만에, 안 그렇고 말고- 조금도 옳지 못하고 말고! ( 그는 격분해서 주먹으로 테이블을 친다.)

 

매이오 부인: ( 그녀의 오빠에게 약 올리는 웃음을 웃으며) 딕, 사랑을 말할 수 있는 자격이 충분한 양반-당신 같은 늙고 괴짜에다 홀아비인 주제에. 제발 그만 해요!

 

스코트: ( 농담에 화가 치밀어) 네가 비웃는 게 그거라면 난 결코 바보는 아니라구.

 

매이오 부인: ( 욕설을 퍼부으며) 골치 덩어리 양반아, 안 그래요,  딕? ( 그녀는 웃고, 로버트와 그의 아버지가 킥킥댄다. 스코트는 화가 치밀어 입에 거품을 문다.) 제발, 딕, 아무 것도 아닌 일에 화를 내다니, 어리석은 행동이에요.

 

스코트: (화가 치밀어) 아무 것도 아닌 일! 지금 이 일에 내가 아무 관련이 없는 것처럼 말하는군. 나도 말할 자격이 있단다. 로버트 때문에 물주들에게 시설물 준비를 시켜 놓고 특별한 것들도 마련해 두었는데 자격이 없다는 말이야?

 

로버트: 그래요, 딕 삼촌; 그래서 고마워하고 있어요. 진정으로.

 

매이오: 물론이지; 우리 모두 고마워하지, 딕.

 

스코트: ( 마음이 풀리지 않는 듯) 이번 항해에 로버트를 동반해서- 이야기도 해주고 구경도 시켜주고 가르치기도 하려 했는데, 그래서 그를 데리고 다닐 생각이었는데 이번 여행은 외로움이 갑절이 되겠는 걸.( 그는 나약한 고백을 감추기 위한 의도로 테이블을 내려친다) 빌어먹을 이 모든 어리석은 사랑 때문에,  하여튼. ( 화가 나서) 그러나 이 모든 이야기는 내가 새로 단장한 선실과 관련이 있다는 말은 아니지. 그곳을 모두 흰색 페인트를 칠해 놓았고, 침대 위에는 새로움 매트리스와 새 이불과 담요 등을 깔아 놨다구. 무늬 목으로 해서 책꽂이를 만들어 놨는데. 로버트가 책을 넣을 수 있도록 했지-책꽂이를 가로질러 고정시킨 매끄러운 가로 목을 대서 만든 거지, 그래서 그것들은 배가 아무리 굴러도 쓰러지질 않는다구.( 흥분된 놀람으로)  그런 선실에 있을 사람이 오지 않았을 때 선원들은 어떻게 생각하겠소? 그리고 그 일을 했던 사람들-그들은 어떻게 생각하겠소? ( 그는 화가 나서 손가락을 좌우로 흔들어 댄다.) 그들은  내가 배에다 실으려는 사람이 여자가 아니었나 의심 할거요, 지난번 내 곁을 떠난 여자말이요! 오, 하느님! 그들은 일 때문에 날 쳐다보면서 비웃을 거요.. 그 친구들은 뭐든지 잘 믿는 경향이 있다구요, 그 친구들은 말예요!

 

매이오: ( 윙크를 하며) 그러면 자네는 당장에 가서 그 새로 단장한 선실에 살 아내 하나를 어딘가에 가서 구해야 하는 일 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겠네 그려. 선실과 어울리려면 그 여자 역시예뻐야 되겠는 걸. ( 그가 과장된 걱정으로 시계를 쳐다본다.) 딕, 자넨 여자를 찾아 나서려면 시간이 별로 없겠는 걸.

 

스코트: ( 다른 사람들이 미소를 짓자-시큰둥하여) 벼락이나 맞으쇼, 짐 매이오!

 

앤드류: ( 그가 뒤 쪽 문 옆에 서서 생각에 잠겨 있던 곳에서 앞으로 나온다. 그의 얼굴은 단호한 결심을 한 표정으로 굳어 있다.) 로버트 대신에 날 데리고 가시는 게 상관 없으시다면 그 여분으로 남게 된 선실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겠는데요, 딕  삼촌.

 

로버트: ( 재빨리 그의 쪽을 향해서) 앤디! ( 그는 형의 눈에 확고한 결심을 즉각 발견하고 그에 대한 이유를 순간 깨닫는다-대경실색하여) 앤디, 그러면 안돼!

 

앤드류: 넌 네 결심을 했다, 로브, 그래서 이번엔 내가 결심을 한 거다. 넌 이 문제에 끼여들면 안된다는 걸 알아야 한다.

 

로버트: ( 형의 말투에 마음 아파하며) 그렇지만 앤디-

 

앤드류: 간섭하지 마라, 로브- 부탁이다. ( 삼촌을 향해) 내 질문에 대답을 안 하셨어요, 딕 삼촌.

