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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근신 중입니다

김영관 2005. 11. 3. 09:23


건강 증진을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
조깅을 시작 했습니다

아파트 7층 내 집 문 밖을 나서서 
계단 통로를 타고 6층으로,
6층에서 다시 7층으로,7층에서 8층으로 올라 갔다가,
8층에서 다시 7층으로 내려 와 내 집 문 앞에서
잠깐 호흡을 가다듬고 6층으로, 6층에서 5층으로,
5층에서 다시 오르기를 시작해서 6층으로, 
6층에서 7층으로, 7층에서 8층으로,
8층에서 9층으로, 9층에서 다시 내려 오기를 시작해서
8층으로 , 8층에서 7층으로,
7층에서 6층으로, 6층에서 5층으로, 
4층은 없으니 건너 뛰어서 3층으로. 
3층에서 잠깐 호흡을 가다듬은 다음 다시 오르기를 시작해서
4층은 없으니 건너 뛰어 5층으로,
5층에서 6층으로, 7층 내 집 문 앞에서 
문단속은 잘하고 나왔는지 확인을 한번하고
8층으로. 8층에서 9층으로,
9층에서 8층으로 다시 내려 오기를 시작하여, 
8층에서 7층으로, 7층에서 6층으로, 
6층에서 5층으로, 4층은 없으니 건너 뛰어 3층으로,
3층에서 2층으로, 2층에서 잠깐 숨을 고른 뒤,
다시 오르기를 시작하여 2층에서 3층으로, 
4층은 없으니 건너 뛰어 5층으로,
5층에서 6층으로, 6층에서 7층으로, 
7층 내 집 문 앞에서 다시 호흡 조절을 한 뒤에,
7층에서 8층으로, 8층에서 9층으로,
9층에서 10층으로,  10충에서 다시 내려 오기를 시작하여
9층으로, 9층에서 8층으로, 8층에서 7층으로, 
7층 내 집 문 앞에서 조금 길게 멈추어 서서 호흡을 가다듬고,
7층에서 6층으로, 6층에서 5층으로,
4층은 없으니 건너 뛰어 3층으로,
3층에서 2층으로, 2층에서 잠시 멈추어
내가 계속 뛰어도 되는지 내 팔다리를 점검 해 본 뒤,
다시 오르기를 시작하여 2층에서 3층으로, 
4층은 없으니 건너 뛰어 5층으로,
5층에서 6층으로, 6층에서 7층으로, 
7층 내 집 문 앞에서 다시 멈추어 호흡 고르기를 한 다음,
7층에서 8층으로, 8층에서 9층으로,
9층에서 10층으로, 10층에서 11층으로,
11층에서 앞으로 얼마를 더 뛰어야 할지를 셈해 본 다음에,
다시 내려 오기를 시작하여
11층에서 10층으로, 10층에서 9층으로,
9층에서 8층으로, 8층에서 7층으로,
7층 내 집 문 앞에서 내 집 식구들이 아직도 자고 있는지
잠시 귀를 귀우려 확인해 본 다음,
7층에서 6층으로, 6층에서 5층으로,
5층에서 미리부터 4층은 없다는 계산을 하고
3층으로, 3층에서 2층으로, 2층에서 1층으로.

오늘은 첫날 치고는 운동이 과했다 싶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 내 집으로 들어와 
아침 식사 후에 직장으로 출근을 했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같은 계단 통로 주민들이 몰려와 
또라이와는 한 아파트에 살 수 없다며
나를 정신 병원으로 보내야 한다고 난리들 입니다
정중하게 아파트 주민들에게 사과를 하고
지금 조용히 집에서 근신 중에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모릅니다 
그것은 내가 살아 숨쉬고 있음을 확인하기 위한 
내 처절한 몸짓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