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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눈길 머무는 곳에

김영관 2005. 12. 6. 10:19

  선배님, 밖엔 지금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답니다. 사시사철 여름이어서 

눈 내리는 정경 한번 못 보는 사람들을 생각해서라도 어서 밖으로 나가 보세요. 

나는 방금 밖에 나가 눈을 아주 조심스럽게 삽으로 퍼서 가마니 속에 가득 담

아 집으로 가져왔답니다. 
   그걸 뭐 하러 담아 왔느냐고 물으셨나요? 내게도 다 생각이 있어서 그런 답니

다. 앞으로 여러 군데 눈도장 받으러 다녀야 할 것 같거든요. 그런데 세상 살아

오면서 배운 건데요, 사람이란게 화장실 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각각 다르

더라니까요. 그래서 이번에 뭔가를 확실하게 해두기 위해서 인사 다니는 곳마다 

준비해 가지고 간 눈으로 내 얼굴에다 도장을 찍어 달라고 부탁 하려구요. 뭐든지 

분명하게 해두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