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음 많던 처녀 시절
용기 내어 그네를 타던 기억이
오늘따라 왜 이리 생생한지
모르겠구나
체중 중심을 앞으로 실어
힘껏 차오르다 보면
나는 어느새
창공을 비상하는
한 마리 새가 되곤 했지 뭐냐
어젯밤 꿈속에서
네 아버지가 보이더라
지친 몸 그네 위에
잠시 쉬고 있는
내게 살며시 다가와
깃털 보다 더 가벼워진
내 육신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한참을 바라보더니만
뒤에서 밀어 줄 터이니
마음껏 하늘을 날아 보라하시더라
그네를 타고
이승과 저승 사이를 넘나드는
이 어미의 참담한 기분을
넌 이해할 수 있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