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직원 권유로 노년에 대비해서
주식엔 전혀 무식한 내가
증권 투자용 적금을 매달
한 곳은 30만원,
또 한 곳은 20만원씩
월급에서 매달 자동이체케 했다.
코스피 지수 2.000일 때는
두 군데 합해서 700여만원 투자에
천만원이 넘는 금액이 되어
내심 흐뭇한 마음으로 살았다.
그런데 요즘 주가가 완전 폭락이라서
은행 들린 김에
남은 금액이 얼마인가를 묻고 싶어도
실망하지 않으려고
담당 직원에게 물어 보지도 않는다.
며칠 전 돈 찾을 일 있어서
은행에 들려
담당 직원 창구 앞을 지나게 되었다.
그는 내가 묻지도 않는 말을
위로 삼아 던진다.
"적금식 투자는 오랜 기간 두고
봐야 한다"며 너무 실망하지 말란다.
한번에 몇 천만, 몇 억원씩 투자한 사람이
멍드는 것이니 그나마 다행인 줄 알란다.
ㅎㅎㅎ 그 은행 직원 말에 세뇌되어 그런지
"돈 없어 한번에 몇천, 몇 억 투자 않은 내가
얼마나 행복 한지 모른다"고 되뇌이며
나는 하루에도 여러번씩 히죽히죽 웃는다.
행여 이런 나를 보며 직장 동료들이
"요즘 저 사람, 더운 날씨 탓에
맛이 간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귓속말 주고 받지 않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