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수줍은 미소를 지어 보이는....

김영관 2005. 10. 5. 10:42
 어제 오후 내 집으로 편지 한 통이 날아왔는데요. 봉투 안에 들어 있는 통보서 내용이 나를 잠시 혼란스럽게 하는 거 있죠?
 그게 어디서 보내 온 거냐 하면요. 건강보험 공단인가 하는 곳인데.. 건강보험료 잘 내서 내게 특별히 혜택을 주는 거라며 다섯 종류의 암 검진 가운데 어느 하나를 선택해서 병원에 가서 검진 받아 보라는 겁니다. 내게 주어진 그 무료 검진 가운데 유방암 검진도 들어 있더라니까요.
 물론 유방암이라는 것이 여성만의 전유가 아닌, 남자에게도 얼마든지 발병 가능할 테니 내게 친절하게 유방암 검진 혜택까지 주는구나 생각하면서도 그래도 그게 좀 이상한 것 같아서요.
 건강 보험 공단에서 나를 여성으로 착오를 했거나, 아니면 남자이면서도 내가 평소 매달 일정 기간 동안 아랫배가 슬슬 아파 오고, 허리가 무질근해지며, 신경이 아주 예민한 증상이 있는 걸 어떻게 알았거나... 하여튼 내가 태어난 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제 용도로 사용되어 본 적이 없는 내 젖꼭지도, 유방일 수 있겠구나 하는 사실을 오늘 처음 깨닫게 된 나는, 괜시리 웃음만 실실 나오는데... 그런 내가 보기 재미 있어서 인지 내 유방이 수줍은 미소를 지어 보이더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