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내 딸아! 오늘은 네 엄마와 내가 어떻게 만나 서로 사랑하고 결혼하게 되었는지가 궁금하다는 말이지?
그 이야기를 자세하게 들려주자면 밤을 세워도 부족하단다. 그래서 내가 네 엄마와 만나게 된 경위를 간략하게 이야기할테니 나머지는 순발력 있는 네 머리를 잘 굴려 상상해주기 바란다.
그러니까 네 어머니가 스물 다섯 살이던 시절, 첫 선을 보는 상대라며 나와 마주 앉게 되었더란다. 그 자리에서의 네 엄마는 자신이 마치 어느 나라 공주인양 들뜬 채 내가 왕자가 아님을 매우 실망하는 눈치를 보이더구나. 스물 다섯 해에 첫선을 본다는 네 엄마는 첫 만남으로 평생을 같이 할 반려자를 택하는 게 너무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더니 나 이후로도 여러 남자들과 선을 보았다더구나. 네 엄마 자존심 때문에 내게 직접 그런 말을 한 적은 없었지만, 네 이모한테 비밀이라며 들려준 바로는... 흐흐흐 서른 번도 넘게 공주님께서는 왕자를 찾아 나선 모양이더라.
서른 한 번째 맛선 장에서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되었지 뭐냐. 그 날은 약간 지친, 그래서 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한창의 젊음도 약간 지난 여인네가 기가 팍 죽어 내 앞에 앉아 고개 숙이고 앉아 있더란 말이다. 순간 이 가련한 여인을 구해줄 남자는 나뿐이라는 이상 야릇한 기사도 정신이 발동하기 시작하더구나. 그 날 바로 나는 네 엄마에게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천생 연분이라며.. 우리 만남은 우연히 아니야 라는 대중 가요 가사를 나도 모르게 내 입으로 중얼거리고 말았단다. 그 날 네 엄마는 백마 탄 왕자는 환상에서나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노새 탄, 그리고 이마가 악간 벗겨진, 게다가 배가 약간 불뚝한, 나를 만난 것을 그나마 라도 고마워 하는 눈치더구나.
그 후 우리는 결혼하여 어울리는 까마귀 한 쌍으로 지금까지 행복하게 살면서 너를 낳아 이만큼 건강하게 키워온 것 아니냐? 정말이지 네 엄마는 나 아니었으면 지금까지 혼자 살든지 아니면 나보다 훨씬 못한 그 어떤 남자를 만나서...
그런데 아이야, 방금 뭐라고 했니? 지금까지의 내 말이 네 엄마 이야기와는 전혀 다르다고 했니? 네 엄마가 가련한 나를 구해 오늘 이만큼의 나를 만들어 놨다고 말하더란 말이지? 아직 철모르는 아이인 너한테까지 네 엄마가 무슨 그런 쓸데없는 소리를...
그 이야기를 자세하게 들려주자면 밤을 세워도 부족하단다. 그래서 내가 네 엄마와 만나게 된 경위를 간략하게 이야기할테니 나머지는 순발력 있는 네 머리를 잘 굴려 상상해주기 바란다.
그러니까 네 어머니가 스물 다섯 살이던 시절, 첫 선을 보는 상대라며 나와 마주 앉게 되었더란다. 그 자리에서의 네 엄마는 자신이 마치 어느 나라 공주인양 들뜬 채 내가 왕자가 아님을 매우 실망하는 눈치를 보이더구나. 스물 다섯 해에 첫선을 본다는 네 엄마는 첫 만남으로 평생을 같이 할 반려자를 택하는 게 너무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더니 나 이후로도 여러 남자들과 선을 보았다더구나. 네 엄마 자존심 때문에 내게 직접 그런 말을 한 적은 없었지만, 네 이모한테 비밀이라며 들려준 바로는... 흐흐흐 서른 번도 넘게 공주님께서는 왕자를 찾아 나선 모양이더라.
서른 한 번째 맛선 장에서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되었지 뭐냐. 그 날은 약간 지친, 그래서 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한창의 젊음도 약간 지난 여인네가 기가 팍 죽어 내 앞에 앉아 고개 숙이고 앉아 있더란 말이다. 순간 이 가련한 여인을 구해줄 남자는 나뿐이라는 이상 야릇한 기사도 정신이 발동하기 시작하더구나. 그 날 바로 나는 네 엄마에게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천생 연분이라며.. 우리 만남은 우연히 아니야 라는 대중 가요 가사를 나도 모르게 내 입으로 중얼거리고 말았단다. 그 날 네 엄마는 백마 탄 왕자는 환상에서나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노새 탄, 그리고 이마가 악간 벗겨진, 게다가 배가 약간 불뚝한, 나를 만난 것을 그나마 라도 고마워 하는 눈치더구나.
그 후 우리는 결혼하여 어울리는 까마귀 한 쌍으로 지금까지 행복하게 살면서 너를 낳아 이만큼 건강하게 키워온 것 아니냐? 정말이지 네 엄마는 나 아니었으면 지금까지 혼자 살든지 아니면 나보다 훨씬 못한 그 어떤 남자를 만나서...
그런데 아이야, 방금 뭐라고 했니? 지금까지의 내 말이 네 엄마 이야기와는 전혀 다르다고 했니? 네 엄마가 가련한 나를 구해 오늘 이만큼의 나를 만들어 놨다고 말하더란 말이지? 아직 철모르는 아이인 너한테까지 네 엄마가 무슨 그런 쓸데없는 소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