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지친 몸 잠시 쉬려고 눈을 감으면
내게 다가와 손을 내미는 다정한 친구 하나,
그 이름은 휘파람...그가 내미는 손을 잡고
대문을 따라 나서면 어느덧 마음은 고향 풀
밭을 뛰논다.
바람에 흔들리는 앞산 상수리 나무 가지 위에
엉거주춤 매달린 어린 내가 있고... 개울가에서
맑기 그지없는 냇물 속을 유영하는 물고기떼를
넋 나간 듯 바라보는 동심의 내가 있다. 친구들
과 팽나무 가지 위를 다람쥐 되어 날렵하게 오르
내리는 나를 걱정스런 눈초리로 쳐다보는 순이...
첫사랑 여인 순이의 볼록한 가슴팍을 내려
다 보며 나는 얼굴 붉힌다.
휘파람은 이제 고향과 작별할 시간이 되었다며
내 손목을 붙잡아 끈다.. 따라오기 싫어하는 나를
억지로 제자리로 데려다 놓은 그는 다음에도 부르
면 언제든지 따라 나설 준비하라며 작별의 손을 흔든다.
삶에 지친 듯 싶으면 어김없이 나를 찾아와 손
내미는 내 어린 시절 고향에서 부르는 소리....
휘파람 소리...내겐 그런 친구 하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