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안 집 마당이 제 무대인데요.
저는 진돌이라는 이름의 혈통 순수한 진돗개랍니다.
주인집 아저씨와 아줌마가 하는 이야기를 문밖에서 들었는데요.
“오늘이 복날인데... 우리 진돌이 잘 지켜요...
요즘 무서운 세상이니...“라는 거예요.
나야 이 이야기를 들었으니 물론 조심하겠지만
옆집 진순이가 걱정 되는 거예요.
그래서 젭싸게 진순이를 만나러
옆집에 가 보았는데
그녀가 안 보이는 거예요.
아무리 찾아봐도...
틀림없이 그녀에게 무슨 변고가 생긴 겁니다.
불길한 예감으로
온 동네를 한바퀴 돌았는데
진순이 뿐만 아니라
다른 개 친구들을 거의 눈 씻고 찾아 봐도
보이지 않는 겁니다.
심지어 목소리 우렁찬 루비라는 세퍼드 마저도...
기왕 친구들을 찾아 나선 김에
우리 개 친구들이 잘 가는
산언덕 고등학교 운동장에 가 봤는데
진순이가 학교 운동장 가
나무 둥지에 매어져 있는 것 아니겠어요?
눈을 돌려 보니
진순이를 포함해서 세퍼드 루비,
그리고 동네에서 내가 친하게 지내는 개 친구 여럿이
여기 저기 나무에 매어 있는 거예요.
멀리서 수상쩍은 남자가
담배를 피우며
잡아온 우리 친구들을 감시하고 있고...
또 다른 개 도둑 일행중 한 사람은
다리 건너 집 내 친구 순돌이를
끌고 오는 거예요.
그런데 말이죠
개 도둑이 아주 잘 생긴 청년 사람들이란 게
놀라운 거예요.
지금까지
나는 우리 가게에 찾아오는 사람들 중에
험상궂은 사람만 골라 주인께 알리느라
요란스럽게 짖어 댔는데...
오늘 보니 도둑은
외모만 보고 판단 할 것 아니더라구요.
특히 개 도둑은...
그들은 우리 친구들을 데리고
뒷산 쪽으로 해서
자연스러움을 가장하려
휘파람까지 불어 가며
유유이 사라져 가는 겁니다
제일 저항 하리라 믿었던 루비는
무슨 먹이로 도둑들이 꼬셨는지
꼬리까지 흔들어 대가며
도둑놈들 앞장을 서 걸어가던 걸요.
나는 재빨리
진순이만 구한 채
황망한 마음으로
집으로 와서
주인아저씨 옷자락을 물고 끌어
뒷산을 향해 �아 갔는데...
도대체 그들이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지
보이지 않아요.
복날에 겨우 목숨 부지한 진순이와 함께
나는
종일 슬픔에 젖었답니다.
개만도 못한
개 도둑놈들이라고 되 뇌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