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내 귀여운 남자

김영관 2005. 12. 16. 09:00

 지금 창 밖으로 눈 내리는 것 보이지? 자기, 우리 처음 만나던 순간을 기억하고 있어? 눈 속에 

놀란 토끼 마냥 고개 쫑긋거리던 자기...얼마나 가련하고 귀엽게 보이던지...이런 남자는 내가 

보호해줘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으니...
 자기와 내가 학원에서 재수하던 시절... 내가 우리 서로 사귀어 보자고 하니  나를 피해 다니던 자기...그래서 학원 복도 으쓱한 곳으로 자기를 불러서 겁 좀 준 건데... 그걸 집에 있는 자기 엄마에게 일러 바쳐 가지고서는.. 그 뒤로 학원에서 내가 고약한 여자 깡패로 낙인 찍히면서 까지도... 자기를 기어코 내 사람으로 만들어 남들이 부러워하는 가정 일구어 놓은 걸 보면... 
 어유 귀여운 당신.. 이렇게 바람 불고 눈보라 치는 날이면... 내 호주머니에 자기를 넣어 가지고 다니고 싶다구...북풍에 행여 날아가 버릴까 걱정되어 내 넓은 가슴으로 막아 주고 싶기만 한 당신...