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존경하옵는 문인 여러분들을 모시고 보잘 것 없이 살아온 내 인생담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갖게 되어 얼마나 영광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술좌석에서 자주 하는 이야기 중에 하나는 인생은 잠시 잠깐 이 세상에 왔다
가는, 어찌 보면 부평초 같은 신세. 가진 것 별로 없더라도 마음 느긋하게 먹고 한 세상 살아 가라는 겁니다. 사람이 어떻게 이 세상을 살아
가느냐가 중요하고... 그 사람의 인격됨됨이가 참으로 소중한 것이지 돈 좀 가진 게 뭐 그리 대단한 거냐
이겁니다.
잠깐요...급한 전화가 걸려 온 모양이니 ...내 아내한테서 걸려 온
전화로군요.
여보세요, 당신? 뭐라구? 우리 아파트 전세
사는 사람이 집세를 그렇게나 많이는 올려 줄 수 없다고 하더란 말이지? 올린 집세를 못 내겠으면 집을 당장 비우든지 아니면 그 차액을 월세로
내라고 이야기 해 봐요. 그래도 안 되겠다면 쌀쌀한 가을날 거리에 내몰려 집 없는 인생이 얼마나 부평초 같은 신세인가 쓴맛을 볼 거냐며 겁을
팍팍 줘 봐요.
존경하옵는 문인 여러분, 아까 내가 어디까지 이야기하다 말았나요? 맞아요. 가진 것 별로
없더라도 느긋한 마음으로 인생을 살다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