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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 진돌이가 흘린 눈물

김영관 2008. 7. 29. 13:56
 

 

 

 

 슈퍼 안 집 마당이 제 무대인데요.

저는 진돌이라는 이름의 혈통 순수한 진돗개랍니다.

주인집 아저씨와 아줌마가 하는 이야기를 문밖에서 들었는데요.

“오늘이 복날인데... 우리 진돌이 잘 지켜요...

요즘 무서운 세상이니...“라는 거예요.


나야 이 이야기를 들었으니 물론 조심하겠지만

옆집 진순이가 걱정 되는 거예요.

그래서 젭싸게 진순이를 만나러

옆집에 가 보았는데

그녀가 안 보이는 거예요.

아무리 찾아봐도...

틀림없이 그녀에게 무슨 변고가 생긴 겁니다.


불길한 예감으로

온 동네를 한바퀴 돌았는데

진순이 뿐만 아니라

다른 개 친구들을 거의 눈 씻고 찾아 봐도

보이지 않는 겁니다.

심지어 목소리 우렁찬 루비라는 세퍼드 마저도...


기왕 친구들을 찾아 나선 김에

우리 개 친구들이 잘 가는

산언덕 고등학교 운동장에 가 봤는데


진순이가 학교 운동장 가

나무 둥지에 매어져 있는 것 아니겠어요?

 

눈을 돌려 보니

진순이를 포함해서 세퍼드 루비,

그리고 동네에서 내가 친하게 지내는 개 친구 여럿이

여기 저기 나무에 매어 있는 거예요.

 

멀리서 수상쩍은 남자가

담배를 피우며

잡아온 우리 친구들을 감시하고 있고...

또 다른 개 도둑 일행중 한 사람은

다리 건너 집 내 친구 순돌이를

끌고 오는 거예요.


그런데 말이죠

개 도둑이 아주 잘 생긴 청년 사람들이란 게

놀라운 거예요.

 

지금까지 

나는 우리 가게에 찾아오는 사람들 중에

험상궂은 사람만 골라 주인께 알리느라

요란스럽게 짖어 댔는데...

 

오늘 보니 도둑은

외모만 보고 판단 할 것 아니더라구요.

특히 개 도둑은...


그들은 우리 친구들을 데리고

뒷산 쪽으로 해서

자연스러움을 가장하려

휘파람까지 불어 가며

유유이 사라져 가는 겁니다

 

제일 저항 하리라 믿었던 루비는

무슨 먹이로 도둑들이 꼬셨는지

꼬리까지 흔들어 대가며

도둑놈들 앞장을 서 걸어가던 걸요.


나는 재빨리

진순이만 구한 채

황망한 마음으로

집으로 와서

주인아저씨 옷자락을 물고 끌어

뒷산을 향해 �아 갔는데...


도대체 그들이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지

보이지 않아요.


복날에 겨우 목숨 부지한 진순이와 함께

나는

종일 슬픔에 젖었답니다.


개만도 못한

개 도둑놈들이라고 되 뇌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