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있는 레스또랑에
마주 앉은 그녀는
겨울 바다를 좋아 하느냐고 내게 물었답니다
추운데 겨울 바다를 좋아하는 미친 놈도 다 있느냐며
난 의아스럽다는 눈빛을 그녀에게 보냈어요
그러자 그녀는
여인 때문에 울어 본 적이 있느냐고
묻지 않겠어요
태어나서 이 날 까지 눈물 한방울 흘려 본 적 없는 내가
여자 때문에 울다니 말이나 되느냐고
자랑스럽게 대답해 주었어요
다음에 여인은 내게
시와 음악을 좋아 하느냐고 물어서
돈 안되는 시는 무엇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 하는지 모르겠다며
노래는 송대관의 <차표 한 장>을 잘 부른다고 했더니
그녀가 내게 따뜻한 엽차를 한 잔 권한 다음에
계산서를 손에 들고 그 노래를 한번 불러 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녀가 시키는대로
눈을 지그시 감고
계산서를 높이 쳐든 채
"차표 한 장 손에 들고" 가락을 구성지게
불러대다가
내 노래 솜씨가 어떤지
자랑스럽게 물어 보려는데
어느새 그녀는 그곳을 빠져 나가버렸더라구요
그래서 오늘 또 딱지를 맞았어요
도대체 왜 내가 여인네들에게
맨 날 딱지나 맞고 다니는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