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문학에 너무 빠지더니 알아 듣기 어려운 이야기만을 한다면서 정신과에 가서 검진을 한번 받아 보래요. 그래서 나는 내가 정상인이라는 걸 증명 해보이기 위해서 친한 친구 몇사람과 함께 당당하게 정신과 병원을 찾아 갔답니다. 정신과 의사 앞에 앉은 나는 우리 역할 바꾸기 놀이 한번 해보자고 했더니 미친 놈임을 금방 증명 해 보일 자신이 섰던지 그가 내 친구들에게 눈을 깜박 해보이며 내게 가운을 벗어주며 자기 자리에 앉으라고 하더군요. 내 증세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곧바로 알아 낼 수 있다는 판단을 한 모양이지요? 그래서 모른 척하고 그가 내준 자리에 앉아서 내가 의사가 되고 그가 내 자리에 앉아 환자가 된 겁니다.
그래서 내가 다짜고짜 <뻐꾸기 둥지 위를 날아간 새>이란 작품이 있는데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뭐냐고 그에게 물었어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그에게 다음에는 <우편 배달부는 두번 벨을 울린다>는 영화가 있는데 왜 "우편 배달부"가 "두번" 벨을 울리는지 그 이유를 말해 보라고 했더니 자기 노트에 " 중증 환자임. 격리가 필요한 사람. 장기치료가 요구됨"이라고 적고 있는게 아니겠어요? 아 글쎄 "뻐꾸기 둥지"는 미국에서 "정신 병원"을 의미하는 거라는 것 쯤은 문학하는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는데 정신과 의사가 그걸 모르면서 문학 하는 사람 정신 감정을 한다니 말이나 되겠어요? 또 "우편 배달부"는 "바람둥이"를 의미 한다는 것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데 정상인인 나보고 매우 비정상적이라느니, 격리가 필요하다느니, 장기 치료가 요구되는 사람이라느니 한다면 문학 하는 우리 모두가 내 친구들이나 정신과 의사들에겐 정신 이상자로 보이는 게 아닌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