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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불어 좋은 날

김영관 2005. 9. 8. 07:30

 

 

 내 어린 시절 도시에 가서 "신속 배달"이라는 중국 음식 먹어 봤다며 자랑하시던 선배님, 어제는 고향 선후배들 모인 자리에서 "우리 집 서방님은 명태 잡이를 갔는데/ 바람아 불어라/ 석달 열흘만 불어라"라는 노랫말을 통해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네 여성들에게는 예전부터 제비 한 마리 기르고 싶어하는 내면적 욕구가 깊게 자리잡고 있었다며 목청을 돋구어 울분을 토로하시는 걸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존경하옵는 선배님께서 생각하는 불륜을 조장하는 노랫말이 아니랍니다. 원래 명태잡이는 바람과 상관 관계가 많았답니다. 다시 말해 바람이 불어야 명태를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그 노랫말은 바다에 나간 남정네들의 무사 귀환과 더불어 육지로 돌아올 때는, 배 가득 명태를 잡아 오라는... 그러기 위해서는 바람 많이 불게 해 달라"는 우리 여인네들의 간절한 기원이 들어 있는 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