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숲에서
김 영 관
플라타너스 숲길
낙엽이 휩쓸고 가는 소리가
내 가슴에 수북한 추억의
마른 살갗을 긋고 갑니다
가슴 한켠에 묻힌 채 채색되지 않고
여전히 푸르게 살아있는 그대,
우리 이마 물들이던
플라타너스 푸른 그늘이
내 가슴에 고엽으로 내려 쌓이면
우리의 추억도 함께 퇴화 되리라 믿었습니다
힘겨운 인내를 말려 낙엽으로 내려놓은
어깨 가쁜한 플라타너스 숲길을 걸으면
젊은 날의 추억들이 마른 잎의 어깨를 열고
푸드덕푸드덕 일어 섭니다
추억의 아픈 살갗이 쓰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