 

스코트: ( 목청을 가다듬어, 아들이 갑자기 미쳤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큰아들을 바라보고 있는 제임스 매이오를 불안하게 곁눈으로 쳐다보며) 물론이지, 널 데리고 가면 난 기쁘고 말고, 앤디.

 

앤드류: 그렇담 됐어요. 금방 가지고 얼마 안되는 짐을 꾸리겠어요.

 

매이오 부인: 멍청이 짓 하지 마세요, 딕. 앤디가 농담을 하고 있을 뿐이에요.

 

스코트: ( 시무룩해져서) 이 집에선 누가 농담을 하고 안하는 지 감을 못 잡겠어.

 

앤드류: ( 단호하게) 전 농담을 하고 있는 게 아니예요, 딕 삼촌. (스코트가 그를 반신반의하며 쳐다본다.) 내가 말을 번복할까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로버트: ( 앤드류의 어조에서 그가 느끼는 암시에 마음이 아파) 앤디! 그건 공평치 못해!

 

매이오: ( 이마를 찌푸리며) 이건 농담의 주제가 아닌 것처럼 보이는데-앤디에게는 그게 아닌 것같아.

 

앤드류: ( 아버지를 향해) 그 말씀이 맞아요, 아버지, 그리고 난 마지막으로 한번 더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말씀드립니다.

 

매이오: (망연자실하여- 앤드류의 목소리에서 결심이 분명하다- 무기력하게) 그렇지만 왜 그러려고 하지, 애야? 왜?

 

앤드류: (회피 하듯이) 항상 떠나고 싶었어요.

 

로버트: 앤디!

 

앤드류: ( 매우 화가 나서) 입 닥치지 못하겠니, 로브! ( 다시 아버지를 향해) 로브가 떠난다고 하는 한 내가 떠난다고 해봤자 소용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그 말을 하지 않았던 거예요. 그러나 이제 로브가 여기에 머물기로 했으니 내가 못 떠날 이유가 없지요.

 

매이오: ( 숨을 몰아 쉬며) 이유가 없다고? 거기에 서서 내게 그 말을 할 수 있니, 앤드류?

 

매이오 부인: ( 성급하게- 몰려오는 폭풍우를 감지하고) 그런 뜻이 아닐 거예요, 제임스.

 

매이오: ( 조용히 있으라는 몸짓을 그녀에게 하고) 말 좀 하게 해줘, 케이티. ( 더욱 친절한 어조로)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을 했지, 앤디? 우리가 어려움이 목에까지 차 있는 지금 갑작스럽게 네가 떠나 버리는 건  옳지 못하다는 걸 나 못지 않게 너도 잘  알고 있을 텐데.

 

앤드류: ( 그의 시선을 피하며) 로브가 일을 배우면 금방 잘 할 거예요.

 

매이오: 로버트는 농부로서는 대단치 못해, 그렇지만 넌 그렇지 않아.

 

앤드류: 아버지는 내 일을 대신할 사람을 쉽게 구할 수 있을 거예요.

 

매이오: ( 분노를 자제하려고 노력하며) 항상 분별력이 있다고 생각해 온 네가 그런 터무니없는 말을 하다니 이상스럽구나. ( 경멸하는 말투로) 네 대신 일할 사람을 구하라니! 대가 없이 네가 여기서 일한 것은 아니다, 앤디, 그리고 넌 일할때 그랬던 것처럼 그만 둘 때도 내게 미리 알려주어야 하는것 아니냐. 넌  항상 그런 걸 알면서 일해 왔지 않니. 그런데 지금 네가 말하려고 하는 건 네게 합당한 책임에서 단지 빠져 도망가려는 것이다.

 

앤드류: ( 마루 바닥을 바라보며- 간단히) 미안합니다, 아버지. ( 잠시 말이 없다가) 더 이상 이야기 해 봤자 소용없어요.

 

매이오 부인: ( 안심하며) 그래! 앤디가 분별력을 찾을 줄 알았어요!

 

앤드류: 잘못 생각하지 마세요, 어머니. 전 물러서지 않아요.

 

매이오: 넌 그럼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떠나겠다는 말이냐?

 

앤드류: 그래요, 떠날 겁니다. 가야겠어요. ( 그가 아버지를 도전적으로 쳐다본다.) 세상에 나가 구경할 수 있는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전 가고 싶어요.

 

매이오: ( 매우 경멸스럽게) 그래서- 네가 세상에 나가 구경하고 싶다 이거지! ( 분노로 커지며 떨리는 그의 목소리) 바로 아들이 내 면전에서 생판 거짓말을 하는 날을 보며 살 거란 것은 결코 생각치 못했구나! ( 폭발하여) 넌 거짓말장이 이다, 앤디 매이오, 그리고 매우 비열한 놈이다!

 

매이오 부인: 여보!

 

로버트: 아버지!

 

스코트: 진정하세요, 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